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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시집1] 6.주머니 안의 슬픔 - 『누유된 침묵』
게시물ID : readers_333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래된다리
추천 : 2
조회수 : 3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3/02 00: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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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주머니 안의 슬픔」 - 이광재


어떤 죽음은 슬프고
어떤 죽음은 슬프지 않고
또 어떤 죽음은 반나절짜리인데
또 어떤 죽음은 한 달짜리다

죽음에도 값이 있어서
죽음에도 값을 매겨서
산 자는 가슴도 지갑 속에서 꺼낸다

안다,
슬픔은 추슬러야 하는 것이고
일상은 돌아가야 하는 곳이며
산 자에겐 산 자의 땅이 있다는 것을

그러나 산다는 일은 그저 하루하루를 온전하게 만드는 일일까

죽음은 떠나는 것이고 삶은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이 떠나는 것이고 죽음이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까

한 자리가 문득 허전했다
들고 났기 때문이 아니라
하루가 짧다며
가슴 안쪽 주머니 속에서 가용한 슬픔 몇 장을 꺼내
그 값을 다 치러 버린 탓이었다



(2018년 봄)
출처 https://www.youtube.com/channel/UC2MGl8RAPe_lz2u8QakhG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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