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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3386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맹이Ω
추천 : 32
조회수 : 2926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3/12 20:39:10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3/12 00:40:48
이른아침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어머닙니다
출근준비로 바뻐 회사에 가서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받지않았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직도 전화벨이 울립니다
느낌이 쏴했습니다
뻔히 출근 준비로 바쁜걸 아시는
어머니가 이시간에 전화를 하시는게 이상했습니다
불안감에 조심히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무슨일이세요...."
"흰둥이가 죽었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중학교 때 만나 서른이 된 지금까지 같이 지낸 흰둥이였습니다
누군가 "이름이 흰둥이야" 물으면
" 아니 그냥 흰둥"
"이흰둥"
"우리 이씨집안 막내니까 이뻐해줘"라고 말하던
가족이었습니다
흰둥이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가겠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극구 말리십니다
흰둥이를 보내기 위해 이미 출근하신 아버지가 집으로 오시고 있다고 하십니다
"엄마 영상통화로 흰둥이좀 보여줘"
네모난 전화기속 흰둥이는 편안하게 누워있었습니다
눈물이 흘러 화면을 가득 메웠습니다
사실 2년전부터는 거동이불편했던 흰둥입니다
병원에 데려가 보았지만 노화로 인한 문제니 딱히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흰둥이 때문에 장시간 집을 비울수 없었던 지라
누가 어딜 가던 조수석은 항상 흰둥이자리였습니다
흰둥이는 아버지가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고 합니다
저는 아버지께 화를 냈습니다
14년간 같이 산 가족을 그렇게 아무곳에 묻어주어도 되냐고
괜한 화를 부렸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막아섭니다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흰둥이가 죽던날 새벽
일찍 잠에서 깨신 아버지는 거실에서 흰둥이 걸음마 연습을 시키셨다고 합니다
기운이 없어 걸음조차 못하는 흰둥이가 안쓰러워
그렇게 매일 새벽에 다리운동을 시키셨다고 합니다
그말을 들으니 눈물이 또 흘렀습니다
마지막으로 흰둥이를 봤던 며칠전이 생각났습니다
몸이 많이 아파 본가에가서 요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열이 40도를 오르내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는데
자꾸 몸을 파고 들었습니다
스스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일으켜 세워줘도
십여발자국을 못가 푹 쓰러지는 흰둥이였는데
자꾸 가슴속을 파고 들었습니다
큰소리로 어머니를 부릅니다
"엄마!! 나 아파 죽겠는데 얘좀 데리고가!!"
짜증을 부리며 모질게 밀쳐내었습니다
안쓰러운 표정으로 흰둥이를 안으시고는 어머니가 나가십니다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흰둥아
이제 아프지 않지??
하늘나라에서 더 좋은 가족 만나서 행복하게 살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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