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odayhumor.dreamwiz.com/board/todaybest_view.php?no=260888&page=3&ask_time=1265039668 어제 위 링크의 글 올린 사람입니다. 어제는 워낙 바뻐서 사진을 못 올렸습니다만 지금 이 시간에서야 어느정도 정리가 되서 뒷 이야기를 올립니다. 밤 10시반 쯤에 올렸는데도 짧은 시간내에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얻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선 밑의 내용은 이틀전 첫만남부터 어제까지의 이야기네요 두서없이 써서 죄송합니다 ^^; ------------------------------------------------------------- 엇그저께 학교 울타리 사이에서 노란 옷을 입고 있던 유기견을 발견했습니다. 덩치가 워낙 커서 그 좁은 울타리 안에서 오도가도 못한채로 그 추웠던 밤을 보냈는지 완전 몸이 얼어가지고 들어다가 꺼냈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구요 저까지 포함해서 녀석을 본 사람이 10 여명 가량 되었는데 다들 '요걸 우쨔지...'라는 얼굴이더군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제가 키워도 되나요?'라고 말하자 올타쿠나 하는 표정으로 '어 그래 그럼 네가 키워'랍니다 ㅎㅎ 그래서 일단 따뜻한 숙직실로 옴겨서 따뜻한 물과 마침 있던 구운계란을 손으로 으깨서 주었네요 그제서야 기운을 차린듯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더라구요 아래는 막 만났을 때 모습입니다. 구질구질하죠? 근데 되게 똑똑해요 훈련이 잘 되어 있는지 앉아! 하면 앉고 기다려! 하면 딱 기다리고 손! 하면 척 하니 손을 올립니다. 이 날 처음 만났는데 제가 뭐가 그리 좋은지 저만 보면 헤벌쭉하고 가는 곳마다 따라오더라구요 행정실 안까지 들어와서 막 헤집고 다녀서 제가 많이 혼났습니다...-_-; 계장님이 '여기는 학교야'라더군요 속으로 '학교가 뭐 어쨌다고 애들에게 교육자로써 모범을 보여야될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신분이 군인인지라 티는 못 냈음... 군인되면 다들 찌질해지는 듯 (매정한 인간들...칫...) 특수반 애들이 와서 같이 놀아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잠시후에 오더니 '선생님 강아지가 자꾸 선생님 찾으면서 울어요'라길래 체육관에 가서 퇴근 시간까지 기다리라고 데려다놓았죠. 퇴근시간은 됐는데 데려갈 생각을 하니 막막하더라구요 개를 끈도 없이 도로 다니는건 무척 위험하거든요... 하는 수 없이 스카치 테잎을 돌돌돌 말아서 한손에 쥐고 자전거를 탔죠 평소에 길어봐야 30분 걸리던 퇴근길이 이 녀석덕에 1시간 걸렸습니다. 자전거타면서 노란 스카치 테잎으로 개를 둘둘 말아서 끌고가는 모습... 보기 흔치 않을 겁니다 ㅎㅎㅎ 존나 쪽팔려요 ㅠㅠ 보는 애들마다 '어 개다!' '우와 크다' ㅋㅋ 어떤 아주머니는 왜 개를 테잎으로 묶어서 데리고 다니냐고 묻더군요 '유기견인데 제가 돌봐주려고 데리고 가는거에요'라고 하니 저보고 복받을 거랍니다 ㅋ 기분 좀 좋았음 ㅋ 집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들고가서 열라 빡빡 빨았습니다. 구정물 빼는데만 딱 두시간 걸렸네요 일단 씻기고 나니까 그 심하던 꼬랑내가 샴푸냄새인지 꼬랑내인지 모를 묘한 냄새가 되더군요...-_-; 그리고 씻기던 도중에 애 몸이 말이 아니란 걸 알았죠 일단 귀는 양쪽 다 잘려있고 귀가 무언가로 거의 막혀있었습니다. 