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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써보는 군대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333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oopi
추천 : 3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03/30 22:23:47
안녕하세요

요즘들어 오유에 군대 얘기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그러다보니 제 군생활 할때가 많이 생각나네요;

딱히 재밌는건 아니지만; 그냥 한번 써봅니다.

아.. 정확하게 언젠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마 뉴스에서도 잠깐 나왔을겁니다.


어느날 새벽에 갑자기 당직사관이 중대 전체 기상하라더군요 그때 당직이 저희 부소대장이었는데

이분이 특전사에 계시다가 우리부대로 오신분인데 그때 아마 거의 말년에 장기지원 탈락해서

좀 까칠해졌을때였죠;

그때 좀 꼬장도 많이 부리고 했기 땜에 아 또 뭐야 하는 생각으로 일어났죠

제 옆에는 그때 꽤 많이 친했던 행정계원 고참이 자고 있었는데 이 고참 부사수가 와서 깨우더라구요

중대장님한테 연락해야 된다면서..

어라 뭐지? 당직 사관이 꼬장 부리는데 왜 중대장한테 연락을 해? 하고 생각했는데

이 고참이 행정반에 들어갔다 오더니 전투복을 주섬주섬입으면서 야 좆됐다-_-; 라는 겁니다

곧이어 당직사관이 진돗개 발령됐다고 전부다 전투복 입고 군장 싸라고 방송;

와 시바; 뭐야 전쟁난건가-_-; 하는데도 이상하게 몸은 벌떡 일어나서 전투복 입고 군장을 싸게 되더라구요

잠깐 잠이 깨고 상황파악이 좀 되다보니 그때 나름 고참급이라 일이등병 애들 어리버리 깔까봐

걱정스런 마음에 둘러봤는데 기특하게도 막내까지 완벽하게 전투복 입고 군장싸고 잘하고 있더군요


총빼들고 깜깜한 새벽에 중대앞에 모여서 중대장말을 들어보니

같은 군단내 모 사단 섹터에서 철책이 뚫려서 출동해야된다고;; 하필 우리가 맡고 있는 부분은

과거 김신조 일당이 쳐들어왔을때 그 루트랍니다-_-

실탄 챙기고 수류탄 챙기고 출동해서 깜깜한 새벽에 산속에 틀어박혀 있으니 별별 생각이 다들더군요

진짜 전쟁나는건가? 죽으면 어떡하지-_-; 여자친구도 없는데;

뭐 이런거부터 부모님 생각도 나고 친구들도 보고싶고;;

훈련이야 지겹도록 뛰어봤지만 실제로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도 하고

반면에 머리속은 무서운데 반해 몸은 자연스레 훈련받았던 그대로 행동하고 있더군요

사실 짬좀 되고 이러면 훈련때도 설렁설렁하게 되는데 묘하게도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자연스레 fm대로 행동을 하는데 참 웃겼습니다;

자대 전입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막내조차도 어리버리까지도 않고 자기 해야할 일을 다 알아서 하는걸 보니

참 군인은 군인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날이 밝고 계속 긴장감속에 서로 말도 없이 앉아서 앞만 보고 있었는데 상황해제;


뭐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철책이 뚫리긴 했는데 침투의 흔적은 아니라나?? -_-;

저야 뭐 일개병사일 뿐이니 깊은 사정은 알수가 없는 노릇이고 좀 허무하긴 했지만

어쨌든 무사히 살아서 내려간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그제서야 총이고 몸이고 천근만근이 되는게;;

내려와서 바로 집에 전화했는데 밖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거 조차 모르더군요;;

뭐 그렇지만 내 가족 내 친구들을 내 손으로 지켜냈다(?)는 사실이 뿌듯했었지요;; 후후;;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첨 허무하네요;

요즘 군대갖고 참 말들이 많은데 아마 제 군생활 할때와 비슷할거라 생각해보면

다들 억지로 끌려왔다고는 하지만 군생활 하는 동안은 우리나라를 내 손으로 지킨다는

생각을 다들 한번쯤은 할겁니다.

다른거 필요없이 고참이고 막내고 할거 없이 모두 열심히 나라지키고 무사히 전역했으면 하고

또 이런 군인들이 대우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뭐 재미없는 얘기지만; 혹 듣고싶은 분이 계시다면 또 다른 에피소드들을 올려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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