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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guns,germs, and steel)
게시물ID : readers_33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버스1
추천 : 4
조회수 : 75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8/06 22:32:44

 

 

독서는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확장하면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 총,균,쇠는 그런 책들 중 하나였다.

 

이름 마저 특이해서 처음 들었을 때부터 쉽게 기억하고 있었다. 단지 총,균,쇠로만 이루어진 제목. 강렬했다.

처음들은 후 몇 년이 지난 뒤 또 다시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책은 "인류 문명이 왜 불균등하게 발전하였는가?"에 대한 물음을 쫓는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짧게나마 배운 세계사에서 스페인이 라틴아메리카를 정복했던 일은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사실이었다.

라틴아메리카는 당연히 스페인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달랐다.

그는 스페인이 라틴아메리카를 정복했다는 사실부터 시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보다 더 근원적인 질문 부터 시작했다.

바로 "왜?"라는 드릴을 가지고 아래로, 근원으로 내려갔다.

 

스페인은 잉카문명 보다 훨신 중앙집권적인 국가를 가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분업화, 전문화된 장인들과 막강한 군대조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하여 총이라는 신식 무기와 잘 훈련된 군대로 잉카문명을 손 쉽게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스페인이 중앙집권적인 국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빠른 가축화,작물화를 통한 잉여생산물의 획득에 있었다.

기존 채집,수렵 생산보다 가축화, 작물화를 통한 농경생산은 생산성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고, 이에 따라 남은 생산물은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었다. 이는 군대, 수공업 장인 등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들은 더욱 자신들의 일에 종사하였다.

 

서구 우월주의 이론은 이 지점에서 유럽인들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했기 때문에 가축화 작물화에 더 빨랐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총,균,쇠는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단지 이들이 빨랐던 이유는 그들이 가축화, 작물화하기 좋은 환경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잉카문명과 스페인문명은 단지 그들이 살고 있던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한 쪽은 정복당하고 한 쪽은 정복했던 것이다.

 

잉카문명을 공포에 떨게 했던 전염병도 스페인 사람들은 보다 빠른 가축화에서 질병적응을 끝마친 뒤였기에 아무 탈이 없었다.

이것 또한 환경적 차이였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양,염소,소,말,돼지가 모두 나왔지만,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오직 라마 하나만 가축화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길게 돌아왔지만, 결국 저자의 "인류 문명이 왜 불균등하게 발전하였는가?"라는 질문은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다."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잉카 문명은 '필연적으로' 질 수 밖에 없었던 내 세계사 지식은 잉카문명은 '우연적으로' '환경적 차이' 때문에 질 수 밖에 없었다라고 바뀌었다.

 

또한 이전 까지는 백인들이라면 호감의 대상임과 동시에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외 유색인종은 낮추어 보았던 부끄러운 내 모습이었다.

하지만, 총,균,쇠는 이런 문명의 차이는 어떤 인종이 우월해서가 아니라 결국 우연적인 환경요인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웠고 이 이후에 나는 이런 미혹된 생각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총,균,쇠는 나의 우상을 이성으로 전복시켰다.

 

책은 선사시대 뿐만 아니라 폴리네시아 원주민의 이동까지 다양하고 폭넓게 다루고 있다.

다양한 세계사의 흐름과 흐름 속에 녹아있는 본질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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