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식사때 내옆에 앉은 한 훈련병이 " 와우.......오늘은 독새기가 나왔네...."
하길래 난 내가 알지못하는 새로운 음식이 나온줄 알고 내 식기를 들여다 본적도
있었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제주도에선 달걀을 독새기라고 한다는것이었다.
닭새끼가 변형된 말이라나? 6도(8도가 아님-_-;)에서 모두 모인 청년들이 같이
생활하는곳이라 이런 아기자기한 재미도 많았다.
<32> 헌혈하는 군인들.
하루는 내무반에서 총을 닦고 있는데 하사가 " 헌혈집합 " 하고 외친다.
훈련병들이 안 그래도 힘이없어 다 죽어가는 판에 미쳤다고 피까지 뽑겠냐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훈련병들은 모두 밖으로 재빨리 튀어 나갔다.
헌혈은 군인들의 변함없는 희망사항중 2가지나 실현시켜주는 매개체였기 때문이다.
그 두가지란, 여자구경(간호사)을 할수있다는것이고, 군것질(헌혈뒤에 주는 과자)을
할수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두가지에 비하면 피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이미 헌혈한 다른중대 녀석들이 모여서, 배당받은 에이스크랙카를 먹고 있었다.
' 우왓.....킁킁..저 냄새...흐흐흐...맛있겠당..'
내 차례가 되어서 헌혈차 안으로 들어갔다.
사제에서 RCY(맞나?)나 띠를 두른 아줌마들에게 붙잡혀 도살장에 소 들어가듯
들어갔었던 헌혈차와는 분위기부터가 틀렸다.
이쁜간호사들이 3명씩이나 앉아있었다. 간호사들이 여자구경에 굶주린 우리들의
심리를 잘 알고서 일부러 더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피검사를 했다. " O형이네요..."
' 아이구......저 목소리... 마치 은구슬이 흐르는 듯한.........'
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헌혈차 안이 바로 천국이었구나........
다음은 혈압검사!
뭔가를 팔뚝에 칭칭감고는 바람을 푹푹푹 집어넣어보던 간호사가 말했다.
" 어머.....많이 피곤하신가봐요. 헌혈은 다음기회에 하도록 하세요 "
" 아.....그래요? . 알겠습.......... 이잉? "
나는 청천벽력같은 간호사의 말을 믿을수가 없었다.
할수없이 울상을 지으며 용기를 내서 간호사에게 물어보았다.
" 저..............헌혈 안하면 에이스크랙카도 안 주나요? "
이런 유치한 질문은 군인이 아니면 결코 할수 없으리라....-_-;;
질문을 듣고 간호사가 쌩긋쌩긋 웃는다.
" 호호........그렇죠 뭐......" 실망하여 할수없이 차를 나왔다.
모두들 화단옆에 앉아서 에이스크래카 파티를 벌리고 있었다.
난 에이스가 없는데 그곳에 끼어들려니 구걸하는 듯 해서 할수없이 따로 혼자
앉아서 그들이 에이스를 다 먹을때까지 구경만 했다.
퓨 줄리 : 그냥 서로 같이 나누어 먹으면 안되니? 리앨 : 잉? 너 누구야? 줄리 : 여러분 안녕하세요..^_^ 사사건건 트집잡는 옴부즈우먼 줄리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등장해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리앨 : -_-;; 줄리 : 자....대답해봐.. 과자를 같이 나누어 먹으면 되지 뭐. 리앨 : 과자를 나누어 먹는다? 크후후.....그런게 어딨니? 피와 맞바꾼 과자를 걔들이 주려고 하겠냐? 실제로 훈련병들이 가장 많이 싸우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먹는 것 때문이지. 사제에서 남자들이 과자땜시 싸우면 모두들 덜떨어진 녀석으로 보겠지만 군에선 정말 절실한 문제거든..... 물론 나도 딸기잼 하나땜에 해병 3명과 싸운적이 한번 있었어.^^; 그 얘긴 차차 나올테구... 암튼 너도 애인이 군대에 있으면 초코파이 몇상자나 자유시간 40개정도를 포장하여 소포로 보내봐라. 단번에 니 애인은 내무반에서 스타가 될꺼다.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