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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한 모금 우아하게 못 마시는 화염 인간이었다
게시물ID : readers_333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빠아빠손자
추천 : 4
조회수 : 31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3/03 03: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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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같잖이 화딱지 도져 숨 가쁜 입술로
식식 산소 태워가며 누르락붉으락 열 오르고
가연성 타액 튀고 갈리는 이빨 부싯불 만든다
화구 안 장작의 혀가 해로이 재개비 뿜어내
남 살품에 타들어 간 말씨 된 적 숱하다
말로 입힌 화상 자국을 겸연쩍게나마 호 불어주고 싶었다

세상을 향해 흘린 피의 호소력이 단풍잎 하나 물드는 것만 못 하길래
그저 피가 도니 살아 있지만, 혈류보다 뜨겁게 관통하는 한 뿐
불로 된 지네가 기어 감기는 듯한 홧병 팽개쳐 버리려
더 열심히 이 바닥 저 바닥을 뒹굴었으나 꺼지질 않던 노여움
나로부터 연소하는 맨땅 움켜쥔 자세로 피로감의 쇳물 뒤집어쓴 채
마그마처럼 잠재한 각혈 올각거렸다

얼마나 많은 불을 기침해야 시한폭탄 같은 응어리가 식힐지 알 수 없었다
불타는 침대 위 익어버린 내 심신을 내가 식인하듯이 불면증 긴 망상에 잡아먹히고
뇌세포를 편두통에 넣고 끓으면 부글부글 데이게 눈물 넘쳤다
내 속의 달아오르는 혐오와 질투, 의심을 소진 시키고파 멸시에 대한 치욕감을 언제쯤 끌 수 있을까
아무리 잘못됐다더라도 세상을 증오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 없단 걸 알면서 왜 스스로 불타는가
이미 그림자 일부가 된 검은 불길, 용서받지 못할 지옥의 온도 만끽한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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