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분명 안전불감증이 낳은 사고에다 자기들이 죽을까봐 구조를 겁내고 우왕좌왕하던 구조당국의 무능과 비겁함이 더해진 대형 참사인줄로만 알았다.
근데 갈수록, 세종로 1번지의 가짜 눈물쇼 이후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 예를들어 이것을 유씨사건으로만 호도하려는 개수작, 특별법을 둘러싸고 시작된 마타도어, 그리고 국정원의 이해할 수 없는 세월호와의 커넥션 등등을 보건데, 이젠 세월호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된다는 느낌이 강렬히 와 닿는다. 사고에서 사건으로, 사건에서 다른 무엇으로...
세월호가 항해를 시작하기 하루 전부터 침몰 하루 뒤까지, 이 3일간 (7시간 동안 대통령이 행불상태에 있던) 청와대, (코너에 몰려 그로키 상태에 있던) 국정원, (도저히 구조할 마음이 없어보였던) 해경, (광범위하고 강력한 로비커넥션의) 선주 그리고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게) 초기상황을 완전 독점했던 언딘을 둘러싸고 무슨일이 있었는지 파헤쳐야 한다.... 시간 단위로 무슨 말이 오갔는지,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전면 재구성을 해야한다.
정녕 아무 일도 없었다면, 지금 저자들이 보이는 행태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다. 왜 특별법에 그렇게 결사 반대할까? 지들이 약속한 것인데. 왜 유씨 일가만을 족칠까? 누가봐도 사건의 핵심은 전혀 그게 아닌데. 왜 국정원이라는 비밀조직이 민간여객페리 세월호와 그렇게 빈번히 연계될까? 국정원커넥션이 일부 까발려진 직후 유씨일가가 술술 잡힌다. 그렇게도 못잡아 안달이었는데.....
다른 뭔가가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건 처음엔 왜 해경이 구조를 안한 것인가에서, 이젠 바로 그 뭔가를 알고 싶은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하나씩 까발려지고 있다. 세월호는 이제 전혀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경험이 처음인가? 아니다. 우리는 천안함의 사후 처리 과정에서 어떤 일이 저질러졌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천안함의 사건 성격이 180도로 바뀌지 않았는가. 세월호의 저 3일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진짜 이렇게 까지 생각하고 싶지않다. 근데 저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