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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과 종교
게시물ID : phil_3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빨래통
추천 : 0
조회수 : 59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8/14 19:52:02

 이전의 나는 '세상은 반드시 이래야만 하고, 언젠간 좋아질 것이다'라는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정치에 눈을 뜨고, 세상의 여러 모순들을 보고 분노하던 때, 당에 가입하여 여러 정치 활동에도 나서고 이후 독서 모임도 만들어서 세상을 좋게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해보았다. 아마 이게 불과 1년 전 쯤의 이야기 일것이다. 1년간 참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다지 좋은 추억이라고 만은 할 수는 없지만 꽤 많은 기억들을 남겼다.

 그리고 흥미를 점점 상실하고 현재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 이말이 무슨 말이냐면, 언제나 세상은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해왔고, 온갖 부조리나 문제점도 그 세상의 본 모습이며, 이상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이상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문제점을 보고 분노하여 '이건 이래선 안돼,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이렇지 않아야 해!'라는 것은 마치 신을 믿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실제로 없는 것을 반드시 어딘가에 있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세상은 신이 만든게 아니라고 난 분명 굳게 믿고 있다. 그런 신념하에서 이 세상을 읽는다면, 지금의 이 세상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은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당위성이나 이성이나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해도 분명히 여기 새파랗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행위를 하는 사람들, 특히 진보진영의 사람들은 분명 종교적인데가 있다. 언젠간 좋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고 나는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 흡사 심판의 날을 기다리는 종교인 같지 않은가. 그런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나에게 요구되는 것들에 난 지쳤던 걸까. 그래서 처음과는 다르게 이제 진보진영 사람들은 좀 피하고 싶다. 아직 탈당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이번 통진당 사태를 보면서 탈당도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이제 새누리당을 지지하느냐 하면 그건 미친 소리임에 분명하다. 분명 새누리당 같은 인간들은 악당에 가깝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충실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적 활동은 꽤 열심해 했던 나로서는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 분명 자신의 신념과 신체, 시간과 노력을 쏟는 그들에게 우리는 감사해야한다. 그들마저 없다면 세상은 정말 사람답지 않게 되어버릴 것이다. 마지막 남은 최후의 보루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들과는 거리를 두고 싶다. 작별은 아니지만 그다지 가까이 두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언젠가 그들이 승리하는 날이 오는 것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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