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다이어리의 가식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전체공개, 일촌공개, 비공개로 나눌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하지만 조금 다르게 접근하면 어떨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人間]은 서로 소통을 한다. 소통에는 여러 도구가 필요하다. 이 도구는 온 몸으로서, 실제로 대면하여 발화시 수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 도움이란, 사람의 눈, 코, 입술, 피부색, 머리카락, 그날 입은 옷, 표정.. 이외에도 그날의 날씨, 대화하는 장소, 주변 사람들, 화자와 청자와의 관계 등 수십 가지를 상회한다. 한편, 싸이월드 또한 소통의 도구이다. 싸이월드에선 일촌이라는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화에 사용되는 모든 도구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모티콘이 발달했다. 그러나 이 이모티콘도 역시 도구라는 한계에 직면했다. 싸이월드는 몇 개의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오늘은... □' 이라든지, 홈피 제목이라든지, 대문에 넣을 수 있는 것들이라든지.. 혹은 '다이어리'라든지. 다이어리는 일기다. 일기는 전통적으로, 사람의 속을 일부 담아내는 역할을 했다. 그게 가상공간에 적용되더라도 의미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름 자체가 'Diary'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속마음 일부를 여기에 풀어놓는다. 다른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일부나마 추리해본다. 따라서, 다이어리 역시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다이어리가 지니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는 간접적인 접촉이라고 본다. 싸이월드에서 사람에게 말을 전달하는 방법은 '쪽지' '일촌평' '댓글' '방명록'이 있다. 위의 것들은 다 '상대방이 받는다.'는 의미가 더 크다. 그러나 '다이어리'는 상대방이 '나'한테 와서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접적이고, 동시에 '인상'같은,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주로 다이어리에 의미심장한 말을 써놓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험적 근거로 가정해보았을 때, 이런 류에 해당하는 것은 홈피 제목이나 배경음악, 스킨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이어리는 일기가 갖는 본래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남이 볼 수 있게 해놓음으로써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매체가 되었다.
결론 : 근데 싸이월드에는 가식이 판친다. 가식은 위의 결론을 단번에 무너뜨리는 강력한 무기다ㅡㅡ 따라서 내 주장에는 효용성이 그닥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