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애니게에 올라왔었지만 혹시 아직 못보신분이 계실까봐 올립니다
눈물주의하세요
나는 하루하루 매일을 살아갔다. 그 매일매일은 늘 무료하고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다. 일어나서 일하러 가고, 일하고, 집에 가고 잘 때까지 돌아다닌다. 가끔씩은 친구들과 놀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My Little Pomy : Friendship is Magic을 보기도 했다. 가끔씩은 뭔가 새롭고 재미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랜 친구를 만나거나 길에서 1달러를 줍거나 떠돌이 개에게 쫓기거나...
다 죽어가는 도시에서 사는 건 재밌거나 흥미롭지도 않았다. 이 도시도 활기와 활력으로 가득찬 때가 있었긴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집이 사업으로 인해 비거나 철거되었다. 몇몇 평지는 전에 경제활동에 도움을 줬던 공장들이 철거되고 황무지로 남겨졌다. 난 그 시절의 도시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사진으로 보긴 했었다. 나의 부모님은 행복하게 살았고 나도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셨다.
슬프게도, 난 그들의 소원을 이뤄 주었다고 말할 수가 없다.
난 계속 반복되는 일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일어나서 일하고 자고의 반복이다. 가끔 행복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매일매일 겪는 고통이 내가 가끔씩 겪는 짧은 순간의 기쁨보다 훨씬 더 컸다. My Little Pony가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건 내 소망만 키워주는 것에 불과했다. 난 그걸 볼 때마다, 아니면 팬사이트에서 포니를 볼 때마다 그 밝은 색과 포니들의 즐거운 표정, 그 세계의 평화로운 경치에 움찔하게 되었다. 그 아름다운 광경을 가까이서 보고만 있는 건 너무 힘들었다. 난 그 따뜻한 빛과 밝고 웃는 얼굴의 포니들을 만지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건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멈출 뿐이었다.
난 즉시 제정신을 차렸다. 내가 컴퓨터를 끄고 걸으러 나갈 때가 된 것이다. 난 많은 일을 했다. 특히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부터였다. 난 산책을 나간다. 슬플 땐, 산책을 나간다. 피곤할 때엔, 산책을 나간다. 걷고 싶은 기분이 들면, 산책을 나간다. 걷기는 그 자체로 나의 제 2의 삶이 되었다. 난 반나절을 밖에서 다 깨진 보도와 낙후된 교외를 걸으며 보냈다.
난 사람들이 오고가는 걸 지켜보았다. 무너지고 타버리고 수많은 그래피티로 원래 색깔마저 알아볼 수 없는 건물들도 봤다. 난 걸으면서 사람들을 거의 지나친 적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때 아름다웠던 도시나, 그들의 집이나 이전의 사업들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난 그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사실 난 그들이 부럽다. 그들은 여기를 그들만의 두 눈으로 본다. 여전히 높고 웅장하게 선 건물과 깔끔하게 깎인 잔디와 포장된 도로, 온전한 보도를...
내가 본 것중 내게 가장 와 닿은 것은 어머니의 그림들이었는데 이 콘크리트 세상의 화려한 풍경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한 때, 발 밑에서 허물어지는 모든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엔 슬프게 보였던 풍경들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그 중 걸장은 주차 창고가 있는 들판이었다. 그 너머로 그녀는 멋진 무지개를 그려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었다. 아마 그래서 내가 포니들 중 레인보우 대쉬를 가장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색깔이나 멋진 소닉 레인붐은 모두 그 그림을 생각나게 했다.
난 나만의 레인보우 대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아니면 좀 더 현실적으로 그런 인형이라던가. 같이 침대에 눕고 싶었다. 나는 오래된 심바 인형을 일시적인 대체물로 삼았다. 내가 인형을 살 만큼 돈을 모을 때까지만 말이다. 그건 어떻게든 도움은 되었다. 그걸 꽉 안고 있으면 상처와 고통과 슬픔이 치료되는 것 같았다.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낡은 신발을 신고 다닌 내 발은 시트 밑에서 떨렸다. 그럴 때마다 난 그 봉제인형을 엄마가 아이를 보호할 때만큼 세게 껴안았다. 그게 내가 진정한 기쁨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내가 원했던 레인보우 대쉬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
오늘도 나는 평소처럼 걸어서 일하러 갔다. 다른 날과 똑같은 하루였다. 같은 사람이 가게에 들어오고 물건을 집어 값을 내고 가방을 들고 나간다. 내 일은 이 몇 시간 뒤에 끝난다. 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난 기분전환을 위해 이번엔 다른 길로 가기로 했다. 내가 평소 걷던 길과는 약간 다른 길이었다. 이곳은 마을 중에서도 최악이었다. 집은 몇 채만 있었고 어느 집도 분주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보기엔 너무나 슬픈 광경이었다. 그렇지만 그게 내가 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고 내가 앞으로 볼 유일한 것이었다.
아니면 그냥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난 뭔가 이상한 걸 보고 멈춰섰다. 보도 중간에 있는 골판지 상자였다. 뭐, 이런 지역에선 늘 쓰레기를 볼 수 있었다. 상자나, 맥도날드 컵이나, 비닐봉지가 거리나 빈 보도에 버려진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골판지 박스가 길 위에 망가지지도 않고 놓여 있는 건 거의 볼 수가 없을 것이었다. 난 이게 내가 가는 길 위에 있어서 발견했던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난 내가 속한 단체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하려 노력했다. 쓰레기를 보면 주웠고 항상 이웃을 도우려 했다. 하지만 그건 지는 싸움이었다. 요즘은 내 이웃들보다 더 도시를 청소하려는 소망을 저버렸다. 지금은 쓰레기를 봐도 그게 바람에 날리든, 그냥 거기서 썩든간에 신경쓰지 않고 지나간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남은 것들이 그냥 할 짓을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대부분 사람이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라고 뭐 다를 게 있겠는가?
난 그 상자에 거의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갔다. 그건 내 주의를 끌 만한 것도 아니었다. 난 계속 걸었고 집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 집에 도착한 나는 게임을 하면서 상자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리려 했다. 하지만 상자 생각이 계속 없어지지 않는 걸로 봐서 나는 별로 운이 없는 듯 했다. 시간이 가고, 난 또다시 산책을 나가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집을 떠나 평소 가던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대체 그 상자가 뭐길래 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거지? 나는 돌아서서 내가 집에 갈 때, 밤에 딱 한 번 갔던 그 길로 가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치솟았고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몇 분 후, 난 그걸 찾아냈다. 그건 아직도 깨진 콘크리트 바닥과 무성히 자란 잡초 위에 외롭게 놓여 있었다. 그건 움직이지도 않았고 특별히 튀지도 않았다. 그저 평범한 갈색 골판지 상자였다. 난 여기 아무 목적도 없이 왔다고 하고 싶진 않아서 상자 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다가서면서, 난 그 안에 뭔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것은 밝고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었고 아주 작았다. 아마 태어난지 몇 달 정도밖에 안 된 래브라도 강아지 정도였을 것이다.
난 상자 앞에 서서 그 화려한 무언가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니까 내가 서 있고 거기에서 상자 안을 보자, 안에 있었던 건 작은... 아니다. 난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른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그게 뭔지 이미 깨닫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거기 내버려 두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 때, 난 그게 숨을 쉬는 걸 보았다. 실제로 그건 자는 것
같았다. 내 손에 땀이 배었고 숨은 가빠졌으며 다시 자세히 보기 위해 눈을 깜박였다
그것은 내가 다시 봐도 같았다. 그 안에 있는 건 자고 있는... 어린.... 레인보우 대쉬였다.
난 무릎을 꿇고 상자 안을 가까이 바라보았다. 난 내가 보고 있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녀석이 여기 있을 수 있는 어떤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니면 다른 괴상한 방법이라거나 그런 방법이 없었다. 어떻게 여기에, 이런 우울하고 어둡고 끔찍한 세계에 이 녀석이 있을 수 있는가. 난 상자를 좀 더 조사했고 옆면에 펜으로 '잘 돌봐 주세요'라고 써진 걸 발견했다.
내게 처음으로 든 생각은 '상자 안에 든 어린 대쉬'가 아니라 '누가 어린 대쉬를 버렸을까?'였다. 내 마음은 궁금증으로 가득 찼다. 이 녀석이 어떻게 여기로 왔지? 왜 여기 있지? 왜 어릴까? 허벅지에 큐티마크도 없는 걸로 봐서 이 녀석은 분명 어린 망아지였다. 나는 다리가 저려 잠시 다리를 펴다가 실수로 상자의 옆면을 툭 건드렸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녀석이 깬 것이다.
녀석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앞발로 얼굴을 문지르고는 스스로 일어나려고 했다. 녀석은 처음엔 상자의 갈색 벽만을 보고 있었지만 이내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크고 검은데다 가장자리가 장밋빛인 두 눈은 내 심장을, 그러니까 말 그대로, 폭발시켰다... 두 번이나. 그 순수한 귀여움은 날 다시 무릎꿇게 만들었고 난 웃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난 몇 년 동안 이렇게 웃어본 적이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 하나만 남은 공원에 놀러간 마지막 때 이후로 말이다.
