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법 하나 틀리고 띄어쓰기 틀릴 때. 이 글도 역시 틀릴 테고 그러니 그만두고 싶다. 누군가 써 놓은 소설 한 편, 대본 한 편, 문장 한 줄. 가슴에 녹아내릴 때마다 그만두고 싶다. 한 작품 써두고 이틀 지나 탈고 할 때에 밀려오는 후회와 눈에 띄는 병신 같은 대사 한 마디, 문장 한 줄. 누군가의 소설 한편, 대본 한 편, 문장 한 줄이 여전히 가슴에 남아 그러니 그만두고 싶다.
노력하는 사람은 무섭고 재능 있는 사람은 부럽고 그럼에도 겸손하기까지 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나는 그러니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문장 한 줄 입 안에 쓴 맛처럼 남은 대사 한 줄 눈앞에 보이는 모든 상황들을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서 그만두고 싶지 않다. 열등감에 지치고 자신감을 잃어도 그만두고 싶다 하루에 오천 번 생각해도 그래도 놓지 않고 있는 난 오기를 부리는 건지 아니면 위로 받고 싶은 건지 것도 아니면 정말 그만두고 싶은 건지 이도저도 아닌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면 그러니 그만두고 싶다 혼자 읊고 앓다가 내일이면 다시 가나다라마바사 한글과 사랑하고 내일이면 다시 만나는 사람 사람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엿보려하고 그러면서 또 이건 숙명이다 헛된 생각하면서 입 안에 남은 쓴맛다시며 또 그러니 그만두고 싶다 그리 말하고 그렇게 말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듯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