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걍 스크랩
게시물ID : freeboard_614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면쓴날개
추천 : 0
조회수 : 8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8/15 09:04:19

1. 김애란

 

김애란.jpg

 

 

사진은 사진빨. 다른 사진보면 못생겼음.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작가. 현재 한국문학의 유망주라고 보면 된다. 80년생인가 그런데 나이도 젊고, 상도 많이 타고, 무엇보다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가.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문단에서 평은 갈렸지만, 책은 엄청 많이 팔렸다. 사서 읽어봤는데, 뭐 재밌긴 하더라. 단편만큼 잘 쓰진 못 했지만.

 

김애란 책은 얼마 전에 나온 신작 빼고는 다 사서 읽었다. 일상에서의 공감을 잘 캐치하고, 문장도 재치 있고, 독자 스펙트럼이 넓은 작가야. 책 안 좋아하는 게이들도 분명히 좋아할 거야.

 

 

 

 

 

 사내는 그녀를 안고 입 맞춘 뒤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못 견디게 사랑한다는 말이 하고 싶어졌다. 마음은 사내에게 속삭였다. '지금이야, 지금이어야만 하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그런 순간 있잖아.' 사내는 중요한 말을 하듯, 그리고 그 마음을 똑똑히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듯 힘주어 말했다.

 "사랑해."

 그녀가 한 손으로 사내의 얼굴을 만졌다. 사내는 기대에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이윽고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며 마음의 답장이 전해지려는 순간, 창밖으로 한 떼의 아이들이 지나가는 기척과 함께 누군가 소리치는 게 들려왔다.

 "씹탱아! 그게 아니잖아! 저 새낀 항상 저래."

 방 안의 공기는 외계의 소음에 찢겨 초라하게 쪼그라들었다. 사내는 야한 농담을 했는데 아무도 웃어주지 않았을 때처럼 죽고 싶어졌다. 사내는 소심하게 그녀의 거웃을 만지작거리며 '아, 그 새낀 항상 그러는구나' 생각했다. '진짜 나쁜 새끼네' 하고.

 -김애란, <침이 고인다>, 86p

 

 

 

 

 

2. 김연수

 

김연수.jpg

 

 

 

 

명실상부 한국 문학의 현역 에이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국의 메이저 문학상이란 문학상은 다 휩쓴 미친놈이다.

 

나이도 젊은 편이고(한국 순수-문단 문학 기준으로 봤을 때. 거기선 40대도 젊은 작가 소리 들음)

 

인문학에 대한 내공이 장난 아닌 작가임.

 

 

<굳빠이, 이상>이나 <밤은 노래한다>처럼 장편은 책 잘 안 읽은 게이들이 읽기엔 가독성이 좀 떨어질 거야.

 

나도 개인적으로 김연수는 장편보단 단편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어디까지 내 주관적인 생각이고. 물론 장편도 시발 잘 씀.

 

 

 

 뭔가를 예감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다음날 등산을 하기 위해 배낭을 꾸린 뒤 부푼 기대에 가득 차 올려다보는 창밖의 달무리. 두 시간이나 기다려서 들어왔건만 똥이 마려운 것인지 굳은 표정으로 앉아서 내게는 아무런 질문도 던지지 않는 면접관, 밤을 새워가며 일주일 만에 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과제를 모두 끝마친 뒤 제일 먼저 도착해 잠시 책상에 엎드린다는 게 한 시간이나 자고 나서 깨어나 바라보게 되는 텅 빈 강의실. 둥근 달무리나 똥 마려운 얼굴, 혹은 어느덧 지나가버린 한 시간을 통해 우리는 인생이란 불가사의한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비록 형편없는 기억력 탓에 중간중간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빠진 것처럼 보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인생은 서로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 장치와 같으니까. 모든 일에는 흔적이 남게 마련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최초의 톱니바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 김연수 단편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 63p

 

 

 

만연체인데도 시1발 유려한 문장이지 않냐? 저게 도입부다.

 

 

어쨌든 책 좋아하는 게이들은 꼭 읽어보길.

 

 

 

 

3. 김중혁

 

김중혁.jpg

 

 

 

 

 

내가 이 작가 글 처음 읽은 건 데뷔작 <펭귄뉴스>였는데, 당시에 읽었을 땐 혁명이었다. 그 단편집에 실린 모든 글들이 그랬음. 존나 재기발랄하고 재치 있고 가독성도 존나 뛰어나고, 일단 존나 재밌어. 웃긴 부분도 많고.

 

SF도 시도해본 적 있고, 여러모로 젊은 세대와 잘 어울리는 작가야. 일단 글이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큼 재밌게 잘 씀.

 

이 사람 책은 집에 없어서 뭐 어느 부분 발췌를 못 하겠네. 어쨌든 엄청 재밌음. 책 안 읽는 게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으니까 읽엉. 두 번 읽엉.

 

 

 

 

4.  정미경

정미경.jpg

 

 

 

 

 

 이상문학상 받은 적이 있는 아줌마 작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현역 작가들 중에 문장을 가장 잘 쓰는 작가. 진입 벽이 좀 있긴 하다. 그래도 김연수만큼은 아냐. 책 별로 안 좋아해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야.

 

 대중적으로도 마음 먹으면 잘 쓰는 편이고, 또 각 잡고 쓰면 시1발 예술적으로도 잘 쓰는 대단한 아줌마임. 근데 최근작은 좀 별로였엉 ㅋ

 

 

 사랑한다 해서,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다시는 나누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며 뜨겁게 엉긴다 해서, 그 사람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두려움과 고뇌의 무게까지 같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정미경, 장밋빛 인생. 책을 고향집에 두고 와서 이건 인터넷에서 발췌.

 

 

 

 

 

5. 김경욱

 

 

 

김경욱.jpg

 

 

 

앞서 소개한 김연수랑은 친한 작가. 연배도 비슷하고. 동갑인가? 여튼 비슷한 또래임. 등단 시기도 비슷함.

 

김연수가 워낙 날고 기는 괴물이라 좀 묻히는 감도 있지만, 김경욱도 김연수 못지 않게 훌륭한 작가임. 이상문학상 빼곤 메이저 문학상도 많이 탔음. 뭐 문학상이 작품을 척도하는 기준은 아니지만, 어쨌든.

 

얼굴은 글 쓰는 사람 중에선 드물게 잘 생겼다. 근데 요즘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역변태중임...

 

20대 청춘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많이 썼어. 젊은 작가 특유의 감성이 잘 묻어나오는 글도 잘 쓰고.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라. 이 사람 책도 고향에 두고 와서 발췌는 못 하겠다. 어쨌든 재밌으니 꼭 보셈.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