녀석의 눈동자는 계속 나를 향했고 난 뒤를 바라보았다. 뭘 말해야 할지도,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뭐든 시작해야 했다.
"안녕"
내가 말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 여기서 뭐하는 거야?"
대쉬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나를 보았다. 난 녀석을 더욱 더 관찰할수록 그녀가 정말 어리고 Ep.23 때보다도 어려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아직 말도 못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세계에서도 녀석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어쨌든 이 녀석이 지금 실재한다는 것에 난 혼란스러워 비틀거렸다. 난 다시 녀석에게 주의를 돌렸고, 녀석이 약간 떨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뭐 가을이니까. 게다가 9월 중순이니 엄청 추울 것이다.
난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알지 못했다. 집에 데려가야 하나? 누구한테 전화라도 할까? 누구한테 전화를 하지? 난 은둔형 브로니라 아무도 그 프로에 대한 나의 사랑을 알지 못했다. 난 그녀에게 보금자리를 찾아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완전히 멍청한 생각이었다. 끔찍할 뿐만 아니라 실험실로 끌려가서 실험을 당하거나 아니면 그런 비슷한 끔찍한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 내겐 한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녀석은 찬바람에 한 번 더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앉아서 날개를 접고 따뜻하게 하려는 듯이 발을 모았다. 이게 마지막 희망이겠지. 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난 재킷을 벗어 녀석을 감싸 올렸다. 내가 예상했던 첫 번째 반응이 왔다. 공포였다. 그녀는 내가 뭘 하려는지도 모른 채 꿈틀대기 시작했다. 녀석은 날 수 없었지만 어떻게든 날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듯이 날개를 퍼덕였다. 난 대쉬를 재킷으로 싸고 머리만 나오게 한 다음 내 품에 안았다. 녀석은 계속 꿈틀거렸지만, 내 몸의 온기에 결국 재킷 속으로 들어가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좋아, 더 따뜻한 곳으로 가자, 응?"
난 녀석에게 다시 웃어 보였다. 그녀는 모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려는 듯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걱정하지 마, 해치지 않을게. 늦었잖아. 밖은 추울거야."
난 녀석이 내 말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말을 한 뒤에 녀석의 눈이 평범하게 돌아왔고, 녀석이 다시 내 재킷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녀석은 좀 더 편한 자세를 잡으려고 조금씩 꿈틀거렸다. 난 녀석이 움직일 때마다 발굽과 날개가 날 쿡쿡 찌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녀석이 턱을 내 팔 위에 올려놓고 깊게 숨을 쉬다가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이 때, 내 심장이 세 번째로 폭발했다.
걸어온 길을 돌아오며, 나는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을 조심했다. 다른 사람들이 녀석을 보는 걸 원치 않았다.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평소처럼, 한 사람도 보이질 않았다. 자정이 되어서야 난 집에 도착했다. 다행스럽게도 난 현관의 불을 켜 두었었다.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이 도시는 가로등까지 차단해서 뭐든지 하기 힘들었다. 난 그 망아지를 내려다보았다. 녀석은 내가 데려오는 동안 계속 자고 있었다. 더 이상 떨지도 않고 따뜻해하는 듯 했다.
나는 현관으로 걸어가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열쇠를 꺼내고, 두 개의 걸쇠를 풀고, 마스터락을 풀고 마지막으로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안은 어두웠다. 나갈 때, 불이 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위치를 휙 켜자, 전구 하나가 복도를 밝히고 거실에도 빛을 조금 비춰 주었다. 대부분의 가구들은 부모님 것이었다. 그리고 집도 마찬가지였다. 난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이 집의 소유주가 되었고, 이것들을 그대로 두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여전히 팔에 어린 대쉬를 안은 채로, 나는 거실로 걸어들어왔다. 내 가족의 초상화를 지날 땐 '안녕, 아빠, 엄마'라고 인사를 했다. 나는 그분들이 거기 계시지 않다는 건 알지만 그들이 나를 사랑했고 나 역시 부모님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때문에 난 제정신으로 이 우울한 삶을 계속 살 수 있었다. 난 거실로 들어오면서 팔에서 뭔가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녀석이 일어났다. 아마 내가 불을 켤 때쯤 일어났을 것이다. 지금은 좀 안달하는 것 같았다. 난 뭘 해야 할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녀석을 소파 위에 앉혔다.
그 즉시, 녀석은 재킷 밖으로 뛰어나와 주변에 적응한 듯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난 녀석이 소파를 돌아다니고 커피 테이블로 가는 걸 계속 보고 있었다.
"대체 이 세상에서 넌 뭘 하고 있는거야?"
난 그렇게 크게 말할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났다. 나는 아주 가끔씩만 몇 명의 친구만을 만나 왔기 때문에, 혼자말을 하곤 했다. 음, 엄청 자주 말이다. 난 애완동물도 기르지 않았다. 그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고, 또 지금 겪는 이런 일 때문이기도 했다.
내 질문에 대한 유일한 대답은 녀석의 멍한 얼굴 뿐이었다. 녀석도 모르겠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난 어린 조랑말이 말조차 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냈다.
"길을 잃었니?"
내 말이 끝나자마자 녀석은 귀를 떨구고 바닥을 쳐다보았다.
"오..."
난 녀석이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자신이 누군지, 내가 누군지 등의 어떤 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녀석은 '길을 잃었다' 수준이 아니었다. 녀석은 이 세상에 맞지 않았다.
"음... 무슨 일이 있을 때까진... 나랑 같이 있자."
난 녀석이 어떻게 고개를 들고 귀를 쫑긋 세우고 나를 걱정스레 보는지 보고 있었다. 내 말이 그렇게 좋게 들리진 않을 터였지만 난 말을 걸 때마다 웃어 주었다.
"걱정 마, 여기 널 데려온 것이 다시 잘 해 놓을 거야. 우린 그냥... 기다리면 돼. 그렇지?"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몰라도 약간 거짓말 같긴 했다. 녀석은 귀를 쫑긋 세우고 웃었다.
다음 몇 시간 동안 난 대쉬에게 '우리집 특급 일주'를 시켜주었다. 뭐 놀라운 볼 만한 것도 없었다. 난 내 침실에 산더미처럼 쌓인 더러운 옷이 그 녀석을 집어삼킬까봐 일부러 침실엔 데려가지 않았다. 그 후, 난 녀석에게 먹을 걸 주었다. 난 작은 당근을 부숴 주었고 녀석에게 이빨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하지만 이 대쉬는 아직 어려서 당근 같은 딱딱한 음식을 먹어도 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 다시, 난 녀석이 만화에서 나왔고 어쨌든 뭐가 '맞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음식에 만족한 녀석은 아버지의 안락의자라는 편한 자리를 찾아냈다. 난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앉는 거랑은 다르니까. 난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는 거기 앉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돌아가셨을 때라도 오죽하겠는가? 그건 아버지의 의자였다.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조랑말에게도 통하는 논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난 그냥 녀석이 편한 곳에 앉게 두었다. 난 우리 집 온도를 보고 녀석에게 작은 담요를 덮어 주었다. 바깥처럼 춥진 않지만 난로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부터 뭔가 문제가 있었다. 뭐, 고칠 방법이야 있었겠지만 그건 이미 나의 아버지와 함께 죽어 버렸으니.
난 그래도 잠을 좀 잤어야 했다. 난 솔직히 이런 멋진 일에 잠이 확 깰 걸로 예상했지만 여러 시간의 노동에 대쉬를 돌봐 주느라 계속 깨어 있어 몸이 말이 아니었다. 내가 깨기 전에 얼마나 오래 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눈을 감았을 때, 내 곁에 뭔가 느껴졌다. 내가 봤을 때, 그건 작은 청색 조랑말이었다. 녀석의 무지개 빛 갈기와 꼬리였다. 녀석의 머리는 내 팔꿈치 위에 놓여 있었다.
난 이 표현이 식상하다는 걸 알지만... 말은 해야겠다. 내 심장이 또 폭발했다.
녀석이 거기, 내 옆에서 누워 자는 건 내 입이 귀에 걸리게 만들었다. 녀석의 숨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갈기털이 내 팔을 간지럽혔다. 하지만 간지럽다고 해서 움직이진 않았다.
내 배에 닿는 녀석의 따스함이 내 마음을 덥혀 주었다. 몇 달은 긴 시간이 아니었지만 이 때 같은 순간을 기다려 온 세월이었다. 나만의 작은 포니. 같이 자고 껴안을 수 있는 레인보우 대쉬 인형! 그리고 지금 난 어리고 지금 내 곁에서 자고 있는 진짜 레인보우 대쉬를 가지고 있다. 마치 태어났을 때부터 나를 알았던 것처럼 편안했다.
그리고 지금, 내게 문제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 절망과 발의 아픔, 고통스런 마음은 알지도 못하게 사라져 버리고 어떤 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에 가까이 할 수 없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은 소파에 누워서 경험하는 즐거움이었다. 녀석이 여기 있다. 진짜로! 바로 여기에... 녀석은 나의 작은 포니였다. 녀석은... 나의 작은 대시(Dashie)였다.
