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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목청 끊어 새벽닭처럼 울면 새날이 올지 모를 일이오
게시물ID : readers_334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빠아빠손자
추천 : 2
조회수 : 37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3/18 23: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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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당신들은 이 소란스러운 섬광을 살아내는구나
중천의 해 지면 귀신이 깃든 철탑들 아롱이고
색색형형 뜨거운 동산에 홀연히 내가 서 있소
꽃 대신 빨갛고 나비 대신 노랗고 녹죽 대신 퍼런 것이
눈을 어지럽게 하네 두개골이 열 오르네

당신들은 어찌 이런 곳에 사시오
누런 하늘이 천신의 시야를 막은 데다
풍토 살릴 비구름이 역부족이요
숨마저 재를 맡듯 메케한데
어디서 큰 아궁이 지피는 게요

내 기억의 소리
별에 목숨 바쳐 울던 풀벌레들
죽고 없어 들리지 않고
사랑하느라 지저귀던 온갖 산새들
죽고 없어 들리지 않네

유곡 청정한 수맥도 죄다 끊기었는가
강에서는 왜 독을 푼 냄새가 나는가
물의 신령도 고혼 되어 뜬 마당에 수생水生이 단명한다
하늘길 다음으로 마음으로 걷는 물길이었건만
푸르지 못하고 마는 그 경치가 울고 있네

나무들은 점점 작아만 지는데
인간의 둥지는 높아만 지네
강줄기는 점점 좁아만 지는데
철마의 행로는 넓어만 지네
이런 것이 몽땅 순조롭게 맞바꿔진다

천군만마를 돌아서게 한, 이름난 태산의 기개
쇠해질 대로 쇠해져 산군의 위상도 묘연하리
호환이 원수였건만 그 포효가 그립고
왕 노릇 빌려 한다던 여우조차 꽁무니 띄질 않네 
가만 보니 인간 말고는 화석이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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