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년차인 이 형은 흔히들 말 하는 조짬이다 보니 아직도 야간비행 지원 이나 야근을 안하는 날 보다 하는 날이 더 많답니다.
야간비행 때는 잔업도 없이, 비행이 끝날때 까지 한 없이 중대에서 대기하는 신세 랍니다.
야간비행 지원은 다들 퇴근하는 오후 5시부터 비행 시간마다 틀리긴 하겠지만, 대부분이 9시반에서 10시반 까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자격증 공부나, 독서, 티비시청 같은 여가생활(?) 비스므리 한것들도 많이 한다고는 하지만... 원체 겁도 없고, 세상 무서울것도 없는 이 형.
이 무더운 날씨엔 공포소설이 최고라고 생각하여 핸드폰에 공포소설을 넣고
(간부들은 핸드폰 들고 다니는거..다들 아시죠?)
불 다 꺼지고, 아무도 없는 작업장 에서 혼자 드러누워서 공포소설만 하염없이 보면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야간비행 지원은 간부 두명, 병사 두명 총 4명이서 한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중대 사무실 에서 대기하고, 이 형만 작업장 에서 있었다네요.
군부대 안에서, 그것도 불꺼진 작업장엔 혼자 있기도 오싹한데 핸드폰 불빛 하나만에 의지하고, 아무렇지 않게 드러누워서 공포소설 보는걸 즐겨 한다니...
이때 이 형의 깡이 어느정도 인지 알것 같습니다.)
6월 중순부터 한달가량을 그렇게 살았는데 그러던 어느날..
여느날과 같이 작업장 에서 널부러져 선풍기 하나 돌린채 공포소설을 보고 있었던 형은 뭔가가 이상함을 느꼈답니다.
잘 돌아가고 있던 선풍기가 갑자기 뚝! 하고 멈춘것이지요.
하지만 정전인가? 싶어서 누운채로 사무실 쪽을 쳐다 봤더니 그 쪽은 희미한 불빛이 보이고...
덥긴 했지만 귀찮아서 그냥 계속 보던 소설을 보던 형은 문득 오싹함을 느꼈답니다.
그 형이 누운 곳은 보통 작업대라 불리는 좀 커다랗고, 작업시엔 공구며 자잘한 엔진부속 같은걸 올려 놓을수 있는 곳 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보통 사람의 허리 정도에 오는 높이이고, 그 뒤쪽 벽에 붙여놓은 일하다가 쉬라는 뜻의 검정색에 팔걸이 달린 보통 사람 3명 정도가 앉을수 있는 넓이의 작업대 보단 당연히 낮아서 그 곳에 누워 있으면 작업대에 가려져 지나가는 사람은 누워 있는 사람을 못봐서 평소에 형이 자주 드러눕는곳 이랍니다.
아무튼 그 형이 오싹함을 느낀 이유는...
쇼파에 작업대 쪽으로 몸을 옆으로 하고, 핸드폰을 보고 있던 형이 문득 오싹함을 느껴서 본 것은...
작업대 아래에 있는 사람의 발...
여느 군인들이 다 그렇듯이 전투화를 신고 있는 발이었는데...
처음엔 하도 안보여서 병사가 찾으로 왔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머리에 벼락이 친것 같았답니다.
자신이 있는 곳은 쇼파이고, 그 앞엔 작업대이고... 그 작업대 바로 아래에 전투화와 전투복 발목까지 보인다라...
작업대는 앞에서 말씀 드린대로 사람 허리 높이 까지 인데...왜 허벅지도 안보이고, 발목만 보일까...
슬며시 고개를 들어 작업대 위쪽을 본 형은 놀랬답니다.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허공.
다시 고개를 내려 보니,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여야 정상 이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전투복과 전투화.
그리고 분명히 누운가가 있는것 같은 오싹하고, 침묵적인 공기...
그렇게 형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불가사의 한 경험을 했고, 처음으로 비명을 질러 봤답니다.
세상에 귀신은 없어-, 세상의 모든 공포영화, 소설 기타 등등은 다 허구일 뿐이야.
라고 자신만만 하게 살아오던 형은 안타깝게도 이게 기가 허해져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답니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공포소설 특유의 오싹함을 즐기며 재밌네, 재밌어 라고 좋아했지만, 작업장 에서의 일은 시작에 불과했답니다.
그 뒤로부터 몇일 뒤.
그 날은 야간비행을 지원하고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룰루- 퇴근이다♬ (공군 부대는 기지가 워낙 넓어 차 아니면 자전거는 필수라고 합니다.)
를 외치며 좋아라 가던 형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 갈때마다 양 싸이드에 있는 나무들.