-
어린 레인보우 대쉬가 우리 집에 온지 네 달이 지났다. 나는 이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작은 '조사'를 해 왔지만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 난 녀석이 왜 여기 있느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더 이상 신경쓰지도 않았다. 녀석과 함께 한 몇 달은 내 생에 가장 멋진 날들이었다. 녀석은 내 마음을 사랑과 기쁨, 그리고 다른 그런 것들로 활짝 열어 주었다. 바로 지금, 내가 TV를 보는 동안 녀석은 소파의 내 옆자리에 앉아 있다.
녀석은 아침에 지역방송에서 하는 만화를 좋아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 나도 그걸 좋아하게 되었다. 녀석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행동했다. 왜 그러지 않았겠는가? 또 다른 놀라운 특징은 녀석이 말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난 선생이나 부모는 아니었지만, 녀석에게 말하고 읽는 것을 가르치는 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쓰기는 어떻게, 어디서부터 가르치기 시작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만화에선 그들은 직접 입으로 하긴 했지만 지금 내겐 무리일 듯 했다. 녀석이 좀 더 나이를 먹으면, 그리고 그 때까지 내가 녀석을 데리고 있다면, 난 녀석을 가르치기 위해서 뭐든 할 것이다.
-
1년은 약간 천천히 지나가곤 했다. 난 다음 해를 늘 새로운 출발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올해가 내겐 좀 빨리 지나간 듯 했다. 난 녀석의 정확한 생일을 모르기 때문에 내가 녀석을 찾은 날을 녀석의 생일로 정하기로 했다. 9월 17일... 충분히 이상했다. 이 날은 분명 작년에 MLP:FiM 시즌 2가 방송되기 시작한 날이었다. 난 대쉬가 내 인생으로 들어온 이후 그 프로를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이젠 내게 더 이상 그걸 볼 이유도 없었고 솔직히, 더 이상 거기 투자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내가 그 프로를 보는 걸 숨기기도 어려울 뿐더러, 녀석이 내가 그걸 보는 걸 본다면 그 상황을 설명하기도 힘들기 때문이었다. 특히 녀석이 지금 나이일 때 말이다. 녀석은 자기 이름이 레인보우 대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난 녀석을 핑키의 애완동물 이름인 대시(Dashie)로 불러왔고 별 문제도 없었다. 녀석은 이제 영어를 읽을 뿐만 아니라 나와도 완전히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이제 쓰기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신도 추측했듯이, 입으로 쓰는 것이었다.
나는 녀석이 발굽으로 글을 쓰도록 몇 가지 도구를 '개발'했다. 하지만 녀석은 발굽보다 입이 더 자연스러운 듯 했다. 지금은 이제 녀석의 한 가지가 내게 문제가 되었다. 매일 녀석은 창가에 앉아 밖을 보고 있었다. 난 녀석이 행인들에게 보이는 것에 대해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우리 집은 골목 끝에 있어서 최소한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아직 녀석이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는 않았지만 난 녀석의 눈에서 신선한 공기에 대한 갈망을 볼 수 있었다. 평생 동안 녀석을 여기에 둘 수는 없었다.
하... 난 계속 녀석이 평생 여기 있게 될 거란 식으로 얘기를 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언젠가는, 녀석은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갑자기 '펑' 소리를 내며 사라지든, 아님 마법이 펼쳐져서 트와일라잇이 나타나 모든 걸 고쳐놓기 위해 녀석을 집으로 데려가든 말이다. 난 마음속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랬지만 언젠가 일어날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게 언제냐가 문제였다.
난 녀석을 어서 데리고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일아러 오고 갈 때, 녀석을 데려갈 만한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 금지 구역이나 오래된 공원 등을 찾아다녔다. 이상하게도, 내가 어렸을 때부터 놀았던 공원이 가장 좋은 장소인 듯 했다. 그곳이 괜찮겠다고 생각한 나는 녀석을 데려가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데려가지? 녀석은 아직 꽤나 작아서 재킷 속이나 다른 뭔가에 숨길 수 있었다. 어쨌든, 내일은 멋진 날이 될 것이다.
-
녀석이 해냈다! 난 2년간 녀석을 돌봐 준 후에, 비행에 대한 지식은 전혀 갖지 않은 채로 나는 법을 배우는 걸 도와줬다. 녀석은 몇 년간 아주 커졌고 공원에 갈 때 숨기기도 어려워졌다. 난 녀석을 숨기는 것을 포기하고 강아지로 변장을 시켰다. 그러자 녀석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한 채로 걸어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난 도서관에서 책을 몇 권 빌려 새에게 비행을 가르치는 일에 대한 내용을 읽었다.
난 인터넷도 찾아봤지만 녀석이 거기에 호기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게 무서웠다. 인터넷엔 끔찍한 것들 천지였고 녀석은 그것에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뭐, TV를 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었지만 녀석이 스펀지밥과 나스카를 너무 좋아해서 어찌할 수가 없었다.
비행 얘기로 돌아가서, 난 비행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몇 주간 녀석을 공원에 데리고 다녔다. 거기엔 모래밭위로 뻗은 가지가 있는 큰 나무가 있었는데 녀석이 연습할 수 있는 완벽한 장소였다. 만약 녀석이 떨어지고 내가 잡지 못한다고 해도 녀석은 그나마 부드러운 바닥에 떨어질 것이었다. 녀석은 계속해서 무지하게 떨어졌다. 몇 주 후, 녀석은 나는 데 성공했다. 비록 50피트 정도의 짧은 거리였지만 그래도 녀석이 해냈다! 녀석은 만신창이였지만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마 이제 녀석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날아다닐 수 있어서 녀석을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난 녀석이 만화에서 했던 것처럼 구름을 움직일 수 있는지도 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녀석은 자리를 잡기가 훨씬 쉬워ㅗ질 것이고 우리가 공원에 갈 때 구름 속에 숨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난 녀석이 원하는 걸 뭐든 사 줄 수 있는 방법이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
만약 당신이 내게 내가 4년 전부터 만화 속의 무지개빛 조랑말을 키우고 있다고 말한다면, 난 당신을 미쳤다고 할 지도 모른다. 난 아마도 현실 속에 있을 테지만 그건 상관없다. 난 행복하고 녀석도 행복하다. 오늘은 기념일이다. 오늘 나의 작은 대시가 큐티마크를 얻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난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랐다. 녀석은 설명을 듣기 전까진 그게 뭔지도 몰랐었다. 지금 녀석은 평소보다 더 황홀해 보였다. 우리는 평소처럼 공원으로 나갔는데, 녀석은 얼마나 높이 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했다. 난 그걸 말리긴 했지만, 솔직히 녀석이 위에서 뭘 하든간에 난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난 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녀석에게 조심하라고 말해줄 수 있는 게 다였다.
녀석이 얼마나 빨리 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나스카와 음, 레이싱의 팬이기 때문일 것이다. 녀석은 얼마간은 자신이 이름을 붙인 묘기와 재주를 부리기 위해 노력했다. 난 그냥 내가 고친 벤치에 가만히 앉아서 녀석을 응원했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사실 이 구역에서 마지막으로 사람이 있던 게 1년 전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구역 전체가 어떤 회사에 팔려 생산구역으로 바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난 그걸 어떻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다. 바로 지금 나는 대쉬가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는 것에 기쁨을 감출수가 없었다. 여긴 녀석의 세계가 아니긴 하지만 녀석은 만화에서의 레인보우 대쉬와 똑같았다. 내가 녀석을 어떻게 키웠든간에 녀석은 만화에서와 같은 모습과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어쨌든 녀석은 떨어질 때 높은 속력을 내기 위해 꽤 높이까지 올라갔다. 모든 것들이 잘 준비되었다. 녀석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와 정신 집중, 그리고 땅에서 보면서 응원하는 나까지. 그리고 녀석은 해냈다. 소리의 벽을 뚫고 머리 위로 소닉 레인붐을 만들어냈다.
난 그런 걸 이 세계에 가능하게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소리의 벽을 깰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레인붐까지 하다니! 마음이 터질 것 같았다. 처음 폭발은 주변의 수많은 창문을 깨고 옆 도시의 자동차 경보음까지 울리게 했다. 나는 재빨리 녀석을 들쳐메고 누가 오기 전에 집으로 뛰어갔다. 우리 집 창문이 깨지지 않은 건 행운이었다.
그 날 남은 시간은 축하를 하면서 보냈다. 그 날이 녀석의 네 번째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난 처음 녀석을 주웠을 때, 녀석이 몇살이었는지 알 방법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난 케이크를 사려 했지만 아까 그 폭발 때문에 주변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유리를 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린 케이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팬픽션 작가들이 맞았다. 녀석은 전혀 빵을 구울 줄 몰랐다. 나도 잘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녀석도 즐겼으며 행복해했다. 그래서 나도 행복했다.
그게 대쉬에게 최고의 날이었다면 내 최고의 날은 방금 전이었다. 녀석은 이제 소파에서 나와 같이 자는 것보다 자기 방에서 자는 게 익숙해졌다. 난 최근까지도 솔직히 내 방에서 자지 않고 거실에서 같이 지냈었다. 이제 난 내 침대에서 잘 수 있지만 방문은 잠그지 않고 두었다. 그래서 녀석은 나를 필요로 할 때, 내게 올 수 있었다. 그러면 난 녀석을 침대 속으로 밀어넣고 녀석이 이렇게 말하면 잘 자라고 해 주었다.
