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부상을 딛고 지도자로 다시 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기계체조를 시작한 김은지 씨는 중·고등학교 시절, 잦은 부상과 사고와 늘 싸워야 했다.
‘선수생활을 마음껏 하지 못해서 섭섭함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김은지 씨는
그 아쉬움과 섭섭함 때문이었는지 일찍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체조 지도자의 길을 걷은 김은지 씨는 2000년 3월에
창단한 대동초등학교 체조부에 체조 전임 코치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척박한 대지에 씨를 뿌리고 땅을 일구는 심정으로 체조부를 이끌어온 지
2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대동초등학교 체조부는 서울 초등학교 체조 계의 신흥 명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르치는 선수가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만큼 지도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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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은 체조하면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기계체조 여자 대표팀 김은지 코치(36)의 생각은 다르다.
22일 런던 노스그리니치 경기장 인근의 체조 훈련장에서
만난 김 코치는 “체조에 대한 관심이 (손)연재에게만 쏠려있어 아쉽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어쩔 수 없이 예뻐야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당시 여자 기계체조가 선전했지만 언론이 철저히 무관심했던 것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당시 연재가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땄는데,
기계체조 조현주도 마루운동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조현주는 완전히 묻히고
손연재는 국민 여동생이 됐다.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 코치는 험난했던 현역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기계체조에 대한 자부심이 그 누구보다 크다.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리듬체조 선수였다. 초등 4학년 때 루마니아 ‘체조 여제’
나디아 코마네치의 강인함에 반해 기계체조 선수가 됐다. 유망주로 성장하며 탄탄대로를 가는 듯했다.
하지만 서울체고 시절 불의의 척추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체조 이론과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해 대한체조협회 기술위원과 심판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대표팀 코치로 기계체조계의 심장부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