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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꺾인 시점에서 돌아본 내 인생 (배설글)
게시물ID : humorbest_3330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ohem
추천 : 151
조회수 : 7268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2/18 17:52: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2/18 12:47:50
내가 고게에 오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몸도 힘들고 미래도 안 보이고 하여튼 우울한 날에 남들 고민 보면서 난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다는 걸 느껴서인데, 나만 그러는 게 이기적인 거 같아서 너님들도 내 스토리 읽고 세상 아직 살만하다는 걸 느끼고 가기 바람. 1. 내 동생 자폐아임. 2. 그거 고쳐보겠다고 어머니가 미신에 빠짐. 점쟁이한테 넘어가 대순진리교 믿음. 3. 그때가 나 아홉살 때, 나랑 내 동생 교육보험에 아버지 생명보험 등 한 달에 보험비만 100만원이 넘게 나갔었는데, 이거 다 깨먹고 3천만원 정도 있던 통장 들고 아예 대순진리교로 ㅌㅌ 4. 아버지가 어머니 패고 울고 별 지랄 다 해봤는데 정신 못 차려서 강제 이혼. 5. 아버지 폐인 직전까지 가서 사라짐. 6. 동생은 전라도 어느 복지원에 맡겨지고 나는 친척집 세 곳을 왔다갔다 하며 지냄. 이 기간동안 눈칫밥 먹고 서러움 받은 거 많은데 너무 기니까 안 쓰겠음. 7. 3년 후에 아버지 돌아옴. 그 때 우리에게 있었던 돈이 화장실도 안 딸린 단칸방 보증금 300만원. 8. 중학교, 고등학교 학비 지원받음.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악바리 정신으로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데, 그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님. 그냥 말썽만 안 피우고 살았음. 9. 아버지 10년동안 한 달 벌어 한 달 생활. 당시 출근할 지하철 비가 없어서, 내가 아침 여섯시 반에 친척집에 가서 준비물 사야되는데 아버지가 출근했다고 거짓말 해서 돈 받아다 준 적도 있음. 10. 고등학교 내신으로 전문대 입학, 장학금 두어번 받아보고 졸업. 11. 취직, 연봉 2200. 그 수명 짧다는 IT. 12. 현재 재산, 월세방 보증금 1000만원. 학자금 대출금 값는 중. 13. 아버지 연세 올해 57. 몇 년 있으면 일 못함. 모아둔 돈 제로. 국민연금 안 냄. 보험 없음. 한마디로 내가 물려받을 건 아무것도 없음. 14. 나 지금 20대 중반. 앞으로 집에서 노는 아버지와 자폐아 동생을 평생 챙겨야 함. 금전적으로 도와줄 친인척은 없음. 15. 연애고, 결혼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생각 안 남. 16. 근데 지금 가장 소망하는 건, 돈이나 결혼 같은 게 아니라 현실도피임. 17. 4인 가족 중에 왜 나만 현실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지 모르겠음. 동생 - 자폐아, 어머니 - 사이비 종교, 아버지는 좀 애매한데 당신 벌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모아놔야 말년에 용돈이라도 쓸 수 있지 않겠냐(나 달라는 게 아니라) 했더니, 그냥 이렇게 한 달 벌어서 쓸 거 쓰고 놀러다니는 게 좋다고 함. 너는 너 알아서 하라고 해서 살짝 충격 먹음. 18. 어머니는 가끔 전화해서 돈 좀 달라고 하고, 아버지는 그냥 본인 하고 싶은 거 술, 담배, 여자(업소) 돌아가면서 살고 있음. 한 달에 300만원 가까이 벌어서 남는 돈 제로임, 레알. 19. 아, 다른 소망 생각남. 동생이랑 딱 한 번만 대화를 해보고 싶음. 두개골을 뒤집어 까서 그놈의 머리 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어있는 지 궁금해 죽겠음. 20. 무엇보다도 그동안 겪어온 일들보다 앞으로 약 4~50년 동안 겪을 일이 더 고통스러울 거라는 것. 물론, 제일 큰 어려움은 돈이겠지. 집도 없고 뭣도 없는데 내가 혼자 버는 걸로 감당이 될까 싶어서. 여기까지임.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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