구취가 심하고 이빨엔 치석이 잔뜩 끼고 붉은 색이 뒤덮고 있으며 발톱은 색소침착에 습진 전체적으로 피부병이 있고 그 머시기...불알 쪽 피부가 많이 안 좋은...-_-; 심지어 꼬리까지 잘린...다행히 중성화 수술은 안 되어 있더군요. 그나저나 물기만 제거한 상태다보니 사진상으로는 아까보다 더 심하네요 ㅋ 아래는 점차 말리던 도중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드라이기로 한시간 반 가량 말렸네요 총 세 시간 반 정도의 중노동에 허리가 후덜거렸습니다...ㅡ_ㅜ 근데 이 녀석 잘 생기지 않았나요? 특히 앞머리가 쏠린 채로 누운 모습은 어떤 외국배우가 생각나더군요. (눈도 크고 깊은게 저보다 잘 생겼네요 ㅅㅂ) 말리다 보니 점점 상태가 좋아집니다. 묘하게 구린 냄새도 거의 사라지더라구요. 요놈이 이제 집이 편안해 졌는지 제 침대까지 올라와서 눕습니다 ㅎㅎ 그래도 제 머리맡에 올라오거나 하진 않고 딱 제 발치까지만 올라오네요 역시 똑똑합니다. 이름도 지어줬어요 털도 많고 많이 빠져서 머털도사의 머털이 ㅋ 근데 원래 기르던 고양이가 엄청 경계하네요 원래 제가 문열고 들어오면 문 앞에서 절 맞아줍니다만 이 녀석이랑 함께 들어오니까 '끼야옹~!'하면서 제 방으로 도망가더라구요 그 뒤로 보기만 하면 막 하앍거리면서 1급 경계상태...-_-; 그래도 첫날은 이렇게 셋이서 함께 한 침대에서 잤습니다....만 일어나니까 거실 정수기에 한방 골프채에 한방 방바닥에 한방 오줌을 세 방이나 갈겨놨더군요... (고맙다 개숑키야...^_^+) 다음날은 데려온 개의 피부병이 옮아서 알러지가 생겨서 출근을 못하겠다하고 하루 종일 뛰어...아니 자전거 다녔습니다. 어쨋든 개고생 제가 자전거타면 항상 전속 질주하는 편인데 어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자전거를 4시간가량 탄거 같네요 엇그제 피곤했는지 늦게 일어났는데 밥먹고 1시쯤에 좀 멀리 있던 동물 병원에 갔는데 그제서야 이 녀석 종이 브라운 푸들이 아닌 코카란걸 알았죠. 일단 가장 문제되는 털부터 깎았습니다. 털이 너무 많이 빠져서 온 집안이 난장판이 되가는데 다음날 돌아올 가족을 생각하니 이러다가 저까지 쫓겨나게 생겼더라구요 덩치도 크고 털도 길어서 깍는데만 한 시간 가량 걸린다길래 필요한 물건들하고 날씨가 추우니까 이동 중 따뜻하게 해야할 물건들도 챙겨왔죠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를 4시간 가량 돌아다니면서 사료, 간식, 장난감, 미용관리용품, 애견필수품, 털밀었으니까 강아지 옷 등 50마넌 어치 질렀네요...-_- 사는 김에 원래 키우던 고양이 장난감이랑 간식도 사구요 ㅋ 하도 많이 사서 집까지 4번정도 왔다갔다...-_- 후... 추워서 콧물 질질 흘리면서 다시 병원갔는데 머털이 꼬라지가...ㅋ 아오 털 밀어버리니까 완전 못생겨진게 진짜 만화 속 머리빠진 머털도사 꼬라지인게 완전 웃기더군요 머털이? ㄴㄴ 무털이 ㅇㅋ! 일단 그 병원에서 4만원내고 치석제거하러 다른 병원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다 하지 왜 다른 곳에 갔냐구요? '치석제거하는데 얼마나 들죠?'하고 물어봤는데 늙은 원장님이 7만원이라는데 가격계산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네 제가 의심이 좀 많아요ㅋ) 안산 쥬쥬동물병원이란 곳에 가니 거긴 털미는데 2만에서 3만원 치석제거하는데 5만원이라고 하더군요 스케일링하는 동안 안전과 스트레스를 안받게 하기 위해서 마취주사를 놓았는데 이 녀석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한 10분 지나니까 요 덩어리가 약빨도는지 제 옆으로 오더니 계속 눕더군요 이쁜 여선생님이 직접 40분가량 깨끗이 해주시는 동안 다른 여직원분들께 이것저것 배웠죠. 