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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된 투자상품 일단 ‘사지마!’
게시물ID : economy_33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4
조회수 : 83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29 20:12:27
[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22)

ELS라는 게 있다.

주식을 하는 분은 아실 테고, 안하는 분은 모를거다. 주식을 하는데도 모르시는 분은 다행이다. 계속 모르셔도 된다.

이거 대단히 복잡한 금융상품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려면 쉽지 않다. 아는 분이든 모르는 분이든, 결론은 한가지다. 이거 ‘도박’이다. 하지 마시라. 끝.

불곰이 결론을 내린 것처럼 시간이 없으시거나,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더 이상 읽지 마시기를 권한다.

그래도 알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 일단 ELS의 간단한 개념부터 알아보자.

ELS는 Equity Linked Securities의 약자다. 우리말로 ‘주가연계증권’ 정도로 해석된다. 주가의 변동과 수익을 연계시켜서 고객을 꼬시기 위해 만든 파생상품이다.

상품구조를 살펴보자.

가장 일반적인 ELS의 경우, 3년 정도의 기간을 정해놓고 두 종목을 투자자가 고르도록 한다. 그리고 3년 이내에 한 종목도 4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증권사는 3년 뒤 원금과 함께 은행이자보다 높은 8%가량의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내용이다.

얼핏 보면 근사한 상품이다. 하지만 문제는 선택한 두 종목 중에 한 종목이라도 주가가 40% 이상 빠졌을 때 생긴다. 이런 상황을 ‘낙인’(Knock-in) 즉, 원금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낙인구간’으로 주가가 떨어진 순간부터 증권사는 ELS 구매자에게 약속한 원금보장과 수익률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다.

만일 주가가 즉각 반등해서 ‘낙인구간’을 벗어난다고 해도, 구매자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없다. 증권사는 이미 모든 책임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구매자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모든 손실을 본인이 100% 뒤집어쓰게 된다.

이게 ELS의 기본 상품구조다. 어떠한가. 정이 ‘뚝’ 떨어질 것이다.

상품을 파는 증권회사는 장사를 해야 하니 위험을 강조할 필요가 없지만, 문제는 자칭 보수적인 투자자라 하는 사람들까지 ELS의 위험에 대해 잘 모르고 있거나 알더라도 지나치게 둔감하다는 사실이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롯데케미칼, 현대상선, OCI, 엔씨소프트, 동국제강, STX팬오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종목들이다. 공통점이 있다. 뭘까.

작년 이후 주가가 50%이상 떨어져 ELS 상품의 ‘낙인’을 기록한 종목들이다.

어떠한가. 세상에 믿을 종목 없다. 덕분에 수많은 ELS 구매자들이 쪽박을 찼다.

ELS의 도박성은 상품설계 곳곳에서 쉽게 발견된다.

1%차이 때문에 원금보장과 수익률을 날린다는 설정이 바로 그것이다.

주식시장에서 39%와 40%의 손실은 별반 차이가 없는 수치다. 하지만 ELS에서는 그렇지 않다. 하늘과 땅 차이다.

39%까지 손실이 유지되면 원금과 약속된 8% 혹은 이상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지만, ‘낙인구간’인 40% 손실에 접어들면 수익은 물론 투자자의 원금 40%까지도 사라진다. 1%의 차이 때문에 깡통이 되는 순간이다.

신문에 많이 나지 않을 뿐이지 이 때문에 증권가에는 ELS관련 주식집단소송이 연중 끊이지 않고 있다. ELS를 ‘주가연계증권’이 아닌 ‘소송연계증권’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소송연계증권. 이 얼마나 절묘한 표현인가. 그런가 하면, ELS는 또 다른 악명이 있다. ‘악마의 상품’이 바로 그것이다. 상품 조건의 비대칭성을 비꼬는 말이다. 모든 장사가 그렇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증권사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 이유는 상승은 한계가 있는데, 하락에는 한계가 없다. 즉,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수익률은 8%에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하락에는 한계가 없어 최악의 경우 한 개의 종목이라도 상장폐지가 되면 원금은 제로가 된다.

물론, 100% 원금을 보장하는 ELS도 있기는 하다.

원금보장형 ELS는 이를 테면 원금의 90%는 10%의 이자가 나오는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원금은 도박성 높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원금보장형 ELS는 사실상 채권에 가깝다. 채권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차라리 채권을 사시라.

불곰. 덩치에 걸맞지 않게 ‘쪼잔’하다. 신문광고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요즘 신문에 나오는 월지급 ELS라는 게 있다. 은퇴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노후를 위한 최적의 상품이라는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매달 이자를 지급한다고 한다. 인색한 은행보다 다소 높은 이자다. 얼마나 섹시한가. 또 얼마나 많은 은퇴예정자들이 저 광고에 현혹돼 귀한 목돈을 던져 넣고 있을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광고 어디에도 ‘낙인이 되면 원금을 전부 날려 쪽박을 찰 수 있다’는 말은 없다. 대신 복잡한 수익구조만 돋보기를 써야 보일 정도의 작은 글씨로 적혀 있을 뿐이다. 주가가 손실구간을 넘어서는 즉, ‘낙인’이 되는 순간 매일 받아왔던 이자까지 모두 토해내야 한다는 비극적 사실을 아는 구매자는 또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ELS 상품을 구매하시겠는가? 고개를 가로 저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하지만 지금도 시장에는 ‘묻지마 투자자’들이 ELS를 마치 정기예금이라도 되는 양 잘도 가입하고 있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인가. 불곰은 오늘도 남의 일에 땅이 꺼진다. 걱정이다. ‘go발뉴스’ 독자들에게 이르노니, 영어로 어렵게 된 제목의 상품은 일단 사지 마시라.

ELS가 대표적이다.

필자 ‘불곰’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해외 영업팀에서
근무했다.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마쳤으며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회사를 경영중이다. 2010년 올바른 주식투자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불곰주식연구소(www.bulgom.co.kr) 라는 간판을 걸고 주식투자 인터넷 강의를 시작,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불곰주식연구소에 걸려있는 그의 프로필이다. 

+ 증권TV 출연경험 전무 
+ 주식투자대회 참여한적 전혀 없음 
+ 주식을 조금 아는것 같음. 솔직하고 당당하다. 개성 강한 주식컬럼리스트다.

※ 외부기고는 ‘go발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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