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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관련 유언비어 분석 (의사들끼리 돌리는 문자라는 글)
게시물ID : mers_34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문산작두
추천 : 25
조회수 : 1628회
댓글수 : 54개
등록시간 : 2015/06/04 00: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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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지방에서 근무하는 메르스 국가지정병원 전공의입니다.
병원명을 밝히면 정부시책에 어긋나 처벌받는 다고하여 대전에 있다고만 적겠습니다.

최근 3차감염자다 뭐다해서 주변에서 문의가 많이 옵니다.
환자분이 온 병원이 어디냐 내가 말하는 거기가 맞느냐 등등
다른 지역은 모르지만 대전은 큰병원이 몇개 없어서 그런지 다들 잘 아시더군요.

그런데 병원 정보와는 별개로 메르스의 예방이나 치료에 대해서는
황당하고 혼란스런 정보가 넘쳐납니다.
어제는 바셀린을 콧구멍에 바르라는 헛소리가 퍼져 약국에 바세린 재고가 소모되었다지요.
자극으로 인해 되려 감염에 취약해 질수 있으니 절대 하지 마십시오.
실제 미국에 감기예방 방법으로 떠도는 루머 같은건데 소주에 고춧가루 타는 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더욱 황당한 글을 봐서 분석차 장문의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얼핏보면 믿을만큼 적어놨습니다.
밑에는 해당 글의 전문입니다.

[받은글]

의사들끼리 돌리는 문자랍니다
MERS 3차 감염이 확인 되었습니다. 성인 보다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vitC . NAC . vitD . 초유 . 프로바이오틱스 . zinc . vitB complex 더 많이 먹게 하십쇼.
1세부터 20세 미만 의 자녀들에게 판데믹 기간동안 꾸준히 그리고 많이 먹이셔야 합니다.
이사님들께는 제가 플루이드에 ivnt 해드릴테니 keep vein 하시고,
현재 저희 병원에 긴급 대책위가 발족되었습니다.
1급 에피데믹 수준의 감염대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손.발 위생 철저와 집안 환기 병, 의원 방문 최소화, 아이들 마스크 착용시키시구요.
가급적 가글을 하시고,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우습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변종이 확실하다 생각하시는 감염내과 교수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에선 공문을 통해 감염대책을 논하고 있으며,
감염내과, 내과, 호흡기 내과, 흉부외과, 폐센터 등을 중심으로 병원 내외 에피데믹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줄한줄 까봅시다.


의사들끼리 돌리는 문자랍니다.

 - 의사들끼리 돌려보긴 합니다. 주로 어디를 어떻게 깔까 보고 있습니다.


MERS 3차 감염이 확인 되었습니다. 성인 보다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 사실과 일반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흥미를 유발합니다..


vitC . NAC . vitD . 초유 . 프로바이오틱스 . zinc . vitB complex 더 많이 먹게 하십쇼.

 - Vitamin 계통의 경우에는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실제로 북미, 유럽계통에서는 감기환자의 처방으로 오렌지주스를 마시게 하기도 합니다.)

 - NAC는 N-acetylcysteine 같은데 폐질환 환자에서 기관지약으로 쓰이는 약중에 하나입니다.

   예방적목적의 사용은 입증된 바 없습니다.

   http://www.ncbi.nlm.nih.gov/pubmed/19732754,(Abstract 밖에 없긴합니다.)
   N-acetyl-L-cysteine (NAC) inhibits virus replication and expression of pro-inflammatory molecules in A549 cells infected with highly pathogenic H5N1 influenza A virus 이란 제목의 논문인데 Influenza H5N1 (아마도 조류독감??)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MERS에서의 효과는 입증된 것이 없으며 해외 건강관련 사이트 (의료 학술이 아닌) 에서

   "MERS랑 Influenza가 비슷하다고 하니까 NAC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글이 있을 뿐 입니다.

   http://www.who.int/csr/disease/coronavirus_infections/MERSCov_WHO_KSA_Mission_Jun13u.pdf

   위의 글에서는Coronavirus (MERS)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으니 치료시 사용을 권유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 초유는 신생아의 면역향상에 도움을 주는거지 1세에서 20세라고 광범위하게 얘기할만한게 아닙니다.
   나중에 "초유팝니다." 이런 장사가 나올까봐 무섭습니다.


