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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에 민원 넣는구나 02 (베오베의 동명의 글 보고 떠오른)
게시물ID : humordata_11441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이클스캇
추천 : 4
조회수 : 93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8/10 16:13:55







예전에 20살 중반 어느 때즈음
나와 사귀던 여자아이의 집이
시내와는 조금 떨어진 동네라서
버스 정류장 에서 집까지 가는길이
아주 멀진 않았지만
밤에는 확실히 무섭고 위험했기 때문에
매번 내가 걱정을 안고 살았었다

그 아이는 괜찮다며
자기는 '외모가 무기다'라며 농담했지만
내 눈엔 언제나 예뻣던 그 아이를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그녀 몰래
매주마다 도청과 시청에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인터넷 민원을 넣었고
어떤 때는 직접 그지역 동사무소를 찾아갔다

민원창구의 직원은 확실히 날 귀찮아 했고 

때때로는 짜증섞인 화도 냈지만


결국 내 노력은 이루어졌고
그 아이의 귀가길에 밝은 가로등길이 만들어 졌다
CCTV까지 설치 되어, 나는 감사하다고 도지사와 시장에게 편지를 썻으며
도지사가 직접 편지를 내게 보내주기도 하였다

아쉬운것이 있다면
가로등이 세워지기 20일 전에 이미
그 아이와 난 헤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뭔가를 바라고 한건 아니지만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을 못본건 참 아쉽다
물론, 그아이는 웃으며 좋아했겠지ㅋ

오늘 그 거리에 세워진것과
동일한 모양의 가로등을 보고
문득 생각 났다

잘살고 있겠지, 그 때 그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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