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47과 M16은 기본적으로 탄환의 발사시에 생성되는 가스로 기관을 움직여 재장전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만, 가스의 이용 구조에 있어서는 AK-47이 롱스트로크의 가스피스톤 작동구조을 채용한 반면, M16시리즈는 가스압 작동구조를 채용해 상당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우선 M16시리즈의 작동구조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탄환의 발사시 생성된 가스가 가스튜브를 통해 총몸으로 곧바로 전달되고, 이 가스의 압력에 의해 노리쇠뭉치가 후퇴하며 재장전을 수행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직결식 가스압 방식으로 구분되는 이 작동구조는 노리쇠뭉치에 별다른 부가 장치가 장비되지 않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하고, 덧붙여 경량화가 가능하며 반동이 적어 사격시의 화기 관제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하지만 가스가 총몸으로 직접 유입되기 때문에 가스로 인해 사격시 총기 자체가 쉽게 과열되고, 가스가 총몸의 내부와 작동기관 내에서 오래 머물기 때문에 탄매가 쌓이기 쉬워 운용시 잼이 발생하기 쉽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죠. 반면 AK-47은 탄환의 발사시 생성된 가스가 가스관 내부의 피스톤을 후퇴시키고, 피스톤과 직접 연결된 막대가 노리쇠뭉치를 후퇴시키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동방식을 롱스트로크의 가스피스톤방식으로 분류하죠. 이 작동방식은 노리쇠몽치에 피스톤과 막대가 직결되기 때문에 중량이 다소 무겁고, 피스톤의 후퇴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가 노리쇠뭉치로 전부 전달되기 때문에 반동이 심하다는 단점을 지닙니다. 하지만 직결식 가스압 작동방식과 비교해 가스가 총기의 내부로 직접 유입되지 않고, 피스톤을 움직여 내부 기관을 간접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총기가 쉽게 과열되지 않고, 내부로 이물질이나 탄매도 쉽게 쌓이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부분에서 왜 AK-47이 M16에 비해 단순한 총기로 분류되느냐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실제로도 AK-47의 부품수는 M16시리즈의 부품수는 그닥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M16시리즈와 AK-47의 설계사상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M16시리즈는 총기의 경량화, 명중률의 향상, 저반동성을 추구해 부품이 총몸의 내부에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부품간의 간격이 적고 매우 정밀한 설계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K-47은 총기 자체의 수명이나 운용성의 향상에 보다 주력해 M16 시리즈와 비교해 경량화에 비교적 신경을 쓰지는 않고 무거운 소재를 사용했고, 극악한 환경을 상정하고, 총기의 내부로 이물질이나 탄매가 다소 유입된다고 해도 총기의 작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를 단순화 시키고 부품간에 의도적인 여유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부품의 수에서 차이가 없고, 이론적인 구조가 AK-47 쪽이 더 복잡하다고 해도 해도 설계상으로는 AK-47이 보다 단순하고 여유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여담입니다만 탄환의 차이로 인한 반동의 차이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제 7.62x39mm M73을 사용하도록 제작된 m16으로의 시험 사격에서 탄환의 차이로 인한 반동은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다는게 입증되었다죠. 반동의 문제는 작동방식과 구조의 차이가 더 크답니다. 뭐 5.56x45mm .223 보다도 낮은 위력의 5.45x39mm 탄환을 사용하는 ak74 조차 m16 시리즈에 비해 반동이 더 크다면 말은 다 나온거겠죠. 뭐 그렇다고 해서 ak-47이 소문같이 반동이 그렇게까지 큰 건 아니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운용중인 K2 소총이 왜 AK-47에 가까운 총기냐는 질문도 하셨는데, 사실 K2의 설계나 구조는 AK-47 보다는 M16A1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하부 총몸의 기관구조는 M16과 거의 유사하고, 노리쇠나 노리쇠뭉뭉치 조차도 M16의 설계를 단축시켜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K2가 M16시리즈와 극단적인 차이점을 보이는 것이 바로 여기에 AK-47을 모방한 가스시스템을 얹어 버렸다는 겁니다. 즉 M16의 내부 기관을 모방하여 총기를 경량화시키고, AK-47의 가스시스템을 모방해 작동상의 신뢰성을 보장하였다 라는 이야기로 작동 구조 자체가 ak-47에 가깝기 때문에 그렇게 회고되는 것이죠. 사실 K2는 이론, 설계상으로는 세계의 수위권에 드는 명총기가 될 여지가 컸습니다. 롱스크로크의 가스피스톤을 사용함에도 반동이 동일 개념의 총기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고, 중량도 가벼운데다, 접이식 개머리판으로 휴대성도 좋습니다. ak-47의 작동상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보하고 m16시리즈의 경량성과 인체공학적인 장점, fn fnc의 휴대성을 적절히 갖춘 아주 훌륭한 설계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개념 자체는 아주 우수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60만 대군 다수에게 보급하려다 보니' 싼 값에 총을 대량으로 찍어내야 했고, 이 때문에 단가와 양산성에 주안하게 되어 총기에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점을 만들어내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미 군을 제대하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k2는 부품간의 유격이 그렇게까지 정밀하지를 못합니다. 또한 소재 자체도 저질을 가져다 쓰니 총열을 포함한 주요 부품에 마모나 균열이 상대적으로 잦고, 장전손잡이를 노리쇠뭉치에다 그냥 가져다 박아 버리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도 속출하게 되었죠. 그런 주제에 총류탄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며 가스조절마개까지 가져다 붙이는 바람(...오프더레코드입니다만 실제로 k2의 가스조절마개는 원안에는 있지도 않았던 물건입니다... 높은 어르신들이 탁상공론 끝에 총류탄도 쓸수 있게 만들면 팔아먹기 쉽지 않겠느냐며 가져다 붙인 물건입죠.)에 적어도 보급 초창기에는 가스마개가 여기저기서 뽕뽕 빠져 나가 병사들의 속을 아주 갉아 먹을 대로 갉아 먹었죠. 더욱이 개머리판의 연결고리에 규격에 맞지 않는 저가의 소재를 가져다 쓰니 야전에서 특유의 덜그럭거리는 소리로 병사들의 대가리를 아주 뽕빨나게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발로차~ 발로차~ 그런거 하지 맙시다. 후임들이 고생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운용유지비를 핑계로 총열을 수명 이상으로 사용하다 보니 병사들에게 빈발한 영점조절을 강요하게 되고, 덜그럭거리내는 개머리판을 제대할 때까지 가져다 써야 하며, 장전손잡이를 움직이기 위한 홈으로 먼지 같은게 자주 들어가는 바람에 소지도 빈번히 해줘야 하는 겁니다. 뭐 해외수출용(민수용, 군용 포함)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부품으로 제대로 만들어 국내 평가와는 대조적인 평을 듣고 있다지만... 뭐 그건 그것대로겠죠. 중요한 건 병사들에게 어떤 소리를 듣고 있느냐는 거니까요.
어쨋든... 두 총기 모두 저마다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개발된 돌격소총 가운데서는 거의 '혁신'이라고 불릴 정도의 성능을 가진 녀석들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