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랑한다, 보고싶다고 말해요.
그 와 동시에 자꾸만 그 때 일들을 가지고 여자친구에게 왜 그랬냐 물어요.
언젠가 나아질 거라고, 이게 내가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말해도 여자친구는 예전일 생각해서 오빠한테 좋을 것이 없다.
그리고 자기도 더 이상 그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서 괴로워해요.
여자친구가 잘못을 뉘우치고 저한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느껴져도
저는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마음과 그 때 일들을 부정하고, 용납할 수 없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여자친구에게 다시 만자고 했을 때 말했던 앞으로 너와 있을 모든 일들이 그 일로 귀결될 것이다.
라고 독하게 말했던 것이 오히려 제 마음을 난도질 하고 있어요.
사실 어제도 새벽에 불쑥 그 일이 생각나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왜 그랬냐 물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 잘 만나고 싶어요.
여자친구도 저한테 미안해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럼에도 이 글을 적는 건 안좋은 생각이 드는 걸 멈출 수가 없어서에요.
왜 다시 만나자고 했음에도 그 일들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건지
무엇을 위해서 그러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가 없어요.
아마 두렵고, 계속해서 의심하기 때문이겠죠. 언젠간 나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이 힘들어서 그런게 아닐까 해요.
그래서 적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제가 너무 혼란스러워 좁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또 이런 마음을 마음편히 말할 곳이 없어서.
여자친구와 저 둘 다 20대 중반입니다. 3살 정도 차이가 나구요.
만난 지는 1년 정도 됐습니다. 여자친구에 대해서 정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에요.
처음 바람핀 걸 어떻게 알았냐면,
여자친구가 전남자친구를 제 카톡에서 차단한 걸로 알게되었어요.
어느 날 차단 목록을 보았는데, 제 여자친구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 놓은 사람이 있더라구요.
여자친구한테 누군지 아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해서 제가 직접 그 사람한테 물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를 아냐고, 그랬더니 전 남자친구인데, 자기가 너무 좋아해서 그랬다. 뭐 이런식으로 답변이 오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차단 목록에 있다는 게 좀 의아하긴 했지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안가 여자친구와 같이 있을 때 다시 연락이 와서 얘길 하더군요. 사실 여자친구를 만나서 잤다고.
프사도 여자친구가 하라고 해서 그랬다고. 약 1주일 정도 여자친구와 카톡한 내용을 보내주더 군요.
그걸 보는데 눈이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미친 사람은 저 혼자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알게된 정황은.
전남자친구는 여자친구와 만날 때 바람을 펴서 제작년 쯤에 헤어진 사이입니다.
근데 그 이후로 전남친이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다시 만나달라고 연락이 왔더군요.
카톡 차단도 했는데, 아이디를 다시 만들어서 할 정도로 연락할 정도로.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만나서 얘기를 했답니다.
지금 남자친구 있고, 너를 받아줄 생각이 없다고.
그럼에도 잡는 전남친을 보면서 신기했다고, 그리고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남자친구 있는 자기에게 연락하면서,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마음을 줄 듯 안줄 듯하면서, 짜증내고 싸우고 힘들게 하고 싶었다고.
그리고 전남친도 자기가 그러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4번 정도를 걸쳐 전남친을 만났고, 그 중에 한 번은 전남친을 집으로 들였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고, 조용히 얘기할 공간이 필요했다고.
전남친이 자려고 하는 걸 막았다고는 하는데, 사실 저는 전남친을 집으로 들였다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어요.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몇 번이고 전남친과 싸우고, 그만하자고 하던 중 전남친이 제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그 즈음에 발신자제한으로 전화도 왔었구요.
여자친구는 제가 이 사실을 알게될까봐 두려웠다고 하더군요.
제 번호를 알고 난 뒤에 여자친구는 제 폰에서 전남친을 친추한 다음에 차단을 하고 전남친에게
그만 만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그 후에 저랑 여자친구랑 싸우고 나서 같이 있던 모텔에서 나와 전남친을 만나 잤더군요.
왜 나한테 돌아올 생각하지 않았냐 왜 걔를 불렀냐 물어보니.
저한테 돌아와도 무슨 얘길해야할지 몰랐고 저한테 너무 화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남친을 부른 건 혼자 있고 싶지 않아서래요.
왜 하필 전남친이냐 물었더니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고 잤던 건 너무 술기운이 올라 말릴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고..
쓰다보니까 한숨밖에 안나오네요..하...
그리고 나서 여자친구는 다시 전남친과 정리를 했고, 저랑 잘 만나던 중 제가 차단 목록을 보게 된 겁니다.
제가 전남친에게 물었을 때는 이미 정리한 터라 자기가 미친사람이라고 했는데,
미련이 남았는지 제가 물어본 후에 또 여자친구 학교 앞에 찾아갔더라구요.
거기서 완곡히 거절당하고 악의적인 마음에 저한테 사실대로 말하고 카톡 대화내용을 보낸거구요.
울고불고 미안하다고
나를 잡을 염치는 없지만, 자기가 아직 나를 너무 좋아해서 다시 만나줄 수 있다면
정말 거짓말도 안하고, 저만 생각하겠다고 하는 여자친구를 뿌리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 날 다시 찾아가 물었어요. 그 때 왜 그랬냐고.
그 뒤에도 3일 정도를 찾아가고, 찾아오게 해서 물었습니다.
정말 힘들게하고 모진말도 많이 했는데도,
그 때마다 여자친구는 전남친한테 마음이 없었다, 그건 정말 복수심에 한 행동이다.
나랑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없고 아직까지도 너무 좋아한다.
오빠가 이러는 거 이해하고 자기가 더 힘들어도 좋으니 다시 만나고 싶다라고 계속해서 말하더군요.
그 때 당시의 저는 여자친구가 전남친에게 마음이 없었다고 말하는 걸 믿을 수 없었고,
일말의 마음이라도 있었다는 말을 들으면 빨리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무엇을 위하는 건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맹목적으로, 어느 하나도 뺴놓지 않고 어떤 일들이 었었는지,
그 때 감정은 어땠는지 듣고 싶었던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알겠더라구요.
아 내가 아직까지도 얘를 좋아하는데 그런 좋아하는 마음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서 그러는 거구나.
믿고 싶은데, 믿을 수가 없어서 계속해서 물어보는 거구나.
그래서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저한테 미련하다 왜 그러냐 그럴 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냥 혼자 괴로워하고, 그 일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그 때 전남친에게 조금이라도 감정이 없었다는 걸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제 앞에 있는 여자친구는 저한테 진심인 것이 너무나 느껴져서요.
어려울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또 이렇게 혼자 못견뎌서 글을 적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믿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바보같이 믿고 사랑할 저라서,
이런 실수 한 번 눈감아주고 저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 한 번만 더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요즘은
정말 다시 잘 만나고 싶은데,
여자친구 말처럼 생각이 나는 걸 무시해야 하는 건지.
여자친구는 정말 그 전남친한테 감정이 없었던 건지. 저와 전남친을 저울질 했던 건 아닌지.
지금은 저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을 알아도 자꾸만 의심하게 되고, 서로 상처받으면서 만나는 게 과연 맞는 건지.
이 모든 것들을 그냥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음으로 포용할 수 있는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생각이 계속해서 바뀌네요.
괴로운 나날입니다.
나중에는 전혀 생각이 안나는 건 아니겠지만, 다시 잘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