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서 서명운동하시는 분이 서명대에 태블릿pc를 놓고 세월호 관련 자료를 게시하시는데, "광화문 단식농성 18일차"라는 숫자 사진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광화문에서 농성 시작한 후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7월 14일에 아버님 다섯 분이 단식을 시작하셨는데 지금은 유민이 아버님만 남았습니다.
천막 뒤에서는 분수가 솟고, 아이들이 뛰놀고...
저 분수에 대해서 저녁 촛불 문화제 때 신부님이 발언을 하셨습니다. 가족분들이 본인들은 괴로우시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즐거움을 빼앗을 수는 없다고 결정하셔서 서울시에서 분수를 작동시키는 데 동의하셨다고...
희생된 아이들이 남긴 마지막 동영상을 방영하고 마지막 사진을 전시해놓은 곳에서 꼬마들이 물놀이하는 소리를 하루종일 들으시며 대체 어떤 마음이실지...
밤의 농성장은 더욱 쓸쓸합니다.
밤샘을 하며 이곳을 함께 지켜야 할 날이 곧 닥쳐올 것 같습니다.
가족분들도,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를 비롯한 다른 단체에 소속되신 분들도, 우리 서명지기들도, 광화문 농성장에서 오래 같이 지낸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새까맣게 타고, 바짝 마르고, 단단하고...
가족분들과 계속 같이 상주하시는 변호사님이 계십니다. 처음에는 깔끔한 와이셔츠에 잘 다린 정장 바지 차림이셨다가 갈수록 후줄근해져서 이제는 구겨진 셔츠에 쭈글쭈글해진 바지 차림으로 다니시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언제든 아버님들 곁을 지켜주시는 정말 멋진 변호사님.
벌써 날짜가 바뀌어 8월 첫날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08일째. 국회와 광화문 "별마중" 21일째, 단식농성 19일째.
가족분들과 끝까지,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매일 저녁 7시경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촛불이 열립니다.
함께 해 주세요. 광화문 광장에서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