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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타고 EEZ 나가서 참치 잡은 썰.
게시물ID : military_52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태웅22
추천 : 13
조회수 : 272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8/23 19:13:43

해양경찰로 군복무 하며 함정생활 하던 중...

동해안에 있는 동해 가스전에 종종 순찰을 갔었다.

 

그러다 한국 선박과 일본 선박이 충돌한 사고가 발생하여 조금 더 먼바다로 나갔다.

 

한중일 어선중에 중국배는 정말 비린내가 진동하는 목선이고

한국어선은 대부분 FRP로 만들어져 기동성이 뛰어났다.

그런데 일본어선은 이게 어선인가 싶을 정도로 배가 너무 깔끔했다. 관광레져용 요트 같았다.

내가 출동한 곳은 일본과 한국의 중간 지점이라 한국과 일본 어선이 모두 많았으며

그곳이 참치가 잘 잡히는 해역이라 일본의 참치 어선들이 유독 많았다.

 

대형 원양어선이 아닌 1~2명의 어부들이 소형어선을 타고 4m 정도 되는 2개의 낚시대를 양쪽에 달고 항해하며 잡는 방식이었다.

두 어선 모두 항해 부주의로 충돌이 일어나 양쪽 모두 살짝 파손이 되어있었다.

일본 어부를 우리 함정으로 인도 하는데.... 한국 어부들은 그냥 타는데..... 유독 일본 어부만 수건으로 몸을 털고 장화를 물로 씻고

계속 쓰미마셍을 외치며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조사를 마치고 그곳에서 순찰을 하던 중

간부들이 우리도 낚시를 하자고 하여 함미에서 대형 미끼를 이용해 참치 잡이에 돌입했다.

 

별다른 방법 없이 그냥 달리는 함정에서 미끼를 던져놓고 10분 정도 항해 하다보면 대형 삼치가 잡혔다.

10cm 이상 되는 공갈 미끼를 던지고 목장갑을 2개씩 끼고 줄을 잡히면 걸려 오는데...

한번 물린 고기는 배의 속도 때문에... 거의 탈진한 상태라 끌어 올리는데 힘이 들지는 않았다.

그날 따라 물이 좋아서 그런지 1시간 동안 20마리를 잡았다.

냉장고에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여... 왠만큼은 즉시 회를 떠서 먹었다.

 

그러다 정말 참치 한마리가 잡혔다.

대부분은 삼치였지만... 딱 한마리 참치가 잡혔다.

참치는 즉시 회를 떠서 함장실로 올려졌고... 우리는 삼치를 정말 배터지도록 먹었다.

크기가 큰 삼치는 1m30cm 정도 되었다.

 

함정생활 하며 고래때도 보고.... 물회오리? 바다에서 하늘까지 올라가는 회오리도 봤다.

새벽에 오징어 어선 옆에서 같이 오징어도 잡아보고...

방파제에 고기때가 몰려와서.... 함장이 낚는 생선을 모두 손 봤는데.... 1시간 동안 잡은게 300마리였다.

고기가 너무 많아 그냥 훌치기로.... 낚시를 던지고 그냥 훽~ 올리면 생선 머리,꼬리,등 그냥 아무대나 걸려서 막 올라왔다.

침몰어선의 시체를 찾기 위해 출동 나갔는데... 3일 부식으로 무려 일주일을 항해했다.

쌀과 부식이 바닥나서 결국 마지막에는 쌀에 물을 잔뜩 부어 어죽도 해먹고.... 밀가루로 국물만 잔뜩한 수제비도 먹었다.

결국은 지나가는 어선에 무전 때려서 사정을 이야기 하고 먹을 것 좀 달라고 사정하니... 그물에 생선 수십마리를 넣어서 보내줬다.

우린 그걸로 내내 매운탕만 먹었다.

배 타고 싶어서 해경으로 입대 했는데... 나름 재미있는 추억 많이 쌓고 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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