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처럼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을 둔 누나입니다. 정말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 있는데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속만 썩이다가 눈팅만 하던 오유가 생각나서 글을 써 봅니다..
제 동생은 보통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입니다. 말도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다른사람과 공감하고 교감하는 능력이 부족하지요. 오래 전부터 병원을 다니며 치료도 받고 있고, 상담치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 보다는 많이 나아졌고, 지금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사회성도 부족하고 하다 보니 어릴 때부터 괴롭힘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대놓고 때리고 욕하는 건 물론이고 물건을 가져간다든지, 뒤에서 몰래 옷에 낙서를 한다든지 가방에 이상한 물건을 집어 넣는다든지.. 가방에 똥을 넣어가지고 온 적도 있더라구요..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동생은 그래도 누가 한 일인지 잘 모르니까 괴롭힘 당하는 일이 있어도, 화가 나도 그냥 당하고만 있는 상황입니다.
제 동생은 사회성이 부족하긴 하지만 남에게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행동하는 걸 오랫동안 배우고 익혀 왔습니다. 그래서 규칙도 참 잘 지킵니다. 그런데 학교 친구들한테는 그냥 이상한 아이. 욕하고 때려도 되는 아이로 취급받고 있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파요.. 제가 이런데 부모님은 어떠실까요..
아버지께서 동생에게 얼마 전에 스마트폰을 사 주셨습니다. 반 친구들하고 핸드폰 번호 교환도 하고 카톡도 보내고 하길래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구나 싶어서 조금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동생이 저한테 카카오 스토리 친구를 신청했더라구요.. 친구 수락을 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많더라구요. 들어가서 읽어 봤는데...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생이 쓴 글에 달린 댓글이 '운지해라' 'ㅂㅅ'... 첨에는 운지하라는게 뭔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그게 자살하라는 뜻이더군요.. 동생이 올려 놓은 사진에 비웃는 글들도 많고.. 동생은 채팅같은것도 별로 해본 적이 없고 해서 그 말들이 무슨 뜻인지 모를 것 같아서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 화가 납니다..
어릴 때에는 괴롭힘이 너무 심해서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가시기도 했는데 그걸로 더 괴롭힘을 많이 받았나보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괴롭힘 당한 걸 이야기하지도 않습니다. 어머니께서 학교에 한번 가보시려고 하면 동생은 오지 말라고 하고요.. 한번씩 다리나 팔같은 곳을 보면 항상 멍이 시퍼렇게 들어 있습니다. 동생 말로는 맨날 넘어졌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 넘어진 걸까요..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양해도 구하고, 나름 신경도 써 주시는 것 같지만 선생님이 항상 계신 것도 아니고 동생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학교로 가서 이야기를 한다고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요.. 더 부작용이 일어날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반장 아이가 제 동생을 챙겨주고 못 괴롭히게 막아주고 있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누나로서 걱정이 끊이질 않네요..
운지하라니요.. 어떻게 그런 말을 장난으로라도 쓸 수가 있을까요.. 너무 속이 상해서 잠도 오질 않습니다.. ..그래도 힘들 때마다 와서 글 읽으면서 위로도 받고 웃을 수도 있었던 오유에 와서 속을 털어놓고 나니 답답함이 좀 가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 좋은 해결책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일만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