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약 4년의 연애 후 이별 통보를 받은지 3개월여가 되어 갑니다. 마음이 식었다는 것이 상대의 이유였고 냉정하고 단호하게 그 사람은 저를 '끊어' 냈습니다. 저는 하루하루 그를 원망했다가 이해했다가 화가 났다가 걱정했다가...그렇게 지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바보같지만 그에 대한 믿음이 놓아지지 않았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상황이 되어도 믿는다는 마음으로 4년을 지내왔는데 어느 날 말한마디 들었다고 그 믿음이 곧장 사라질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런데 어제 밤을 기점으로 뭔가 변화가 생기려나 봅니다. 꿈을 꾸었어요. 꿈속에서 그 사람과 제 언니, 제가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었어요. 황당하게도 그 사람과 제 언니가 좋아하게 됐다고 하더군요. 너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당황한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두 사람 다 버릴 수 없다. 결국 내가 질 수 밖에 없다. 내가 인정하고 봐주자' 라고요. 셋이서 한번 만나보자?라는 무슨 막장드라마스러운 결론으로 가더군요 그러곤 그사람이 데려다줘서 언니와 함께 집에 돌아왔는데, 잠시 후 언니가 다시 그 사람과 데이트를 하러 간다고 했어요. 그리고 혼란스럽던 저는 그 순간부터 화가 났어요. 나는 두사람을 위해 이런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금 나를 두고 둘만 데이트를 하러 간다고 할 수가 있는거지? 라고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아 내가 그사람을 아무리 사랑해도 이런 상황을 감내할 수는 없겠구나 였어요 그래서 결론을 내어 언니에게 말했어요. 나 그사람과 헤어지겠다. 그사람 놓을 테니 언니도 그 사람 놔라. 라고요... 바뀐 제 태도에 불만스러워 하긴 했지만 언니는 제 말을 따라주었고 그 사람과는 헤어지게 됐어요. 꿈이라 그런지 참 속전속결이죠? 그리고..저는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대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는 거에요. 정말 이래서 내가 그 사람과 헤어졌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요. 얼마 후 현실감각이 돌아오고 나니,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말도 안되는 그런 상황이 왜 꿈에서 펼쳐진걸까 한참을 생각했어요.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가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들구나 나는 지금 어떻게든 그 사람을 끊어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구나. 그래서 절대 생길 리 없는 상황이지만 만약 생긴다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을 꿈속에서 만들어냈구나... 였어요. 울지도 않고 술도 안 먹고 나름대로 제 딴에는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요. 하긴, 끊었던 담배를 지난 3개월간 다시 태우게 된 걸 보면 전혀 멀쩡했던 게 아닌 거겠죠. 그 사람이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게 싫어서 끊었었는데.... 저 자신을 위해 다시 끊어야되겠죠. 하아.... 헤어지는 건, 정말...참 힘드네요. 이런 사람도 변하는게 사랑이라니...연애 자체가 참 허무합니다. 좋은 걸 보면 좋은 걸 본 대로, 나쁜 걸 보면 나쁜 걸 본대로 즉각적으로 생각나던 내 사람이었던 상대에게 모질게 구는 것만이 연애의 마지막이라는 게 씁쓸합니다. 언제까지 헤어지는 중으로 있게 될까요. 언제쯤 되면 습관처럼 각인된 믿음을 버리게 될까요. 언제쯤이면 화도 식고...걱정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그 사람의 이름 석자가 떠오르지 않는 아침이 올까요. 아직은... 멀었나 봅니다. 그사람을 완전히 놓는 순간을 떠올리니 갑자기 울컥해지는 걸 보면요. 저만 이런거 아니죠? 오랜 연애하면 다들 이정도는 아프고 뭐 그런 거죠? 남들도 다 겪는, 다 겪고 다 이겨내는 그런 걸테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