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불행하게도 남중 남고 공대테크를 탄 군대갔다온 남자다. 그래도 대1~ 군입대 전까지는 온통 핑크빛이였다.
대충 끄적거리면 고3부터 한 기관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그곳에서 많은 이성을 만날 수 있었다. 주기적으로 만나다보니 내가 먼저 용기내서 다가가지(작업) 않아도 자연스레 다양한 관계가 맺어졌다. 심심할(?) 새도 없이 썸씽이 있었고, 두 세살 많은 누나들과 같이 활동할때는 항상 내가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운동을 별로 하지도 않았는데 가슴 근육이 멋지다는 둥 내 외모나 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은근슬쩍 팔뚝도 쓰다듬.. 입고간 검은색 와이셔츠를 보고 검은색 와이셔츠 입은 남자가 그렇게 섹시하다는 둥 (시간이 지나 지금 생각해보니 나에대한 이성들의 좀 멘트나 행동이 상당히 강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허허 웃으며 넘겼었는데..) 여자 연예인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예를들어 아이유가 참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하면 "ㅇㅇ(나)야 아이유 좋아해?" 하며 특유의 실망스런 눈으로 날 쳐다보곤 했다. 한 번은 동갑내기 이성친구, 아는누나, 나 이렇게 자리를 했었는데 술을 어느정도 마셨을때 아는누나가 얘(동갑이성) 참 괜찮은애라면서 둘이 잘 해볼 생각 없냐고 초파워돌직구를 던졌고 걔는 부끄러워하며 계속 나만 쳐다봤는데 입대 3달전이라 내 양심이 그 상황을 대충 둘러대게 만들었던 일도 있었다. 또한 이곳에서 알게된 동갑이성친구는 여자소개시켜 줄까 자주 물어 보곤 했다.
하지만 난 소개를 받지 않았다. 연애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냥 괜찮다고 말했던게 생생히 기억난다. 또한 썸씽메이커, 연상킬러라는 타이틀만 얻었으며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이성들과 거리를 뒀다.
-- 맞다. 정말 난 연애에 관심이 없었다. 인생에 처음 있는 일이라 이렇게 초호화(?) 대접을 받는게 당연한줄 알았고 그런 분위기를 그러려니 하며 넘기려했다 나이만 대학생인 아기였다고나 할까 --
이런 핑크빛 시절을 뒤로하면서 시간이 지나 군 전역할때 쯤에 나에게도 외로움이란게 찾아왔고
이성에 눈을 떴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없었고ㅠㅠ 전역하고 지금까지 이성에 대한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애인은 지구 반대편에 숨어있는지 나오질 않고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년전에 이성관계에 대한 버릇이 잘못든 것 같다.)
여러모로 안생겨서 힘든, 지친 많은 오유인들의 글들을 찾아가며 50페이지 가량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다가 완전 공감가는 내용을 발견했다. 나만 공감한건가? 아니다 분명 많은 남자들이 공감 할듯..
'다가와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있다' 남자이지만 여성스러운면이있어 다가가는 것 보다 다가와주는 것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껏 겪은 이성관계는 내가 다가가지 않아도 항상 자연스레 형성되었었기에..
아무튼 들이대보지 않아서 들이대는 방법도 잘 모르지만 앞으로는 이성에게 먼저 다가가는 습관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근데 맘에 든다고 들이댔을때 돌아올 반응이 좀 걱정이다.. 내가 겪어봤을때 많이 부담스러웠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