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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이별하라 말하는 글들을 보면서. . .
게시물ID : love_33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루키의사색
추천 : 3
조회수 : 83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8/08 01: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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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을 한다.

사랑에 대한 수 많은 담론들을 보고 있노라면,  밤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천체 망원경으로 그 별들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는 있지만,  그 별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그 별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수 많은 행성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한다. 
지금의 과학으로는 아직 그 별에 다다를 수 없기 때문에.

그렇기에 사랑은 우리가 사랑이라는 원시적인 감정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시점부터, 철학과 인문학이 절정에 다다랐던 시점까지도,  결코 해결되지 못한 채 영원한 베스트 셀러로 남게되는 이유는. 
저 별들처럼,  영원히 다다를 수 없는 이유와 같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사랑을 정의 내리는 것이 가능할까?  
헤어진 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내게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에게서 옛 애인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그리고 한 가지 궁금증에 사로잡힌다. 
이 사람은 왜 사랑을 했고,  왜 이별을 했으며, 이 사람의 문제는 없는 것 일까.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난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그 사람을 함께 비난할 자격이 있는것 인가.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상대의 잘못으로 이별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는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로 왜 이 사람은 이별의 이유가 자신의 잘못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내가 그를 내가 비난하면 조금은 위안을 받고자 함인가.

그렇게 소주잔의 기울임만큼 그 사람이 기울어질때 즈음 난 망원경에서 눈을 때고 다시 별들을 바라본다.

사랑에 대한,  이별에 대한 수많은 담론들을 마주할 때,  나또한 그러한 항성과 항성의 충돌로 명멸함을 겪을 때, 난 조금이나마 사랑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랑은  불완전하다는 것. 

사랑을 하며 우리가 가지는 가장 큰 착각은 상대로 인해 나의 삶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채워줄 누군가를 만난다는 착각. 

그러나 상대도 결코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나의 선택에 후회하고,  그 사람에게 이끌렸던 이유가 그 사람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치환된다는 것. 
그것이 원망,  증오,  실망, 무엇이던간에.
사실 그것은 상대 때문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한 비용납 때문이라는 것.
그것은 아닐까.

그러한 생각에 다다르면,  게시판에 글을 쓰며 슬퍼하는 익명의 타인에게서던,  이별을 고하는 목전의 애인에게서던,  그 사람의 이유만을 듣고 그 사랑을,  이별을 재단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적어도 내 삶이 끝날때까지 난,  누군가의 사랑을 직접 보고 다다를 수 없을 거라는 이유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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