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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가 멘붕에 빠졌던 이유
게시물ID : sisa_3345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잡채
추천 : 3
조회수 : 2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22 02:08:14


지금은 많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대선 다음날까지도 멘붕이 장난이 아니었죠.

그 이유는 단순히 정권 교체에 실패해서 또는 박근혜의 대한민국에서 5년간 살아야 한다는 것. 이런 게 아닌 것 같아요


새누리당-대기업-조중동으로 이어지는 메이저 정부와 메이저 자본과 메이저 언론의 연합체.

저 연합체는 그동안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친대기업 정책으로 서민 경제를 쥐어짜서 1%의 배를 채웠고

안보에 대한 불안과 지역감정을 야기해서 진실을 보는 눈들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저들이 지금 독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와 비교하면 단지 수단이 총에서 자본으로 바뀌었을 뿐

저 독재를 자본적 독재. 라고 하고싶습니다..


그런데 과거 총에 의한 독재와, 민주주의가 확립된 지금 자본에 의한 독재. 그 둘에 모두 직접 가담했던 독재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기가 막히게도 그녀는 박정희의 딸이었죠.

독재를 하고 수많은 사람을 핍박하고도 언론 통제와 세뇌를 통해서 우습게도 "박정희 덕분에 이만큼 사는 거야."하는 무한한 존경. 신앙에 가까운 신뢰를 받고 있는 박정희의 모습은 단순히 노인들의 무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독재의 위험 자체였고, 동시에 그 용납할 수 없는 거대한 부조리함은 이 사회에서 보게되는 수많은 부조리들의 뿌리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박정희의 이미지는 박근혜에게 씌워졌고, 놀랍게도 '그런'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지지율을 받게 되는 또 하나의 부조리를 볼 수 있었죠.


박근혜가 상징하는 것은 단순히 말도 못하고 능력도 없는, 아버지 빨로 대선 후보까지 올라간 인물 또는 독재자 정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갖은 방법으로 이 땅에 수십년간 진드기처럼 발붙여온 독재와, 그 독재를 간파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답답함. 그리고 그렇게 부조리한 사회구조가 만들어지는 근본 원인을 모조리 상징하는 것이었어요. 마치 우리 사회의 문제점의 집합체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상당 부분 실제로도 그랬고..-


반대로 문재인은 유신 시절 독재와 맞서 싸웠고 사법고시 이후 평생을 소수와 약자를 위해 투쟁해온 인권 변호사였죠. 노무현이 죽은 이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사람이 먼저'라고 나서서 소수와 약자를 대변하는 그는, 사회의 현자가 된 안철수의 지지를 받으면서 박근혜로 대변되는 모든 사회악을 처단할 가장 강력한 영웅이 됐습니다.


이 모든 건 일종의 드라마처럼 흘러갔어요. 가장 강력한 사회의 원흉과, 노무현의 유지를 잇고 안철수의 지지를 받은 영웅의 등장.

그런데 그 영웅이 졌어요. 그것도 꽤 큰 차이로.

이전에 누군가 썼던 글이 생각이 납니다. 배트맨이 조커에게 패배한 느낌이라고. 멘붕이 올 만도 했죠. 그간 믿어왔던 어떤 신념, 그리고 그 신념에서 비롯된 자신의 정체성까지 모두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그 때 전공 시험을 세 개나 앞두고 멘탈이 전부 소멸돼서 하루 이상을 멍하니 보냈네요.

저도 그 때 이민 가고 싶다고 친구들한테 그랬습니다. 박근혜가 5년만에 나라를 말아먹으니 도망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좌우의 대립이 아닌 너무나 명백한 선악의 대립이었는데 거기서 박근혜를 뽑는 51.6%와 투표하지 않은 청년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 때문이었죠.


지금은,

이제 괜찮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 나라고.

진실을 보는 지식인은 나날이 늘어가며 조중동의 힘은 날로 약해지고 있으니까요.

국민의 참정권은 선거일에만 발동하는 게 아니고,

정치는 대통령이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가 함께 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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