 -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여, "김치가 면역력을 올려줘서 메르스를 무찔러요!" 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 zinc 아연.... 실제로 모자란 경우에 면역체계에 이상이 오는데, 아연결핍 자체가 흔한 질환이 아닙니다.
   보통 소아환자에서 발생해서 성장장애, 면역이상을 일으킨다던데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자주 보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가끔 설사를 심하게 하는 아이에서 관찰되기고 한다는데 모자랄때 채워주면 되는 정도로,
   정상 식이를 하는 아이들한테는 모자르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1세부터 20세 미만 의 자녀들에게 판데믹 기간동안 꾸준히 그리고 많이 먹이셔야 합니다.
 - 판데믹이라고 하기엔 용어 선택이 잘못되었습니다. 우리나라랑 사우디 말고는 이렇게 번진 나라가 없습니다.
 - 꾸준하게는 몰라도 많이 먹일만한 약물은 없습니다. 보통 음식만 골고루 먹어도 됩니다.

이사님들께는 제가 플루이드에 ivnt 해드릴테니 keep vein 하시고,
 - 나름 그럴듯하게 보일려고 붙인 말인 것 같은데 여기서 표현이 이상하게 꼬입니다.
 - 일단 딱봐도 단체문자 형식인데 이사님이란 윗사람한테 따로 놔드린다고 공지까지 하면서 보낼까요?
 - 그리고 내용도 이상합니다.

   IVNT는 정맥영양제 혹은 치료의 줄인 말이고 플루이드는 수액이란 말인데, 수액에 IVNT 하여 keep vein 한다???

   저말을 풀어보면 이미 병원 이사들이 죄다 입원하여 정맥주사를 맞고 있으며 거기에 영양제를 추가로 타준다는 말이 됩니다.

   이사들이 죄다 입원할 정도면 그 병원 입원환자중 100명은 직원일 겁니다;;;

   
현재 저희 병원에 긴급 대책위가 발족되었습니다. 1급 에피데믹 수준의 감염대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이정도면 휴원해야 합니다.

   대책을 세워가며 환자를 받을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환자를 다른데로 이송하고 직원들이 안전할까를 고민해야하죠.


손.발 위생 철저와 집안 환기, 병, 의원 방문 최소화, 아이들 마스크 착용시키시구요.
가급적 가글을 하시고,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우습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변종이 확실하다 생각하시는 감염내과 교수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이 문단이 결정적인 선동문구입니다.
 - 그래도 이 위쪽까지는 그나마 사실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이라면 여기는 감정적인 추측을 내뱉습니다.
 - 변종이 확실할 것 같다는 자신의 생각을 감염내과 교수님의 생각이 그런 사람이 많다더라는 카더라로 신뢰성을 높입니다.
   근거를 가져오라고 할수도 없고 다른사람들이 반박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악질문구 입니다.

   "감염내과 교수가 아니면 말을 하덜 말어." 이런 식인 거죠.

   상식적으로 지금 시기에 어떤 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변종이네 뭐네 함부로 얘기하고 다니겠습니까

   MERS-CoV 자체의 연구도 확실치않아서 비말감염이다 공기매개다 말이 많은데 변종까지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보건당국에선 공문을 통해 감염대책을 논하고 있으며,
감염내과, 내과, 호흡기 내과, 흉부외과, 폐센터 등을 중심으로 병원 내외 에피데믹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당연한 말인데 위의 문장 하나로 굉장히 심각해지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마무리가 됩니다.


참 성의있게 만든 선동글입니다.

도대체 이런글을 작성하여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인지......

주사제 좀 팔아보겠다고 저러나 관심좀 끌어보겠다고 저러나 모르겠습니다.

이런 글을 보고 주변에서 가족이나 친척들이 연락해서 물어볼때마다 깝깝합니다.


혹여나 주변에서도 건강한 사람이 예방적 목적으로 위의 약물을 맞는다고 하면

그냥 종합비타민이나 하나 사드시라고 하세요. 인턴때 응급실에 그런 분들이 오면 비타오백 하나 드시라던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메르스로 인해 모두 불안하고 힘들텐데 다들 힘내시고 건강하게 삽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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