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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여친 <못다한이야기2> -문자-
게시물ID : humorbest_3358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배찌Ω
추천 : 29
조회수 : 2475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3/01 01:23: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3/01 00:40:50
눈을 떴습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속이 울렁 거립니다

반가운 마음에 과음을 했나 봅니다 

아픈 머리를 감싸쥐고 어제 일을 하나하나 되 짚어보았습니다  

누나와 우연히 만나서 술을 마셨고

누나가 취해서 그녀가 데리러 오고...

날 데려다주고...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으~~~~~~~~악

부끄러워 침대에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들어 당장 동사무소에 달려가 장애인 등록증을 신청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혼자 있는 방인데 낯이 붉어 지고 누군가 지켜 보는 거 같아 이불속으로 숨었습니다

하지만 심장은 두근거렸습니다 

단지 어제의 기억을 더듬었을 뿐인데

심장이 빠르게 요동칩니다

미묘한 감정에 사로 잡힙니다 

그녀의 미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잘잤냐’는 문자롤 보내보고 싶었습니다 

번호를 모릅니다 

결국 누나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무턱대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물어봤다간 내 마음을 들킬 건 뻔했습니다

시나리오를 짭니다

“누나 속은 괜찮아??”

“아니 죽을 거 같아...어제 나 때문에 고생했다며??”

“아니 뭘 나보다 누나 동생이 더 고생했지 나까지 데려다주고...”

“아 그랬구나...”

“어제 나 집까지 데려다 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네...전화번호 좀 알려줘..

인사좀 하게“

“응 그래 010-XXX-XXXX야 해장 잘하고 담에 또 봐”

“응 안녕~”

완벽 합니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내 맘을 숨긴 채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연락 할 수 있습니다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장이 없습니다

10분 30분 한시간을 기다려봐도 답장이 없습니다

수차례 핸드폰을 열어 전송이 제대로 되었나 확인해 보았지만 잘못된건 

없었습니다

집전화로 전화를 해 봅니다 컬러링이 나오자 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기는 꺼져있지 않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숨겨놨던 최후의 방법을 쓰리라 마음 먹습니다

문자를 잘못 보낸 것처럼 또 보내는 겁니다

정말 유치합니다

사랑에 빠지면 유치해 진다더니 제가 딱 그 꼴입니다

띵동

그때 문자가 왔습니다

치킨배달원의 벨소리 이후로 이렇게 반가운 소리는 들어본 적 없었습니다

전화기를 열고 빛의 속도로 액정을 확인합니다

모르는 번호입니다

짜증이 쓰나미 처럼 밀려왔습니다

내용을 확인 하는둥 마는둥 핸드폰을 덮습니다

“속은 괜찮아??”

‘아 누군데 이럴 때 짜증나게 문자 질이야...

속은 괜찮냐니...속은 괜찮냐고??

뭔데 누군데 내속을

응!! 내속..  속!!‘

황급히 핸드폰을 들어 문자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속은 괜찮아??” 

누가 봐도 그녀였습니다 

어떻게 제 번호를 알았을까요

그녀도 저처럼 제가 보고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시나리오를 짜서

누나에게 물어봤을까요

온갖 행복한 상상에 기분은 한껏 들뜹니다

방금 전까지 지끈거리던 두통은 말끔히 사라지고

속은 해장국 한그릇을 거뜬히 먹은것처럼 든든해졌습니다

이게 사랑의 힘인가 봅니다 

하지만 표출해서는 안됩니다

기다리지 않은 척 당당한 나를 연기해야 합니다

“누구세요?”

모르는 척 문자를 보냈습니다

“ㅋㅋ알면서 왜이래 속은 괜찮냐고”

속마음을 들킨거 같아 얼굴이 달아 오릅니다

역시 대단한 그녀입니다

문자로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 받았고

결국 며칠 뒤 술 약속을 잡았습니다

한껏 뜰 뜬 마음 구석에 걱정이 피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남자친구가 있으면 어떡하지??’

기대반 두려움 반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p.s 갈길이 멀어 빠른 전개를 해야 하지만

이때의 감정과 떨림은 정말 말로표현할 수 없었기에 자세히 묘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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