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밀러의 동명 그래픽노블을 원작으로 한

씬시티 : 다크히어로의 부활을 봤습니다.

원제는 Sin City: A dame to kill for로

영화 속 대사에도 나오는 문구입니다.

대사는 ‘살인도 불사할’이라고 나오더군요.

그럴듯하게 의역할 수 없는 부제이지만,

언제까지 이딴 거지같은 부제를 지어낼 건지

한숨만 나옵니다.

 

씬시티 : 다크히어로의 부활은

전작을 잊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 만화적 상상력과 실루엣(느낌)을

제대로 스크린에 복사해낸 것이죠.

과장되고 작위적이고 진부하지만

그것을 멋있게 잘 표현해낸 점은 역시나 여전합니다.

게다가 에바 그린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영상미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모습으로 스크린에 나타납니다.

남성관객들은 절대로 그 장면들을 잊지 못하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씬 하나하나가 만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이는

영상미 또한 뛰어나고요

게다가 원작을 기본으로 삼은 만큼

(당시의 시대상을 염두에 두고)

스토리는 복고적 아름다움을 띠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작과 달리 유기적으로 얽혀 있기도 하지요.

OST도 근사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이

이 영화는 부제부터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원제는 아니겠지만 우리는 한국인이니까요)

만화적 상상력을 세련된 모습으로 스크린에 옮겨놓은

전작의 장점들을 흡수하려고 했지만

너무 어설프게 흡수한 나머지

오히려 더 애들 만화처럼 유치해지고 촌스러우며

간혹가다 그걸 표현하려는 CG마저도 삐거덕거리고

(안경알이 움직이는 건 예사, 흑백의 조화마저도 엉켜버리고)

구도와 연출은 이 빠진 것처럼 보이는데다가

번역마저도 이상하니

완전 전편의 빛을 다 깎아버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씬시티 : 다크히어로의 부활은 정말 실망적인 영화입니다.

기초조차도 모른 감독이 찍은 영화처럼 보여요.

올해 기대하던 두 속편이

300 : 제국의 부활과 씬시티 : 다크히어로의 부활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에바 그린이 나오고 부제에는 부활이 붙어 있군요)

둘 다 부활은커녕 전작의 관짝에다 못이나 박는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안타까워 미칠 것만 같군요.

게다가 미키 루크도 나이를 못 속이더군요.

하체가 너무 부실해져서 옛날의 그 강인한 마브가 초라해졌어요.

더불어 바뀐 배우들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미호는 그렇다치고

드와이트는 클라이브 오웬이 훨씬 더 나았는데 말이죠!

다행히도 하드보일드함을 확실히 보여준 조셉 고든 래빗과

에바 그린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즐겨서 다행이지만

기대했던 프랜차이즈들이 이렇게 하나씩 망해가는 것이

전 너무 속상하군요.

 

 

기억나는 대사

-살인도 불사할 여자군.

-다들 명심해, 콘돔은 필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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