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당연히 불응하겠지만
우리가 응소하지 않는다고 해서 잃는게 없는 건 아니다.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건은 기록으로 남아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전세계에 공식적으로 주장한 증거로 활용될 것이고
독도 분쟁지역화라는 목적에 천군만마와 같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송민순의 말이 맞았다. " 일본이 원하는 판에 들어간 격 "
MB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결고 이용하지 말아야 할
나라의 중차대한 장기플랜마저도 수정하는 폐악을 저질렀다.
역대 대통령들이 독도를 방문할 줄 몰라서 안한게 아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때는 몇 십년간 지속된 조용한 외교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전세계에 걸쳐 일본이 왜곡한 독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지적, 수정하며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입장으로 한 발 나아갔지만
그건 조용한 외교의 부작용을 인식했기 때문이지
조용한 외교의 강력한 이점인
"분쟁지역이 아닌채로 100년 이상 실점유한다" 는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허나 이번 MB의 독도 방문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정 방문하고 싶었다면 그냥 조용히 방문하고
언론에서도 짤막하게 보도하는 수준에서 그쳐도 될 일이었다.
그러나 방문하자마자 모든 언론들이 톱뉴스로 일제히 보도하며
" 독도를 방문한 최초의 대통령 " 이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게다가 마치 작심이나 한 듯, 수위조절도 없는 극일 발언과 함께...
MB가 누구인가? 데뷔 하자마자 친일적 언사와 행동을 아낌없이 하였고,
최근에는 한일 군사협정마저 비밀리에 맺으려던 사람 아닌가?
그런 사람이 이제와 반일을 넘어 극일로 돌아섰다는 것은
그의 실추된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지 않고는 해석이 안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한 나라의 외교가 일관성도 없이
어린애 기분따라 왔다리 갔다리 하며 동분서주할 수 있는가?
이번 쇼로 과연 우리가 얻은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원하는 판으로 한국을 끌여들였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스스로 그 판에 기어들어갔다.
이것이 실용인가? 실용은 실제의 이익이 아니던가?
포뮬리즘은 바로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대중적 이익을 위해
나라의 장기플랜마저도 내팽개치는 행동이야말로 포뮬리즘의 극치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