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대시너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메이즈 러너를 보았습니다. 메이즈는 풀기 어려운 미로, 퍼즐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모습들만을 보여줍니다.

이름만으로는 온갖 함정이 난무하는 미로 속을

뛰어다니며 수많은 액션과 파쿠르를 선보이줄 알았지만

미로는 단지 상황과 환경을 조성하는 맥거핀의 역할만을 수행할 뿐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파리대왕에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고

미스트에서 선악논쟁을 다루었다면

메이즈 러너는 진보와 보수에 대해서 다룹니다.

그럼으로써

미로에 갇힌 아이들의 갈등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죠.

하지만 이 주제는 이미 진부한 주제이며

그 모습이 너무 유치하고, 정형화 된 캐릭터들로 풀어나가니

이야기마저도 생동감 없이 굳어버려

관객들이 전혀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게 되어버리는

지루함을 선사합니다.

 

더군다나 모든 사건의 원인마저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아서

엔딩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맥이 빠지게 만듭니다.

후속작을 염두에 둔 스토리 덕분에

심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못했으며

그럼으로써 관객들은 몰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우려했던

환경묘사가 뛰어나, 세트장 느낌이 날 것 같았던 우려는 종식되었고

정말 멋진 (그래봤자 맥거핀에 불과한)미로를 보여줍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며,

특히 영화의 특성상 달리는 장면이 많은데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리얼하게 나자빠집니다.

CG와 함께 더불어 미로를 통해 영상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연출마저도 삐걱거리는 면이 전혀 없었습니다.

 

메이즈 러너는 영화관에서 보지 않으셔도 되는 영화입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영화입니다.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런 종류의 무난함 말이죠.

저도 사실 이 영화의 개봉사실 조차도 몰랐다가

좋다는 시사회 평과 때깔 좋은 예고편을 보고

생각 없이 예매버튼을 눌렀는데, 살짝 후회스러운 느낌도 드네요.

그건 그렇고 요즘 영화관 광고시간이 왜이렇게 긴지 모르겠어요.

 

기억나는 대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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