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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의 합리화에 대한 좌파의 관점
게시물ID : sisa_3391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1
조회수 : 19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2/12/27 00:32:58


얼마 전 같이 만나는 좌파동지들과 술마시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어요. 그 대화의 초점이 뭐였냐면, 국민과 국가에 대한 고찰, 나아가 우익의 합리화였어요.


자칭 우익, 베충이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패션 우익들의 사고는 대개 교리적 사고체계를 지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사회모순의 약한 고리를외부의 적대적 존재로 전도시켜서 그 중심에 있는 '국가'라는 관념을 교리화한거예요. 내부의 적대를 외부의 적대로 치환시켜서 내부 결속을 강화함과 동시에 그 중심에 있던 '국가'라는 시스템에 대한 사유를 배제시켜버린거죠. 국가에 대한 질문과 비판을 던지면 바로 빨갱이니 비애국자니 튀어나오는 것이, 그런 사고체계를 반증해주는 것이예요..ㅎ


'국민'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보면 대표적일 거예요. 이들의 가치는 언제나 '국가'에 한정되어있어요. 왜? 그게 교리니까..ㅎ People이라는 단어를 쓸 때 굳이 '국민'으로 번역하는 건, 경계선이 모호한 People이라는 단어에다 National이라는 리비도를 투사한거예요.. 그러니까 집단의 한계를 국가로 한정해버린거예요. '인민'이라던지 '민중'이 사실은 people에 가장 근접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국민'이라고 부르는 건 사고 자체가 국가라는 우상에 갇혔다는거죠.. 


민주주의는 적대가 공존하는 사회예요. 적대를 베이스로 깔고 그 위에서 다시 사유하는 게 바람직해요. 그런데 우익식 논법은 이런 적대 자체를 아예 부정하거나, 은폐하죠..ㅎ 마치 없는 것처럼, 있어서는 안될 것처럼 묘사하는 그들의 어법 - '배후세력'이니 '선동꾼'이니.. -에서도 알 수 있듯, 그들의 어법은 갈등 자체를 부정해요. 윤창중이 왜 욕먹냐면, 바로 이런 전형적인 베충이식 사고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예요. 합리성과는 전혀 동떨어진 사고체계를 노출증마냥 드러내놓고는 '팩트'라고 자위질하시니...


좌파의 사유는 근본적으로 이런 교리를 흠집내는 데서 시작한다고 봐요. 니체를 묘사할 때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해요. 왜? 그는 기존에 존재하던 공고한 실체의 틀을 깨버렸어요. 우상을 파괴한거죠. 좌파의 사유는 기존 질서와 헤게모니를 흠집내고 해체하는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문제가 생기죠. 과연 저 '우익'들을 합리화할 수 있는가? 존재론적 합리화에 대한 물음인거예요. 전 아니라고 보거든요..ㅎ 저들을 '합리적 존재'로의 우익으로 세팅한다고 했을 때, 그러니까 그들의 존재를 '합리적'인 것으로 여기고 그에 따른 합리적 타자로 인정하는 것과 그들 존재를 '비합리적'이라고 세팅했을 때, 좌파가 취해야 할 어법은 달라지겠죠.


사실 존재와 의식 관계에서의 모순은 현실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현상이긴 해요..ㅎ 예를 들면 극빈층이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던가.. 극빈층의 존재는 메커니즘적으로 합리적 존재이지만 그들 의식 자체는 비합리성에 기대고 있죠. 이런 걸 본다면 베충이들과 같은 패션 우익들이 존재하는 것도 어찌 보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ㅎ


실천적인 결론은 전자는 관용으로 귀결되겠지만, 후자는 타도예요. 저는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일상적 도덕의 붕괴, 그리고 '자발적' 주체와 자아의 분리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내적 모순을 외부 대상으로 전가하며 휘두르는 폭력.. 그리고 영웅주의 따위를 보면 저는 베충이들과 같은 우익들은 관용의 영역으로 끌어들일만한 가치는 없다고 봐요.


뭐 이준석같은 합리적 보수의 출현은 전자를 고민할 토대를 만들긴 했지만, 여전히 저런 식의 도구성에 경도된 이들이 여전히 다수인 현실을 감안했을 때.. 좌파들이 취해야 할 어법은 아직은 후자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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