즉, 가로수 같은 길 사이를 자전거로 내려가고 있었는데 그때 휙- 지나가는 허연액체 인지, 물체인지를 목격하고 놀래서 자전거 에서 넘어졌다고 합니다.
그때 시간 오후 11시 반이 넘긴 시간 이다 보니 비행지원도 끝나고, 사무실 정리를 하고 내려온 형이다보니 가로등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는 정막한 길을 홀로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뭐. 뭐지?"
하며 아까 무언가가 보인 곳을 갈까말까 고민 하던 형은
"해병대만 귀신잡냐? 공군도 잡는다!"
라는 말만 중얼 거리며 그곳을 다시 갔고, 그 곳에는 저번처럼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오싹 하지만 아무것도 없으니 안심한 형은 다시
"몸이 허한가벼. 보신탕이나 먹어야 하나?"
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다시 숙소로 갔지만 자꾸만 누군가가 뒤에서 쫓아오는 느낌과, 이상하게 등이 무거운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숙소앞에 도착한 형은 자전거를 주차(?) 하고, 4층인 독신자 숙소를 힘없이 터덜터덜 올라가는데...
그때 시간이 12시 조금 안된 시간.
A동, B동, C동...E동 까지 있는 그 건물들과 많은 호실들 중 불빛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고 합니다.
자꾸 무서움을 느끼는 형은
"나가면 보신탕 꼭 먹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애써 털쳐 버리고 힘없이 4층인 숙소를 향해 터덜터덜 올라가는데...
이번엔 아예 뒤로 넘어가, 계단에서 굴렀다고 합니다.
이유는...
막 2층 정도를 지나 올라가고 있을때...
계단 모서리와, 계단 모서리 사이에서 허연 팔 같은것이 허우적 거리며 자신의 다리를 잡으려고 하는걸 직접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으아아아아악-
하면서 계단에서 굴러 정신없이 아무곳이나 도망쳐야 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렸을때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막더랍니다.
눈 앞엔 아무것도 없는데, 몸은 나아가질 않으니...미칠것 같은 형은 거의 발악을 하면서
"놔, 놔, 놔"
만 외치고 있었는데...
"야, 너 왜 그래?"
라는 차분한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답니다.
자신의 몸을 막는것은 다름 아닌, 같은 호실을 쓰는 자신보다 1년 고참이 였고, 그 고참은 헌병 특기로 이번주는 야간조 인데
(헌병 특기는 야간조, 주간조로 나누어서 근무를 한다고 하네요.)
순찰 돌다가 미친듯이 뛰고 있는 형을 발견하고 정문을 넘어 갈까봐 온몸으로 막았다고 합니다.
숙소에서 정문까지는 아무리 빨리 뛰어도 20분 거리.
허탈해진 형은 어찌저찌 하여 숙소로 돌아가 씻지도 못하고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그 날부터 였답니다.
한달동안 빠짐없이 시작된 가위가...
어느 날은 천장에서 여자가 피를 뚝뚝 흘리며 자신의 가슴부위에 피를 떨어트리지만 눈도 못감고 '그것' 을 쳐다보아야 하고, 어느 날은 목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아저씨가 저음으로 킬킬킬 거리며 바둥거려봐, 벌레야 벌레야 벌레야-
어느 날은 눈 부위는 파여져 있고, 코와 입은 뭉그러져 있고, 얼굴 전체는 썩어 있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도 안가는 알수없는 무엇이 자신의 몸을 비비적 거리며, 기어다니고...
그렇게 밤마다 차라리 비명 이라도 지르고 싶은데 움직이지도 못하고, 소리도 지르지 못한채 하루하루를 보냅답니다.
아무에게도 미친놈 취급 받을까봐 말도 못하고 보내던 나날들 중.
여느날과 같이 야간비행을 지원하고 늦게 퇴근한 형은 숙소로 터덜터덜 들어와 놀라운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그것은... 자신의 침대에 흝어져 있는 기다란 여자 머리카락. 처음엔 같은방을 쓰는 고참이
"또 여자친구 데려 왔구만."
하면서 짜증을 내며 고참한테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여보세요?"
"아, 이하사님. 저 지금 숙소인데 말입니다. 혹시 여자친구 데려 오셨었습니까?"
"아닌데. 왜?"
"에이~ 왜 그러십니까?"
가끔 여자친구 데려와 놓고도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는 고참 이었기에 그 형은 또 구라치는 구만. 하면서 따졌답니다.
"아니라니까 임마. 나 어제부터 휴가라고 했잖아. 기억 안나냐? 나 그제 밤에 나갔잖아. 니가 올때 선물사오래매."
"...................."
이제 형은 오싹함도, 무서움도 아닌... 머리가 새하애 지는걸 느꼈답니다.
그 이유는...
그제 저녁에 나갔다는 고참의 말 때문이지요.