"잘 자요, 아버지. 사랑해요."
내가 인터넷을 끊은지 벌써... 응? 3년이나 되다니? 난 MLP가 요즘 인터넷에서 어떤지도 잘 알지 못했다. 어떤 유행이 생기고 사라졌는지도 말이다. 하지만 다 필요없다. 난 그게 현실로 이뤄졌다고 말할 것이다! 내 심장은 두 번이나 폭발했다! 녀석은 나를 아버지라고 불렀을 뿐만 아니라 우연인지는 몰라도...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난 잠시동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뭘 할지도 알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전에 겪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난 내 부모님이 하셨던 방법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을 기울여 녀석의 이마에 키스하고 같은 말을 해 주었다.
"잘 자렴, 나의 작은 대시. 나도 사랑한다."
녀석은 날 보며 웃고는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난 나가면서 불을 끄고 스펀지밥 수면등이 켜져 있는지 확인한 다음엔, 당연하겠지만 문을 닫고 소파에 앉았다. 난 한 시간 동안 앉아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녀석이 나보고 몇 번 '아버지'라고 부를 땐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다. 이제 난 왜 그 녀석이 날 그렇게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녀석과 같이 있던 시간으로 인해 내가 녀석을 돌봐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녀석이 그 말을 했을 때, 마침내 그 깨달음이 내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난 녀석의 아버지다.
대쉬는 날 아버지로 생각했고 솔직히 말하면 나도 녀석을 딸로 생각했다. 비록 우리는 완전히 다른 종이었지만 난 진심으로 녀석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 녀석이 그 말을 내게 한 것이었다. 난 마침내 해낸 것 같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생겼던 단단한 벽을 깨 버린 것이다. 난 작고 귀여운 조랑말을 내 삶에 들여놓았고 살 집과, 먹을 음식과 사랑할 수 있는 아버지를 주었다. 녀석은 내게 희망과 사랑과 연민을 주었고 지금은 내가 얻지 못할거라 생각했던 것을 주었다. 바로 딸이었다.
난 녀석이 이퀘스트리아로 돌아갈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 때를 상상하는 게 점점 힘들어졌다. 그저 녀석이 날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나도 녀석을 잊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난 이제 대시가 다 큰 것 같다고 본다. 3피트 정도의 크기인 걸로 보아 다 자란 듯 했다. 내 계산에 따르면 녀석은 아직 10살이지만 난 녀석이 실제로는 14~15살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5번의 빠진 생일과 이삿날을 축하했다. 그렇다, 이삿날이다! 난 마침내 충분히 돈을 모으고 도박장에서도 딴 것 덕분에 부모님의 집에서 이사를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도시에서 100마일쯤 떨어진 곳에 있는 멋진 집을 샀다. 거기엔 넓은 평원이 있었고 5마일 이내에는 다른 집이 없었다. 나와 대시 뿐이었다.
이제 녀석은 원하는 대로 언제든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다. 녀석은 정말로 행복해했다. 예전의 공원을 그리워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곳은 거기 있던 다른 것들과 함께 없어져 버렸다.큰 회사가 그 땅을 모두 밀어버리고 거대한 공장을 세웠다. 경제 상황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사람들은 다시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난 기뻤지만... 그건 우리를 위한 게 아니었다. 그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녀석은 밖에 나가기 힘들어질 것이었고 난 녀석에게 만약 밖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하루 종일 안에 있으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새로운 직장을 얻었다. 전의 직장보다 월급이 훨씬 후했다. 대시도 직업을 가지는 것에 대해 얘기했었지만 그러다가 전에 내가 했던 얘기를 기억해냈다. 그 때, 녀석은 낙담한 표정을 지었었다. 우리는 케이크를 만들고 완성했으며 요리 수준도 좋아졌단 얘기를 했었는데, 대시가 그런 말을 꺼냈었었다. 나는 농담조로 녀석이 포니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며 웃었다. 녀석은 조용히 있었다. 맙소사. 난 끔찍하다... 난... 난 그저 내 딸이 다르기에 웃은 것 뿐이다.
내가 그렇게 해 준다고 해도, 녀석은 여전히 뭔가 일할 만한게 있었다. 만화에 따르면, 대시는 날씨를 조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주 절박한 환경이 아니면 그녀가 자연을 망치도록 하진 않았기 때문에 딱히 일할 만한 거라고 할 수도 없었다.
난 몇시간동안 사과했다. 녀석은 이해한다고 했지만 난 그녀석이 상처받은 걸 안다. 운 좋게도 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집 주변의 땅은 상당히 넓었기 때문에 깎아야 할 풀도 많았다. 난 내일 대시가 잔디 깎는 기계를 쓸 수 있도록 그걸 개조할 것이다. 그럼 녀석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급료를 받아서 원하는 걸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난 벌써 대시와 함께 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맙소사...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군... 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녀석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갑작스런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나날은 사실이라기에는 너무 좋았다.
----------
오늘은 내 생애 최악의 날일 것이 틀림없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보다도 더 말이다. 내가 미리 대비하지 못했던 사건으로 인해, 대시는 내가 진실을 말하기도 전에 진실을 알아 버리고 말았다. 녀석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안 것이다. 자신이 텔레비전의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만화 캐릭터라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 그녀는 미친 듯이, 아니, 그 이상으로 행동했다. 그녀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난 대시를 잘 알고 있다. 녀석은 오래 있지 않았다. 녀석은 창문을 열고 날아가서 아마 슬픔에 잠겨 나무로 들어갔을 것이다.
난 괴물이다.
녀석에게 좀 더 빨리 말해줘야 했다. 언제가 말해주기 적당한 때인지를 확신치 못하고 있었었다. 이제 내 부주의 때문에 우리 둘 다 심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난 케이블 TV를 연결하는 게 괜찮은 일이고 녀석에게 볼만한 더 많은 프로를 보게 해 주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내가 깨닫지 못했던 건, 그 중에 HUB방송 채널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난 그게 아직도 방송중인지마저도 알지 못했었고 My Litte Pony가 아직도 방송중이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 그건 시즌 8에서 끝났지만 계속 방송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난 일이 끝나고 음식을 약간 사서 걸어들어온 뒤, 그걸 부엌에 두고 거실에 들어왔을 때의 일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그걸 본 순간이었다.
"예이! 대쉬가 해냈어!" 애플잭, 트와일라잇, 핑키 파이가 멍한 얼굴로 구름에 앉아 있을 때, 플러터샤이가 기뻐서 뛰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 마음이 내려앉았다... 난 이 에피소드를 알고 있었다... 기억하고 있었다. 12년 동안 보지 않았음에도... 이 망할 에피소드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이 에피소드에선, 레인보우 대쉬가 소닉 레인붐을 일으켰다. 마치 대시가 몇 년 전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때, 난 열쇠를 들고 있었고.... 그걸 떨어뜨렸다. 그건 나무 바닥에 떨어져 짤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녀석이 내가 집에 온 걸 몰랐었다면, 그 때 알았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대시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난..."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
"난..."
대시는 돌아서서 날 보았다. 울고 있었다. 그리고 갈기는 평소보다 훨씬 더 엉망진창이었다.
"언제부터 이걸 알고 있었냐구요!"
난 어찌할 줄 몰랐다. 녀석이 내게 소리칠 때마다 내 뺨 위로 눈물이 흘렀다.
녀석이 내게 언성을 높인 건 수년 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난 이래도 싼 놈이었다.
그리고, 난 앉아서 텔레비전을 끄고 녀석에게 모든 걸 말해 주었다. 그 프로에 대해서도, 녀석을 찾은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녀석이 궁금해하던 다른 모든 질문에 대해서도 답해 주었다.
아주 많았다.
대부분은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것들이었고 내가 사실로 믿고 있던 것들을 간단히 말해 주었다. 녀석은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레인보우 대쉬지만, 녀석 자신은 만화에서 나온 포니와는 달랐다. 난 그녀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녀석은 계속 고집을 부리며 날 때렸다.
난 그걸 전부 받아들였다. 난 그래도 싼 놈이니까. 대시에게 끔찍한 비밀을 너무 오래 말하지 않아 온 것이다. 그녀는 이제 완전히 자란 암말이고 이퀘스트리아에 있다고 해도 자기 자신은 돌볼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서, 난 녀석을 아직도 어린 망아지처럼 대했다. 그건 잘못된 일이었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바랬지만 일어날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난 옳은 일을 했어야 했지만 하지 않았다. 그녀가 알아채기 전에도 그건 시간 문제였을 뿐이고 그녀도 자신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얼마간의 얘기 후에, 녀석은 위층의 자기 침실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닫았다. 난 한시간 뒤에 그녀를 확인하러 갔지만 응답이 없었고 녀석은 날아가 버렸다. 난 녀석이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아님 최소한, 그렇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있기를. 될 수 있다면, 어떤 포탈이 열려서 그녀가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서 다시는 날 생각하지 않고 지냈으면 하는 바램도 했다. 지금 내가 대시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잘못했다는 것 뿐이었다.
