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사실 전 여지껏 전공선택을 잘 했다고 생각해 왔지만 막상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권태에 빠져들었어요.. 열정이 식었다고 할까? 1학년때의 그 반짝반짝하던 눈빛도 사라지고 의욕도 점점 떨어지더라구요
그러다 얼마 전 학교 도서관에서 전공과 관련된 서적을 보던 중 남미 자료책자를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사실 과제에 도움이 될 자료를 찾느라 그냥 생각없이 페이지를 촤르륵 넘겼을 뿐인데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무게도 꽤 나가는 책을 얼른 도서관에서 대출하고 낑낑거리며 집에 들고와서 몇번을 봤는지 몰라요. 얼마나 벅차던지.. 아 내가 아직 내 전공을 사랑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사실 저희집이 가난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못한 평범한 중산층이고 학비도 학자금대출을 받으며 다니는지라 이미 빚쟁이인 상태예요. 유학은 감히 꿈꿔보지도 않았고, 사실 제 인생에선 별로 필요없는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난생 처음으로 '유학'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가뜩이나 영어도 안좋아하는 제가 갑자기 스페인어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부모님께 죄를 짓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나 우리 집안에서 유학생이 나온다면 그건 제 동생이 되어야만 하거든요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은 저와는 달리 늘 상위권에서 놀았고 특히 외국어 부분에서 탁월한 모습을 쭉 보여왔기 때문에 당연히 부모님 입장에선 저보단 제 동생이 투자가치가 훨씬 높았죠 게다가 직접 말씀하진 않으셨지만 제가 졸업하고나면 동생에 대한 학비를 보태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셨어요ㅎㅎ 물론 여태까지 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왔구요.
전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반드시 할겁니다 학교에 쌓인 빚도 갚고, 적은 돈이라도 꼬박꼬박 집에 보태기도 할거예요 그리고 틈틈이 에스빠뇰을 공부해서 30대 후반이나 40대 초, 어느정도 저에게 투자할 만할 여유가 생기면 남미로 떠나고싶습니다 아마 남미에서 가장 사정이 괜찮은 칠레가 될 것 같아요 거기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살아보고싶어요 이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결혼도 포기할 수 있어요
아직 아무에게도 말 못한 이야기이지만 객관적인 조언을 얻고싶은 마음에 오유에 올리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