저는 경상도 토박이 입니다. 이 글은 제가 자대배치를 받은 시점의 이야기 입니다.
자대 배치 이후 6개월 고참 중 전라도 광주출신의 고참이 있었는데 제가 경상도 출신임을 알고 찍어서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군대가기 전 경상도에서만 쭉~ 살아왔고 전라도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었고 약간 과장하자면 제머리 속에 '전라도'라는 단어 조차 없었습니다.
근데 군대를 가서 경상도 사람이라는 이유로 자꾸 괴롭힘을 당하니까 슬슬 전라도에 대한 반감이 생기더군요...(괴롭히는게 진지하게 하는 것도 아닌게 ㅈ같은 일 시키는.... 화내기엔 약하고 당하다 보면 빡치는 그런...ㅠ)
계속 당하다가 '이정도 친해졌으면 괜찮겠지?'싶어서 그 고참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그렇게 경상도 사람들을 싫어하시는지 여쭤봐도 괜찮은지 궁금하지 말입니다" (말투 왜이랬을까요... 그냥 "왜그렇게 경상도 사람들을 싫어하십니까" 하면되는데;;)
어쨌든, 그러자 그 고참이 웃으며 "그러게나 말입니다........"
????? 잠시 멘붕을 겪고있는데 씨익 웃더니 깊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 10분가량을 쉬지않고 가족사에 대해 얘기 했습니다.
친척분들... 민주화운동때 다치시고 돌아가시고 한분이 많더군요... 매년 5월마다 살아계신 친척 어른들이 같이 모여 제사를 지내시며 한탄과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며 어릴 적 부터 자신도 모르게 가슴속에 응어리가 졌다고...
얘기를 다 듣고나니 이해가 됐습니다. 전라도 사람들이 왜그리 경상도 사람들 못잡아먹어서 안달인지..
그리고 그 고참에게 지금까지 그런 것 생각도 못해봤다고... 제가 한것은 아니지만 제가 대신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고참이 니가 무슨 잘못이 있냐고.. 지금까지 그런 응어리진 마음 반, 제 반응이 재밌다는 이유 반으로 괴롭혔는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음? 말이 좀 이상한데;;)하고 훈훈하게 근무를 끝내고 그 후로는 그 고참이 저를 괴롭히는 횟수가 부쩍 줄어들기는 개뿔 이제 자기가 왜 그러는지 이해한다고 했으니 그냥 당하고 살라며 더 괴롭힘 아오 개갞기. 그래서 전역하는순간부터 연락안함. 그래도 전라도 사람을 싫어하는건 아니고 그 개갞기만 싫음.
마무리는 어이없으므로 음슴체로 마무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