내가... 내가... 잘못했다.
----------
대시가 떠난 지 3일이 지났다. 녀석이 떠난 날 밤, 난 오랫동안 해 오지 않았던 일을 했다: 산책을 나간 것이다. 난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얼마나 오래 걷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이제, 3일이 지난 뒤, 난 다시 걷고 있었다. 한 3시간정도 걸어다닌 것 같았고 오후 5시 정도였지만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폭풍이 거세지고 있었고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난 돌아서서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지만 뛰진 않았다. 지난 며칠 동안 기운이 다 빠져서 남아나질 않았다. 토스트 몇 조각 말고는 거의 먹지도 않았다. 내 집을 둘러싼 숲을 걸으며 난 뭔가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우리 집. 내 집인 만큼 녀석의 집이기도 하다. 그건 변하지 않을 것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걸음을 빨리하진 않았다.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냥 걸었다. 대시가 없었을 적의 모든 고통과 슬픔 속의 희미한 기억이 내 마음 속으로 스며들었다. 난 몇 년간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도 난 계속 혼란스러웠다. 평화롭고, 도시에선 들을 수 없는 그런 소리다.
비는 더 세차게 내렸고 내 셔츠는 이제 흠뻑 젖었다. 분명 내일 아침이면 아플 게 틀림없겠지만 상관 없다. 난 3일 동안 병들어 왔다. 나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마음의 병이었다. 내 딸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밖에서, 이 빗속에서 안락함과 따뜻함이 필요한 상태로 상처받은 채 있다. 녀석이 원하지 않을 거라 하더라도, 난 녀석과 함께 있고 싶었다. 그녀의 행동으로 보아 다신 날 보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시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런 과거를 알아버리는 것은 끔찍한 일이니까. 어떨 지는 상상할 수도 없다. 난 대시가 강한 암말이라는 것도 알고 곧 기운을 차릴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녀가 그 때, 얼마나 슬퍼했을지도 어느 정도는 안다. 그녀가 돌아온다고 해도, 날 용서해 줄지는 잘 모른다. 아니면 더 중요하게,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른다.
이제 비는 완전히 퍼붓고 있었다. 지붕처럼 늘어진 나뭇가지들은 쏟아붓는 비를 막지 못해 내게 물벼락을 내려 주었다. 난 멈춰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집으로 돌아갈 방향을 찾았다. 난 길을 잃은 게 아니다. 이 곳의 대부분 지역은 한 번 익숙해지면 지나다니기도 어렵지 않다. 그저 걸어다니면서 대시를 찾고 있었을 뿐이다. 처음에 내가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도 그런 이유다.
난 비는 신경쓰지 않고 꾸준히 계속 걸어갔다. 순간, 거대하고 두꺼운 나무가 보였다. 그 나무는 다른 것들보다 훨씬 높게 뻗어 있었고 그 많은 가지들이 이런 세찬 비도 막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그 밑에 있는 풀들이 많이 젖지 않았었다. 난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의자 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풀은 거의 젖지 않아 약간의 물방울만이 떨어졌다.
이 나무는 이런 비를 피하기 위해 대시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상상할 수도 있는 그런 나무였다. 난 진짜 그러길 바랬지만 다가가면서 그녀의 인기척도 느낄 수가 없었다. 난 눈을 감고 나무에 기대어 내 삶... 우리 삶... 아버지와 딸로서의 우리 삶을 생각했다. 우리는 가족처럼 자라왔고 거의 싸움도 하지 않았었다. 3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가슴 아픈 일은 전혀 없었다.
난 대시의 얼굴을 다시 그려 보다가 뺨으로 눈물이 흐르는 걸 느꼈다. 녀석의 눈에 담겨져 있던, 혼란이 섞인 분노는 날 찢어 버릴 뿐이었다. 난 모든 일이 잘 풀리길 간절히 원했다. 아니면 그 때로 돌아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둘 중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정말 미안해..."
난 누가 듣는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크게 소리쳤다. 이 숲에선, 야생의 숲이라 할지라도 난 혼자였다. 이런 비에는 모두 잘 숨어 있을 것이고 숨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나 같은 놈에게선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다.
"정말 미안해, 대시."
난 눈을 감은채로 계속 울며 나무에 기댔다. 비는 계속해서 쏟아졌다. 뭔가가 내 머리에 부딪혔지만 난 신경쓰지 않았다.
쾅!
난 갑작스런 소리에 눈을 뜨고 왼쪽을 보았다. 그리고는 내가 본 것에 충격을 받았다. 눈물 가득한 눈으로 날 보고 있는 것이었다. 대시, 나의 작은 대시. 갈기와 꼬리가 나무조각과 수액으로 범벅이 된 대시는 내게서 2~3피트 정도 떨어져 있었다. 녀석은 비와 눈물로 온통 젖어 있었다. 난 그녀가 오는 소릴 듣지 못했었다. 녀석은 페가수스여서 아주 조용히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고 온 것이다.
녀석은 입을 열지 않고 대신 발 밑에서 나는 소리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내게로 걸어왔다. 난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바닥에 앉아 젖은 눈으로 보고 있을 뿐이었다. 녀석은 매우 슬퍼 보였지만 동시에 아주 아름다웠다. 녀석의 몸을 씻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내 걱정의 일부일 뿐이었다.
녀석은 어떤 말도 없이, 내 옆에 앉아, 숲에서 눈을 떼었지만 나와 눈을 마주치진 못했다. 나만이 대시를 보며 꽉 안고 다시는 어디 가지 못하게 하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난 그게 너무 갑작스러운 거랄 것을 알기에 물러났다. 마침내, 그녀가 말하기 시작했다.
"나...나 들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속삭이듯 조용했다. "그리고 나도 미안해요."
난 눈물을 흘리면서도 간단히 웃어 주었다. 녀석의 완고한 태도는 여기서도 보여져서 사과하길 힘들어하는 듯 했다. "대시, 미안해 할 필요 없단다. 전부 내 잘못이야. 정말로."
내 말이 제대로 전해진 것 같진 않았다. 그녀는 마침내 슬픈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아빠. 아직... 아직도 날 사랑해요?"
이제 행동에 옮길 때다. 난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가 붙잡고는 꽉 안아 주었다.
"물론이야, 대시. 항상 너를 사랑해 왔단다. 지금도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겪었던 그런 싸움이 있을지라도."
녀석은 돌아서서 안겼고, 우린 함께 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우린 계속 사과했다. 나는 진실에 대한 사과를, 녀석은 목소리를 높이고 소리지른 것에 대한 사과를. 잠시 후, 비는 점점 약해졌고 우리는 나무 밑에 남아 있었다.
"아빠"
"흠?"
"우리 집에 가도 돼요? 샤워하고 싶어요, 아빠."
난 살며시 웃어 주었고 내가 일어나는 동안 녀석은 까르르 웃었다.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녀석은 다시 웃고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 일을 계속 생각했고 대시의 생일 선물을 조금 일찍 주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인디500 (자동차 경주 대회) 티켓. 그렇다. 녀석을 인디500에 데려갈 것이다. 내가 스탠드에 있는 동안 녀석은 간단히 구름 위에 앉아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녀석의 표를 살 필요도 없었지만 대시에겐 거기 갔었다는 걸 기억나게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녀석이 아주 즐거운 한때를 보낼 거라 확신했고, 이걸로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녀석을 좀 기운 나게 할 수 있기를 바랄 수는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대시가 휴식을 취하고 만화 속의 그 포니에 대한 생각에서 진정될거라 확신한다. 녀석은 영리한 암말이고 자신이 만화 속에서 만들어진 조랑말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안다.난 그저 그녀가 그렇게 믿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고 녀석이 내게도 그래 주길 바랄 뿐이다.
----------
모든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떠나 보낼 때가 오게 된다. 좋든 나쁘든, 언젠가는 오게 되는 일이다. 난 거실에 혼자 앉아 대시와 나의 기나긴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녀석의 20번째 생일, 난 비행 쇼를 보러 갈 특별한 계획을 짜고 있었다. 막 떠날 준비가 되었을 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이 집에 살아 온 몇 년 동안 우리 집 문을 노크한 사람은 없었다. 젠장, 우린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같은 계획도 짜 두지 못했었다. 난 간단히 일을 처리하는 동안 방으로 가 있으라고 대시에게 말했다. 녀석이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자, 난 조용히, 노크하는 사람이 여행 중에 길을 잃은 사람이길 기대하며,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여성의 목소리가 아주 우아하면서도 완전히 주의를 사로잡는 음조로 들려왔다. 그녀는 들어와도 되는지 물었다. ; 평소엔 내가 단박에 거절할 수 있는 그런 질문이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무엇인가가 어떤 것을 생각나게 했다. 난 어쩔 수 없이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
현관문에서 내가 처음 그걸 봤을 때, 난 내가 꿈을 꾸고 있는지 아님 환각에 사로잡힌 것인지 알지 못했다. 거기 서 있는 건 빛나는, 위대한 셀레스티아 공주였다. 난 할 말을 잃었다. ; 내가 대시를 처음 발견했을 때 느꼈던 브로니로써의 흥분과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느끼는 슬픔이 뒤섞였다. 그녀는 거기 잠시 간 나를 보며 서 있었다. 우리 둘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녀의 몸은 거의 완전히 다 큰 말의 크기였다. 난 뒤로 물러나서, 그녀를 들어오게 했다. 다음으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른 다섯 마리의 포니들이었다. 처음으로 트와일라잇 스파클, 그리고 나머지 친구들. 애플잭, 래리티, 플러터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핑키 파이가 뛰어 들어왔다.