어제 저녁.
어제는 야간비행이 없지만 매번 가위에 눌리던 형은 오후 5시가 땡 하자마자 퇴근하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쓰러질듯이 잠이 들었습니다.
불도 채 안끄고...
그리고 얼마나 잤을까?
시간도 모르지만 자는도중 누군가가 문을 끼이이익- 하고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한참 예민해진 형은 벌떡 일어나 문을 쳐다봤고, 막 들어오던 전투복 입은 고참을 보고 다시 쓰러져 잠이 들었답니다.
그러고 보면...
그 날은 오랜만에 가위에 눌리지 않고, 평온하게 잘수 있었던 날이었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가위보다 그 날이 제일 두려웠다고 하네요.
그리고 형의 침대위에 흝날리는 기다란 머리카락.
과연 형의 침대에선 누가 누웠었다는걸까요?
호실문도 항상 잠그고 다니는데...
그렇게 나날이 피폐해 지고, 정서불안과, 수면부족과 살이 빠짝빠짝 말라 신경이 예민해서 부대사람들과 사이가 삐걱삐걱 해져 같은 중대 중사분과 술을 먹다가
"무슨 일인지 속 시원히 털어놔봐. 알아야 도와주지."
라는 중사분의 말씀에 에라 모르겠다~
라며 그 동안의 일을 다 줄줄이 말을 했고, 진지하게 얘기를 듣던 중사분은
"자기암시 라고 아냐?"
라는 듣.보.잡의 말씀을 하셨답니다.
아니, 가위랑 귀신얘기에 왠 자기암시?
라는 말은 차마 못하고 눈빛으로만 얘기하던 형을 보던 중사분은
"그 동안 공포소설이나 영화, 같은 거 많이 봤다며. 무의식 적으로 그 얘기들은 한낱 허구로만 생각한게 아니라 정말 존재한다. 라는 자기암시가 된게 아닐까? 그러다 보니 스스로 환각 작용을 만들어서 그런것들이 니 머릿속 에서 나타난거고...
편하게 생각해. 세상에 그런건 없고, 너에게 해를 끼칠수 없어."
라고 말씀을 하셨답니다.
그렇게 어느정도 중사님 말씀에 동의하고 편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자던 형은...
중얼중얼중얼중얼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답니다.
눈 앞엔...
자신의 배에 올라타 머리는 산발이 되고, 사지가 절단되어 온몸이 피 칠갑이 된 여자가 중얼중얼중얼 거리는 소리였답니다.
차라리 기절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는 형은
'저건 나에게 해를 끼칠수 없어, 이건 내가 만들어 낸 환각이야. 환각이야. 환각이야."
라는 말만 속으로 되세겼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중얼 거리는 소리가 무언인지를 알게 되었을때...
형은 차라리 기절해서 다행이야-
라는 생각을 하며, 기절을 했답니다.
그 중얼 거리는 소리는...
"내가 환각이라 생각해? 내가 환각이라 생각해? 내가 환각이라 생각해?"
라는 반복되는 말 이었답니다.
그렇게 악몽의 한달이 지나고, 도저히 숙소에서는 못자겠던 형은 휴가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그리고 어머님께 거의 끌려가다 시피 하여 태어나 처음으로 무당 집에 가게 된 형. (원래 어머님들은 점 보시는걸 좋아 하시나 봐요? 우리 엄마도 그러던데...)
색색의 이상한 불상 같은 것과, 씨뻘겋게 칠한 입술의 무당이 무슨 고양이가 화난것 같은 눈매를 치켜뜨더니 접시 깨질것 같은 찢겨진 목소리로 악을 악을 쓰면서 형에게 팥을 왕창 던지더랍니다.
"어디서 이상한 것들을 주렁주렁 달고 들어왔어! 여기가 어딘지 알고 들어오는거야!!! 나가, 나가, 당장나가!!!"
놀란 형은 자신보고 나가라는 줄 알고 엉겹결에 나가려 했더니 무당이
"자넨 앉게나!!! 대체 무슨짓을 하고 다니는게야?"
라며 다시 앉히더랍니다.
태어나 24년 동안 '무슨 짓' 이라고 할만 한 일은
'어릴때 어머님 지갑에서 천원짜리 몰래 꺼내다가 개패듯이 맞은 일, 동생 과자 뺏어 먹은일,
고등학교 때 호기심에 담배 펴보다 걸려서 아버지 한테 손모가지 짤릴뻔한 일,
철없는 나이에 야동 본 일(아직도 못끊은 걸로 아는데...;;), 대학생때 학교 땡땡이 치고
당구장 간 일 등등' 으로 나름 죄 안짓고 평범하게 큰 자신이 뭘 잘못했나? 라며 겁에 질렸답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무당에게 그동안의 괴상한 일들을 다 말했고, 무당은 혀를 쯧쯧 차며
"이런 한심한 사람을 봤나. 사람에게는 생명령 이라는게 있어.
