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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삼일공원 계단 운동하는 여자애 이뻤는데..
게시물ID : humorstory_336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ita.500
추천 : 2
조회수 : 53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05 20:19:59

 

 

8월달쯤에 마주친 여자애가 요즘 아른거려서 글을 남김니더.
농약같은 가스나라는 말이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는 이해가 되네요
2012년 8월 20일 쯤이었을 거에요

나와 같이 유일하게 삼일공원에서 계단운동을 하는 애였다.
계단에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계단을 오르시는 아주머니를 보고
우연인지 필연이지 그 애와 나는 동시에 '들어 드릴께요' 라는 말을 했다.
이런 삭막한 서울에서도 보기드문 사람이 있어 놀라 난 그 여자애를 쳐다봤었고
그 여자애도 나와 같이 생각한듯 나를 쳐다 보았다.
그렇게 우린 눈싸움을 했고 내가 이겼다.
아주머니를 도와 드리고 그 여자애는 계단을 내려가 자기네 집 방향으로 갔다.
다음날.
그 여자애와 어김없이 계단 오르락 내리락 운동을 하고 있었다.
...
연령대를 추측해보니 약 20~24 세 인거 같았다.
난 내가 정한 운동 코스대로 했고 그 여자애는
늘 그렇듯 계단운동만 열심히 하고 가는줄 알았다.
이상하게 나를 따라 왔다. 그러다 내 옆을 걷기도 했다.
그래서 난 그 여자애를 쳐다 봤다. 그 여자애도 나를 쳐다 봤다.
눈싸움을 또 했다. 또 내가 이겼다.
얼굴을 대박 이쁜건 아니지만 호감형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나도 모르게 이름도 모르는 여자애한테 '관심'이란게 생기기 시작했다.
그 여자애는 내 운동 코스를 고스란히 따라 왔다.
예전에 연향 도서관에서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알고있다. 그게 어떤 감정인지.
늘 계단으로 내려가 운동을 마치고 귀가 하던 여자애는 나와 같은 방향 내리막길
남성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자애는 내리막길에서 나랑 둘만 같이 내려가자 뻘쭘한듯 뛰어 내려갔다.
그래서 나는 그 여자애를 불러 얘기 해주고 싶었다.
'같이 가자고'

허나 나의 심장은 개미심장 같이 작아져 있어 말을 하지 못했다.
그 후, 난 10월에도 기다리며 삼일공원에서 묵묵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강아지도 산책 시켜보고, 집에 돌아오면 곧 바로 운동하러 갔다.
어쩔때는 3시간씩 그냥 막연하게 공원을 걸었다.
나도 모르게 그 애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달이 지나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단 5초만이라도 용기를 냈다면 붙잡을 확률이라도 있었을텐데...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난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이제서야 아른거리는건 뭘까
올해도 시간 참 빨리 지나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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