"오오오, 그러니까 이방인 집 속은 이렇게 생겼- 오 맙소사! 여기는 부엌도 있네! 나 배고픈데, 너도 배고프지? 아마 뭘 좀 만들어서-"
애플잭이 발굽으로 핑키를 막았다. "진정허이, 우리는 레인보우 때문에 온거시여. 뭐 퍼먹을 시간이 없다니까는."
애플잭의 배가 꼬르륵거렸다. "아무리 배고파도 말여"
난 여전히 이 모든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무례해지고 싶진 않아서 남은 음식을 좀 제공하기로 했다. "어, 어제 밤에 저녁 먹고 남은 게 좀 어. 괜찮다면 좀 주고 싶은데."
핑키는 단박에 "알았어"라고 말하고는 무지 활기차게 부엌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말해 줄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즉시 모든 게 있는 자리를 알아냈다. 바보 같은 운이거나 아니면 핑키 파이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거나겠지... 난 후자를 택했다.
"저년을 계속 주시하고 있을테니께" 애플잭이 말하며 걸어가서 그 흥분한 포니에 동참했다. 그녀는 내 쪽으로 모자를 젖혔다. 이 포니들이 나 같은 생물이 있음에도 주저하지 않는 게 좀 이상했다. 그리고 내게 있어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난 15년동안 대시와 함께 지내서 그런 것들이 내 주변에 있는 것에 대해선 익숙해졌다. 이제 내 주변엔 다섯 마리의 다른 포니들과 나와 비슷하게 호기심을 가진 완전히 자란 크기의 여신 말이 있었다.
두 마리 암말이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하는 걸 내가 지켜보는 동안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아주 놀랐어요." 셀레스티아가 입을 열었다. "들어갈 때 약간의 제지는 있을 것 같았는데."
"왜요? 당신이 누군지 아는데요."
셀레스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고 있으셨군요."
"당신은 어린이들 T.V. 프로에 나오는 가상의 캐릭터니까요. 그러니까 알아요. 그런데 왜 왔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 마지막 말은 내 마음의 평정이 지켜지길 바라면서 한 거짓말이었다. 난 그 이유를 알고는 있었지만 무시하고 싶었다.
"오,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난 알고 있었고 그녀는 정곡을 찌른 것이다. 지난 여러 해 동안, 난 이 순간을 걱정해 왔다. 하지만 그 생각은 시간이란 약에 의해 천천히, 점점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생각했던 것처럼, 이건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바로 마침내 모든 게 완벽한, 바로 그런 때였다.
"음, 실례합니다." 트와일라잇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여기 어디서 레인보우 대쉬를 좀 찾아볼 수 있을까요?"
난 그 보라색 암말을 보았다.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소용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위층, 자기 방에 있어."
"자기, 방이라고?" 래리티가 놀라서 물었다.
"그래. 대시는 자기 방에 있어. 가 보면 알 텐데."
"대시? 이런이런, 대시랑 이미 그렇게 친해졌어요?" 래리티가 말을 이었다.
순간 난 그 조랑말에게 한 방 먹이고 싶었다. 어떻게 날 그렇게 모욕할 수가 있는가. "친하다고? 친한 정도가 아니야. 그리고 너희 포니들에게 무슨 짓을 했던 건지 묻고 싶은데...?"
셀레스티아는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내 음조의 변화에 한 걸음 물러났다. "당신도 알다시피, 내 학생-"
"누군지는 알아요, 요점을 말해요." 난 그녀에게 매몰차게 굴었다. 난 난폭해진 만큼 왜 그들이 대시를 어린 채로 다른 세계로 보냈는지 알고 싶었다.
트와일라잇이 입술을 깨물었고 그녀의 선생이 계속 말했다. "좋아요, 물론. 에헴. 그녀는 날씨팀이 폭풍을 만드는 걸 도와주는 마법에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뭐, 그들은 약간 좀 큰 폭풍을 만들어 버렸고 트와일라잇이 다른 마법을 써서 그 마법을 해제하려 한 순간, 갑작스런 번개가 그 마법에 맞았어요. 레인보우 대쉬는 불행히도 그 충격에 휩쓸려서... 음. 여기에 온 거에요. 그러니까, 우린 그녀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왔어요.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일이지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침실에서 대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다 괜찮은 거에요?"
난 포니들을 보면서 두 번째로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각각의 표정엔 충격과 혼란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레인보우 대쉬의 목소리를 즉각 알아챘지만 녀석은 "아빠"라고 말했던 것이다.
"어... 잠깐만." 애플잭이 부엌에서 나오며 말했다. "방금 레인보우가 니를 '아빠'라고 부른기가?"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셀레스티아가 다시 말했다. "설명해 주시겠어요?"
난 할 말을 잃었다. 많은 생각들이 마음속을 한번에 스쳐 지나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였다... 그리고 그 일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하고 싶지가 않았다.
"거실로 가서 편히 있어요. 바로 대시를 데려올게요."
난 대답을 듣지 않고 즉시 돌아서서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아빠?"
"그래, 대시. 아빠 올라갈게. 우리..." 난 다시 그 포니 무리가 내가 올라가는 걸 지켜보는 걸 돌아보았다. "...우리 할 얘기가 있다."
그래서 난 그 일을 했던 것이다. 난 녀석에게 밑에 있는 포니들에 대해 얘기해 주었고 그들이 녀석을 데려가기 위하 왔다고 말했다. 대시는 항상 만화를 자주 봐 왔고 그런 익살스러운 모험이 재밌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 프로에 나오는 레인보우 대쉬가 자기라는 생각을 깨끗이 버렸고 그걸 단순히 다른 만화로만 보았었다. 내가 그녀에게 말하고, 밑에 있는 그녀가 믿지 않는 바로 그 포니들에 대해서 설명하자, 녀석은 웃으며 그냥 넘겨버렸다. 그녀는 나를 믿지 않았고 내가 농담을 하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난 대시를 거실로 데리고 내려왔다.
"대시!" 핑키가 소리치며 그 청색 친구에게 뛰어들었다.
대시는 재빨리 그 분홍색 포니를 밀쳐냈다. "이봐, 내게서 떨어져!" 녀석은 거실을 가득 채운 갑작스런 양의 포니들을 보고는 물러났다. 그들은 대시가 가장 친한 친구를 밀쳐 버린 데에 대해 모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핑키의 솜사탕 갈기는 혼란스러워진 듯 축 처졌다.
"너... 기억 못하는구나... 그렇지?"
"그래, 너희 전부 다" 대시가 말했다. 그건 매우 가슴이 아픈 방식이었다. 난 이들이 모두 대시의 친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진실을 완전히 알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다르게 벌어져 왔다. 그리고 그들도 그렇겠지. 그러니 난 그들에게 설명해야 했다.
"난..." 내가 말했다. "대시, 제발 앉아 주렴. 내가 다 말할 테니."
대시는 알았다는 듯 안락의자에 앉았다. 그러는 동안 녀석은 소파와 벽난로 앞의 융단 위를 차지한 포니들을 모두 보고 있었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내가 먼저 질문으로 시작했다. "녀석이 여기 보내진 지 얼마나 지났지?"
그 질문에 그들은 당황한 듯했지만 트와일라잇이 명료하게 말했다. "아마 15일 전쯤이요. 왜요?"
난 할 말을 잃었다. 15일 전? 젠장. 대시는 나와 15년 동안이나 있었다고! 그러니까 거기서의 하루가 여기서의 일년이란 말이군.
"뭐" 내가 말했다. "여기선 훨씬 더 많이 지났지."
"얼마나 오래...?" 트와일라잇이 물었다.
"......15년"
모든 포니들이, 셀레스티아까지도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걸로는 우리를 모르는 게 설명이 되질 않잖어" 애플잭이 말했다.
"음, 될지도 모르지. 내가 녀석을 찾았을때, 녀석은... 망아지였어."
"뭐라구요?"
"내가 보기엔, 녀석은 4살이나 5살쯤 되어 보였거든."
이젠 셀레스티아도 놀란 듯이 보였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당신이 레인보우 대쉬를, 어린 망아지였을 때부터 15년 동안 돌봐 왔다는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난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표정을 잃은 대시를 보았다.
"우리... 녀석은..." 난 말을 하려 했지만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사실이 아니란 건 알지만... 젠장... 그랬으면 좋겠지만..."
"이해해요. 이제 '아빠'라는 말이 이해가 되네요." 셀레스티아가 말을 자르고는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마음속으로 뭔가 일어났던 것들을 정리하며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난 그게, 마법의 불안정으로 녀석의 나이를 되돌린 거라 생각했다.