이게 약해지면 흔히들 기가 허하다 하는것 이고, 이게 없으면 죽은사람 즉, 귀신이 되는거지.
그러다 보니 그 생명령이 조금 이라도 약해지면 귀신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어떻게들 그 몸을 자신이 차지하려 든다네. 그 몸이 탐나서 온갖 장난질을 치고, 혼이 나가게 한다는거지. 근데 자네 정말 그것밖엔 없나?"
그것밖에 없냐는 무당의 질문에 아무리 생각을 해도 자신이 그런 공포류를 즐긴것 밖엔 죄가 없던 형은 없다고 했고, 그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를 나중에 후회하게 되었답니다.
"부적 이라도 써야 할까요?"
라는 형의 어머님 말씀에 무당은 고개를 도리도리 지으며
"그렇게 까지 할건 없고, 이거나 가져가게나."
라는 노란색 동전지갑 처럼 동그란 것을 열어보니...
그 안엔 다름아닌...
"파..팥?"
이 있었답니다 -_-;;
당황한 형도, 어머님도... 태연한 무당을 쳐다보니
"그냥 귀신들의 장난이야. 당분간, 아니 평생 그런 공포류를 쳐다보지도 말고, 장난질이 없어질때 까지 이거나 들고 다니게. 부족한 기가 채워지고 나면 귀신들은 얼씬도 못할꺼야."
그렇게 집으로 돌아 온 형은 항상 촌스런 노란색 동전지갑을 들고 다니게 되었고, 몇일간은 평온하게 지내었답니다.
휴가가 끝나고 부대에 돌아온 형은 그 날 저녁 다시 가위에 눌리게 되었습니다.
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
역시나 듣기싫은 여자의 중얼 거림.
뜨기 싫은 눈은 야속하게도 저절도 떠지고, 익숙해질법도 한데...
자신의 배 위에 올라탄 머리카락은 부분부분 잘라져, 헝클어지고 뭉쳐진 머리를 산발을 하고, 사지는 절단이 되어 온통 피칠갑에, 도려진 입술과, 부러진 이빨... 퀭한 눈동자로 자신을 비웃고 있는 여자가 또 다시 중얼 거리는 소리 였답니다.
"재밌지? 재밌지? 재밌지? 나도 재밌어. 나와 함께 즐겁게 놀자."
라는 알수없는 의미들만 반복적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답니다.
또 다시 시작된 가위들...
그렇게 모든것을 포기하고 자살충동 마져 느끼기 시작할 무렵.
형은 유서라도 쓸 마음으로 한동안 쳐다도 안보던 노트북을 켰답니다.
(모든 공포소설과 영화, 사진들이 이 노트북 안에 저장되어 있으니깐, 당연하겠죠?)
그 동안은 재미있어 모아놨던 것들을 덜덜덜 떨면서 다 삭제 하던 중...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었답니다.
그것은 바로....
언제 봤던 건지도 기억이 안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온갖 공포카페에서 퍼왔던 사진들 중...
한가지.
끔찍함을 즐기는 변태들 중 한명이 퍼 왔던 일명 고어물 이라는 종류의 사진.
그 사진 중에 바로...
'재밌지? 재밌지? 재밌지? 나도 재밌어. 나와 함께 즐겁게 놀자.'
라며 사지가 절단 된 그 여자.
그 여자가 바로 사진폴더에 퀭한 눈동자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절규를 하다가, 덜덜덜 떨리다 못해 손에 모터라도 단 것 같은 손가락 으로 삭제버튼을 누르고 하드 디스크의 데이터 까지 몽땅 삭제하고, 한달음에 그 무당집을 찾아갔답니다.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른채 삿대질을 하며 무당에게 따지자 그 무당이 하는 말은...
"그날 자네 뒤에 왠 여자가 쏘아보고 있길래 그것밖에 없냐고 했더니만... 역시나 그랬구만. 지금은 없으니 괜찮을꺼야. 그래도 모르니 부적하나 써주겠네."
라는 태평한 말로 부적하나 써주고 형을 내쫓았답니다.
그렇게 비틀 거리며 알콜이 절실히 필요한 형은 저에게 연락을 하였고, 이 믿지못할
- 그러나 어느정도는 믿음이 가는 이야기를 저에게 해주었답니다.
그 동안 형을 괴롭혔던건 정말 살해당해 사진을 찍히고, 우연히 그 사진을 재미로 본 형을 저주한 여자였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그런 종류를 즐기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런것들은 있다고 믿게 된 형의 환각 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