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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푸른빛 지중해서 왔다며 섬 노랠 불렀다네
아, 멀리 두고 와 잊은 줄 안 그리움을
바람은 늘 곁으로 데려온다는 노랫말
오래전 슬픔도 잠시라네
그는 힘들 때 힘이 되는 글귀 같고
시멘트에 핀 꽃이라네
낡은 벙거지 속에 사탕 넣어준 다정한 아이가 다녀가고
바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소금기 풍기는 여인이 다녀가고
세상의 무게를 짊어진 부랑자가 찾아왔다네
그는 여인에게 말했네
홀로 서는 호랑이 같은 자가 되세요
위엄을 지키고 당당히 분노하라고
인어공주는 멍청이를 잊고 행복하게 살 거라네
그는 아이에게 말했네
비 맞는 떠돌이 개한테 우산을 씌워주는 것도 영웅이란다
꼭 터프하지 않아도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그는 푸른빛 지중해서 왔다며 섬 노랠 불렀다네
어쩐지 슬퍼 보여서 왜 고향을 돌아가지 않냐 물으면
그저 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가로등이 켜지고 그는 묵묵히 서 있던 부랑자에게 말하네
'10년 전 여기서 바람이 날 살렸습니다. 날아간 모자를 주우려고 제 딸의 손을 놓쳤죠.'
'버스를 미처 보지 못 했어요. 그 아이는 잘 있었습니까?'
천사가 남자를 일으켰다네
'저녁은 셋이서 먹겠군요.'
섬 노랠 부르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바람은 늘 그리움을 데려온다더니
깃털처럼 실려 사라졌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