참 애견용품엔 별게 다 있더군요. (가장 충격적인 아이템은... 고양이 환각제...!! 마,마약인가?!) 시간이 지나고 선생님이 다되었다고 부르시는데 유기견인데 이렇게 데려다가 키워주는거 착하다고 깍아주시고 귀치료도 공짜로 해주시고 세정제도 주셨어요 게다가 뭐 산것도 없는데 간식도 듬뿍...ㅋ 생각에도 없던 돈 많이 썼는데 되게 고맙더라구요 ㅠㅠ (안산 고잔동에 있는 쥬쥬동물병원입니다. 안산 사시는 분들 여기 가세요ㅋ) 마취되서 맛탱이 간 놈을 큰 가방에 넣고 오는데... 가방안에서 오줌크리...-_-+ 그래 마취되었으니까 조절이 안되었겠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자 일단 도착해서 바로 또 씻겼어요.... 근데 이놈이 고추가 고장났나 씻기고 나오자마자 거실 한가운데다가 오줌싸더니...^^+++ 그 위로 철퍽 ^^++++++++++ 또 다시 씼겼어요 ^^++++++++++++++++++ 하아... 뭐 이래저래 그 뒤로 집 정리하고 산 물건들 배치하다보니 또 5시간 가량 지났네요 털 완전히 밀고 마취 기운 남아있는 요 녀석 꼬라지입니다. 아주 늘어졌네요...-_-; 막 돌아왔을 때는 추운지 덜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감기걸리면 안되니까 전에 무더기로 산 손난로 다 터가지고 싸그리 비벼가지고 머털이 옷 속에다가 넣어줬네요 덕분에 글 거의 다 써가는 지금은 살만한지 떨지도 않고 이불 밖으로 나와서 자고 있습니다.ㅋ 이제 할일 끝~ ^^ 그건 그렇고 음... 참 추억이란게 무섭군요 이렇게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전 머털이한테서 작년에 죽은 금동이를 보았나봅니다. 하는짓하고 털색깔 비슷하다고 금동이 생각하면서 열심히 돌아다녔던거 같아요. 금동이도 원래 제가 키우던 개가 아니라 9개월 짜리를 어머니께서 얻어온 거거든요. 얻어온건 엄만데 만난지 첫날부터 제게 오더니 품에 안겨가지고 쌕쌕거리며 자더라구요. 제가 가는데마다 따라다니고 제가 앉으면 같이 옆에 와서 앉고 제가 안 보이면 찾으러다니고 제가 밥먹으면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고 제가 집나가면 돌아올때까지 문앞에서 기다리고 제가 잠자려고 누우면 제 곁에 눕는 것까지 머털이도 작년에 죽은 제 금동이와 똑같네요 녀석이 살아돌아온거 같습니다. 사실 금동이가 너무 좋고 그렇게 절 따를 개는 앞으로 없을거라고 생각해서 개는 이제 못 기르겠다 싶었는데 머털이가 금동이만큼 절 따르니까 금동이가 살아돌아온거 같아요. 금동이는 사고로 오래살지 못했지만 머털이는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금동이 죽을 때 제일 슬펐던게 맛있는거 많이 못 먹여준거랑 요 귀여운 녀석 나이든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저 만나서 그렇게 좋아라 하던 녀석인데 금방 가버리니까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머털이는 전 주인에게 버림받았지만 저랑 만나서 평생 행복하게 살다 이번엔 천수 누리고 나이먹어 죽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번하곤 달리 웃으면서 보낼 수 있을거 같아요 이제 잠 좀 자야겠네요 자고나면 또 오줌이나 닦아야겠죠? 그래도 가족이 늘어서 기분이 좋네요 요 밑에는 금동이 사진이에요. ㅎㅎ 그동안 금동이 기억에서 못 지우고 가끔 생각날때마다 막 금동이 이름넣어서 노래 부르고 울고 그랬는데 이제 보낼 수 있을거 같아요. 안녕 금동아 여러분도 잘 자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