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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빌딩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
게시물ID : sewol_333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모룽마
추천 : 17
조회수 : 658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4/07/27 12:22:28
광화문 교보빌딩 1층 (개방) 화장실은 제 단골입니다. 하지만 경찰들도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죠.

어제 촛불행동 끝내고 습관처럼 이 화장실에 들렀는데, 저와 경찰 둘, 60이 넘어뵈는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60대가 간부로 뵈는 경찰에게 "무슨 일 있나, 왜 이리 경찰이 많아?", 하고 물으니 "세월호 때문에요"라고 무미건조하게 답합니다.

저는 이 말에 대한 60대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꽤 깔끔해 뵈는 노년이었거든요. 하지만 역시나. "미친놈들. 이제 좀 그만하지"..  

이 말에 제가 발끈했습니다. 속에서 무언가 욱하고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야죠. 계속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그 때까지도 들고있던 종이팻말(아래사진)을 들어 60대와 경찰에게 보여줍니다. 전혀 예상치 않은 반격에 둘다 당황하면서 뻘쭘해 했습니다. 그럼 내가 장단 맞춰주거나 고개라도 끄덕일 줄 알았나.

그걸 모면하려고 그랬나요. 60대가 경찰한테  "식사는?" 하면서 화제를 바꾸려고 하더군요. 경찰이 "했어요"라고 대답하고 "이게 뭔 고생이냐"라고 60대가 주고받자, 제가 덧붙였습니다.
 
"고생은 경찰이나 집회하는 사람이나 똑 같이 하죠. 경찰은 밥이나 먹고하지 우리는 밥도 잘 못 먹습니다. 집회시간이 항상 밥 때 거든요..."

경찰이 "드시고 하시지" 하고 중얼거리는데 60대는 또 다른 질문으로 화제를 바꾸려합니다. "경찰이 몇명이나 왔소?" 경찰의 무성의한 답변. "몰라요"......


* 이런 순간을 앞으로 많이 부딪힐텐데 못들은 척 하거나 어물쩍 넘어가기보단, 이런 거일수록 확고한 의지나 단호한 표현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적어봤습니다. 저도 상당히 쑥스럼을 많이 타는데, 무턱대고 쏟아지는 비난에 가만히 있을 순 없죠.

* 경찰도 사실 자기들도 끌려온 몸일 뿐이라는 표정이 역력했구여, 문제는 경찰이라기보다 저 60대처럼 아무것도 모른채 남들이 떠드는대로 지껄여대는 사람들입니다. 자기 주변은 마치 다 동조할 거라는 착각에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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