잠시동안 아주 고요했다. 일곱 마리의 포니들과 나의 숨소리까지도. 마침내, 대시가 정적을 깼다.
"그래서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데요?"
난 공주를 올려다보며 표정을 읽으려 했다. 내가 대시의 표정을 아무리 잘 읽는다고 해도, 셀레스티아 공주는 내가 본 이래 최고의 포커페이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느끼는지 알 수가 없었다.
"뭐, 아주 간단하구나, 트와일라잇?" 셀레스티아는 그녀의 학생을 보았고 트와일라잇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즉시 귀를 쫑긋 세웠다. "그 기억 마법 아직 기억하니? 디스코드 때 그거 말이야."
트와일라잇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파에서 일어나 바닥 위에서 뛰었다.
난 이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셀레스티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트와일라잇이 녀석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하도록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마, 단지 대시에게 우정과 포니빌에서의 시간에 대한 기억을 심어 주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난 뭘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이게 맞는 일이라고 느꼈다. 이게 맞는 일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이렇게 되어야 한다. 난 이 순간을 기다리는 15년 동안 이렇게 내 자신에게 말해 왔다. 하지만 이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난 뭔가 말할 게 있었다. 이 포니들은 나의 대시를 데려갈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난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다.
"아니, 잠깐만요." 내가 말문을 열었고 트와일라잇이 하던 일을 멈추고는 그 여신을 보았다. "잠깐, 대시랑 잠깐 있을 시간만 주세요. 내가... 내가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는 거에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렀다. 이제 난 펑펑 울고 있었다. 포니들은 내가 마음아파하고 대시도 아직 제대로 인사를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피할 수 없는 일을 좀 더 미루는 건 별로 좋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난 대시가 앉아 있는 침대로 가서, 무릎을 꿇고 녀석과 눈을 마주친 다음 말을 이었다.
"대시, 나의 작은 대시. 난 널 진심으로 사랑했단다. 넌 한때의 날 놀라움으로 이끌어 주었고 넌..." 난 진정하기 위해 잠시 말을 멈췄다. "...넌 내가 감사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내 삶에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단다."
이 순간부터, 대시도 울기 시작했다. 이에 내 가슴은 더 찢어지는 듯 했다.
"15년동안 우린 늘 함께했지. 얘기하고, 놀고, 날아다니고; 네 모든 일이 내겐 특별했어. 네가 알았으면 좋겠어. 난 영원히 널 사랑할 거란다.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관계가 없든, 다른 세계에 있든 그건 문제되지 않아. 네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지어 네가 날 기억하는지도 신경쓰지 않는단다. 하지만 바로 지금. 나의 대시. 너를 원해." 난 녀석을 가슴에 파묻고 내가 녀석에게 말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 사실을 안다면,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내가 필요하다면, 내게 올 방법을 찾는 걸 주저하지 마렴, 알았지?"
난 웃으려 하며 마지막 부분을 농담으로 넘겼다. 효과가 있었다, 약간이지만. 우리는 둘 다 계속 울고 있었다. 뒤에서는 누군가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 난 핑키 파이가 시즌1의 에피소드2 끝부분에서 루나와 셀레스티아가 만난 뒤에 울었던 것처럼 엄청나게 울고 있는 그런 상상을 했다.
"나-나 가-가야 해-요 아-아버지?"
녀석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른 건 몇 년 만이었다. 대부분은 그저 '아빠'라고 불렀었다. 기분이 좋았다. 녀석은 아직 날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날 배려하고 있었다. 마치 오랜 세월 전, 녀석이 날 처음 불렀을 때와 같았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내가 균형을 잡기도 전에 녀석은 내게로 뛰어들어 꽉 안겼다. 녀석의 눈물이 내 목뒤로 흐르는 게 느껴졌고 난 녀석을 들었다.
"거기가 네 진짜 집이야, 대시.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란다. 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여기가 제가 있을 곳이잖아요! 같이!"
말을 많이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지만 이게 옳은 일이라는 걸 녀석에게 알려 주어야 했다. "아니, 그렇지 않아. 넌 여기 갇혀서 집 주변만 날아다닐 수 있을 뿐이야. 네겐 친구도, 관계있는 다른 포니들도 없잖니. 난 이 때가 오기까지 널 돌봐 주었을 뿐이야. 하지만 이렇게 가슴아플 줄은 몰랐어..."
우리는 서로 안은 채로 조용히 몇 분을 더 있었다. 그녀는 반항하지도, 일어나는 일에 저항하고 싶지도 않아했다. 이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다 알게 된 듯 했다.
"사랑해요, 아버지..."
"나도 사랑한다, 나의 작은 대시"
"우리는 서로 떨어졌고 녀석은 바닥에 몸을 낮췄다."
이 때, 모든 포니가, 심지어 여신까지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무슨일이 일어날지, 시간 차이 등등에 대해서 알고 있어 의기양양해 보였었지만, 그 정도의 세월 차이는 충격적이라는 게 확실했다. 그녀는 아마 35살 정도 된 레인보우 대쉬를 찾을 거라 생각했었겠지만 대신 나의 20살 된 대시를 찾아낸 것이다.
트와일라잇이 레인보우 대시에게 걸어가며 코를 훌쩍이고는 뿔을 빛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난 알고 있었다. 가슴이 너무나 아팠지만... 이게 옳은 일이었다. 일어나야만 할 일이었다. 대시를 위해, 대시의 친구들을 위해,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나를 위해. 이제 난 녀석이 진짜 집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하며, 언제는 어디서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한 번 더 동료들과의 우정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잠깐만요!"
난 시선을 바닥에서 대시에게로 돌렸다. 녀석은 트와일라잇에게서 등을 돌렸다. "가기 전에, 뭔가 두고 싶어요."
누가 막기도 전에 대시는 자기 방으로 날아 올라갔다. 녀석은 굉장이 빨랐고 앞발로 구두 상자를 들고 돌아왔다. 녀석이 뭔가 같이 가져가도 괜찮은지는 확실치 못했고 반쯤 공주가 반대할 거란 걱정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용히 대시가 종이에 뭔가를 써서 커피 테이블 위에 놓는 걸 지켜보았다.
대시는 여전히 울면서, 하지만 웃음을 지은 채로 날 돌아보았다. 난 녀석이 이게 끝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생각했고 나도 그만큼 알고 있었다. 그 상자는, 내 추측으론, 아마 녀석이 떠나야 할 때를 대비해 가장 아껴놓은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건 가슴아팠지만 적어도 녀석이 우리 사진이라도 갖고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또한, 그렇지도 않았다. 녀석이 어쩔 수 없이 이 세계에 있는 날 기억해내고 다른 모든 것만큼 가슴아파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정말 미안해, 레인보우 대쉬"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나...난 솔직히 다른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어. 이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은 하지만..."
"아빠가..." 대시가 말했다. "...나랑 같이 갈 순 없어?"
그녀가 더듬는 듯한 목소리는 실상 질문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였다.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저으며 울면서 그 친구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레인보우 대쉬-" 셀레스티아 공주가 말했다. "그는 네가 이 세상에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 우리의 세상에 있으면 안 된단다. 이 일은 의도치 않았던 일이야. 그리고 지금 이 세계는 너를 위한 곳이 아니야. 하지만..." 셀레스티아가 웃으며 날 보다가는 거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우리의 사진들, 잡다한 기념물들과 장신구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뭔가 감동적인 일이 있었던 것 같구나. 내가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네가 어디 떨어질 지를 알게 되었을 때엔, 난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했었단다. 이 세계의 잔인함에 훼손되고, 다치고, 엉망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 보니 완전히 반대구나. 여기, 너를 돌봐준 이 남자가, 네가 아주 좋은 발굽 밑에서 자랐다는 걸 알려 주는 거야. 아니, 손이라던가."
대시가 한번 더 훌쩍였고 셀레스티아의 말이 잦아들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셀레스티아는 다시 돌아서서 여전히 웃으며 나를 보았다. "당신을 대변할 순 없겠지만, 내가 본 걸로 봐서는 당신이 나눠 왔던 사랑이 대쉬를 마치 당신의 아이처럼 키워 왔다는 걸 알려 주네요. 확실한 차이에도 당신은 종이나 기원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 그녀를 보살펴 주었어요. 마치 딸처럼 말이에요. 이 모든 일을 더 슬프게 하긴 했지만요."
난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그 방 안의 다른 포니들도 그랬다. "그래서, 말해주고 싶네요. 제 제자들이 이 일에 책임을 지도록 하지는 말아 주세요. 당신에게 이런 아픔을 주려는 의도를 가진 포니는 누구도 없었어요. 누군가를 원망해야 한다면 저를 원망하세요. 이들을 여기 데려오고, 레인보우 대쉬를... 여기서 떨어진 집에 데려가기 위해 왔으니까.
난 그들 누구도 볼 수 없었다. 흐느낌과 함께 숨이 거칠어졌다. 내 마음은 대시게 향해 있을 뿐이었고 대시와 내가 한 모든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난 깊게 숨을 쉬고는 말했다.
