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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뜬 듯 뜬 달
게시물ID : readers_337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란바람개비
추천 : 2
조회수 : 3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5/21 21: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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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안 감싸고 야윈 그믐달
꼬르륵 소리 날 것만 같은 가냘픈 달빛
쌀독 밑바닥 긁는 바가지처럼 처량한데
달의 여러 모습 중 피골상접한 그대로도 고우니
바른대로 말하자면 거참 야멸찬 감상일세

낮과 밤으로 하늘 자른 자오선을 단두대라

데구루루 나뒹군 머리처럼 피 분수 뿜는 달빛

목 잘려도 혈안을 부릅뜬 듯 뜬 진홍색 달

차갑게 타오르는 시선에 야릇한 긴장감 감도는데

썩어 문드러진 인간계 멸망의 징조였으면 하고 자조했다


고개 돌리기 시작한 부끄러운 달은

천천히 얼굴 보여주는 신부 같더라

하야말간 달빛의 입자로 된 드레스 늘어뜨리며

검은 턱시도 품에 안긴 아름다운 주인공 위해

외계서 모여든 하객들, 반짝이 뿌려 축복하네


어둠 속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도

반짝이는 이유는 들키기 위해서라고

뺨을 타 흐른 물때 닦아주는 곰살궂은 달빛

슬픔에 지쳐 잠들기 전까지 어둠에 잡아먹히지 않게,

슬픈 날엔 달이 날 찾기 전 내가 먼저 달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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