"...제가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레인보우 대쉬를 보내준 것에 대해서 말인가요?"
난 훌쩍이고는 목을 가다듬고 계속 말했다. 내 감정을 표현할 만한 단어를 찾느라 거의 목이 메었다.
"내 생애 최고의 15년이었어요. 그러니, 하게 된다면, 반대로 하고 싶어요. 감사하고 싶어, 트와일라잇, 그리고 너희 모두도. 고마워, 이런 일을 해 줘서,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고마워, 이 모든 일에 대해서. 그리고 고마워. 여러 해 동안.... 대시와 함께 한....내 삶, 그리고 내 사랑에 대해서도." 난 흐느끼는 중에도 트와일라잇을 보며 웃으려 했지만 그녀도 막 울음이 터지려는 듯 다른 곳을 볼 뿐이었다. 그러고는 울기 시작했다.
셀레스티아는 앉아 있던 융단 위에 일어나서 내가 서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고마워 할 필요 없어요. 대신, 제가 감사하고 싶어요. 나의 아이들을 보살펴 주어서. 당신 같은 사람이 아니었으면 해낼 수 없었을 거에요."
셀레스티아는 눈을 감고 내 쪽으로 뿔을 기울였다. 난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내 머리에 뿔을 댔고 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지도 못했다. 갑자기 내 몸 속으로 따뜻한 느낌이 퍼져나갔다. 그녀는 뿔을 거두고 여전히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
"고마워요."
그리고 또 다른 포니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트와일라잇이 마침내 울면서 말할 수 있게 되어 덧붙였다.
"고마우이" 애플잭이 말했다.
"고마워, 자기. 우리 레인보우 대쉬를 돌봐 줘서." 래리티가 말했다.
"음, 고-고마워요." 플러터샤이가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 핑키가 소리치며 내게 뛰어들어 안겼다.
나는 이런 튀는 성격에 조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 좋은 건 인터넷에 떠돌던 루머가 진짜라는 것이었다. 그녀의 갈기에선 솜사탕 냄새가 났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있다가 대시를 돌아보았다. 녀석도 웃고 있었다.
모든 포니들이 대시에게로 돌아갔고 트와일라잇의 뿔은 한번 더 빛나기 시작했다.
"자, 준비 됐니, 레인보우?" 트와일라잇이 대쉬에게 돌아서고 마법을 시전하며 물었다.
녀석은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고 피할 수 없는 일을 기다렸다.
트와일라잇의 뿔이 대시의 앞머리에 가까이 다가가자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았다. 나의 마음속에 우리 둘의 기억이 무작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녀석이 혼자 목욕할 수 있게 되기 전, 목욕할 때, 욕조에서 물을 튀기던 것도 생생히 기억한다. 평소 빵을 굽고 요리할 때, 수없이 많이 실패했던 경험들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녀석이 처음으로 날개를 펼칠 수 있었던 공원에서의 야외 시간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많은 기억이 있었다. 난 내 머릿속 기억을 가로막고 순전히 대시에게 집중했다.
한 줄기 눈물이 녀석의 볼을 따라 훌렀고 녀석의 눈동자가 눈꺼풀 밑으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녀석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겠지. 가장 사랑스러웠던 기억들이 생각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서로 볼 수 있는 건 이제 마지막이니까.
마침내, 트와일라잇의 뿔이 대시의 이마에 닿았다. 밝은 빛이 일었고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을 땐,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다. 모든 포니들이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난 눈물을 흘리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지도로 모르겠지만 옳은 일인 것이다. 녀석은 이제 포니빌에 속한 평범한 레인보우 대쉬로 돌아갔다. 난 거실에 몇 분 정도 더 서서 멍하니 대시가 바로 전에 서 있었던 바닥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난 주변을 둘러보고 내 주변을 알아차렸다. 뭔가 달라져 있었다. 나와 대시가 같이 있던 사진들은 더 이상 벽에 걸려 있지 않았다.
거실에 흩어져 있던 녀석의 잡다한 개인 물품 대부분은 사라져 버렸다. 난 혼란스러워져서 녀석의 침실을 보러 뛰어 올라갔다. 내가 문을 열자, 안에 있는 건 침대와 다른 가구와 뒤죽박죽이 된 나스카와 에어쇼 포스터가 아니라... 단순한 사무실이었다. 싸구려 책상에 컴퓨터와 못생긴 화분이 올려져 있었다.
막 본 것에 적응하기까진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그 뒤에 난 무슨일이 일어난 건지 깨달았다. 이게 이치에 맞긴 하지만 내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그 두 세계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기 위해 셀레스티아가 대시가 여기 있었다는 증거마저 모두 다 없앴음에 틀림이 없었다. 나와 함께한, 15년은 녀석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지워짐에 따라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난 마치 대시를 기억하지 못했다면 이 세월이 전부 무가치하고 쓸데없는 것이었을 거라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시에 대한 내 기억은 여전하다. 모든 기억이 마치 일어났던 것처럼 선명하다. 그러다가 갑작스런 생각에 부딪혔다. 그녀가 뿔을 내게 대었을 때, 뭔가 마법을 걸었었다. 그게... 그게 대시에 대한 내 기억을 보존시켜 주는 것이었나? 그럼 대시에게도 똑같은 걸 한 건가? 난 계단을 다시 내려가 거실로 가며 생각해 보았다. 커피 테이블 위엔 책이 한 권 놓여 있었다. 난 즉각 그걸 알아챘다. 나의 사진 앨범이었다. 난 소파에 앉아 그 첫장을 열었다. 거기엔, 내가 태어난 이후, 얼마 살지 못했던 엄마, 아빠. 그리고 나의 사진이 있었다.
난 그걸 계속 넘기며 내 과거를 돌아보았다. 나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엔 약간의 격차가 있었지만 그 뒤, 내가 다시 붙여 놓은 우리 엄마의 꿈들이 있었다. 행복한 때를 거짓으로 그리고 내 삶이 그 기억이 담긴 책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셨던... 그리고 난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그걸 집어낸 난, 그게 손으로 쓴 거라는 걸 즉시 알아챘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입으로 썼다는 걸. 이게 대시가 떠나기 전에 써 두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아빠
지난 15년 간 아빠는 절 보살펴 주셨어요. 15년 간 절 사랑해 주시고 저와 놀아 주시고, 나를 위한 세계가 아닌 곳에서 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주셨어요. 이 말을 직접 해 드렸지만 전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서요. 직접 글로 써서 이게 사실이라는 걸 알려 드려야 할 것 같았어요.
사랑해요 아버지. 아빠는 절 지금까지 길러 주셨어요. 난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일을 기억하든, 안 하든, 아빠가 저를 끝내주게 잘 길러 주셨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해요. 가끔 제가 약간 고집을 부리거나 매몰차게 말했지만 말이에요.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허락을 받아서 우리의 사진과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니 절대 잊지 않을 거에요. 다시 한 번, 사랑해요. 감사해요.
언제나 아빠의 작은 딸.
언제나 아빠의 작은 대시
레인보우 대쉬
난 쪽지를 도로 페이지 사이에 끼운 뒤, 손으로 그걸 만지며, 말라붙은 눈물 자국을 느꼈다. 난 그 쪽지를 계속해서, 기억 속에 박힐 때까지 계속해서 보았다. 그리고 난 페이지를 넘겼고, 대시의 어렸을 적 웃음을 보았다.
이제 난 여기 앉아서,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이 담긴 사진 앨범을 보고 있다. 대시의 첫 목욕, 처음으로 말을 떼던 날, 첫 그림. 처음으로 깃털을 다듬던 때까지, 모든 기억이 들어 있었다. 집 안에 있던 다른 모든 것들은 사라졌지만 내가 이 책에 넣었던 것들은 아직 남아 있었다. 난 그것들을 감히 바꾸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더해 나가긴 할 것이다. 대시와 함께했던 몇 년이 대시만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나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난 이제 15년 전과는 다른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생각도 못 했던 곳에서의 행운으로 인한 화려한 기적으로 인한 기회를 얻어서 변화한 것이다. 내가 거기 가서 상자를 확인하는 일만 없었어도... 내가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사이의 모든 것은 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난 이 일이 다 잘 풀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렸다고 기쁘게 말할 수도 있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이다. 난 슬프기도 했지만 대시와 보냈던 시간 덕에 아직도 행복하다.
이제 난 빈 집에 홀로 앉아서 엄마의 무지개 그림을 웃으면서 보고 있다. 이젠 그걸 볼 때마다, 대시를 생각한다. 난 울 수도 있고 끔찍함을 느끼고 딸이 돌아오기만들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음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녀석은 도망간 것도, 나와 나쁘게 헤어진 것도 아니다. 녀석은 집에, 원래 속했던 곳에 간 것이고 이제 안전할 것이다.
난 다시 사진앨범을 내려다 보았다. 가장 최근의 사진이 있던 페이지를 넘겨 보았다. 그 페이지는 비어 있다. 난 여전히 많은 삶이 남았고 그걸 최고의 삶으로 만들 계획을 짜고 있다.
나를 위해
나의 작은 대쉬를 위해
끝
번역 by 으잌㉪
출처는 게임좋 아리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