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한권의 수양록으로 부터 시작됨...
여자사람과의 잠정적 이별, 계속 반복되는 생활의 매너리즘에 지쳐갈 때쯤
우연히 발견한 수양록을 이리저리 보다가 요즘 추워지는 날씨에 혹한기 훈련뛰던 내용을 보니
추억돋아서 한번 질러보자는 맘을 갖고 이런저런 템을 구입, 정비함
집에있던 허접텐트를 비롯 방한대비 침낭과 깔개를 지르고
이것저것 담아서 준비해둠..
장소는 주말에 김장하러 가는 시골로 확정
시골에 도착해보니 이미 배추들이 환영해줌..
개는 좋은 단백질 구성원이죠 (By 베어그릴스 & 보신탕집 주인)
집 근처 냇가로 터를 정하고 열나게 나라시(평탄화) 작업 함
혼자 낑낑거리며 텐트 조립 완료!
후라이 도킹!
경치 감상하던 중 베어횽이 찾았다면 좋아할만한 공간을 찾음...
냇가에 물이 마르다보니 갖힌 웅덩이였는데 제법 큰 고기들이 많았음
손가락보다 큰 각종 민물고기가 많아서 매운탕이 땡겼는데
구석에서 놀고계시던 연가시느님 만나고 보니 식욕이 사라짐..
[혐짤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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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쨔흥의 아름다운 퍼포먼스... 어찌할까 고민하다
얼마 전 힛갤서 아기 고양이 죽인 다른 고양이도 방생해준 대인배가 생각나서
나도 그냥 다시 방생해줌..
냇가에 살얼음들이 너 오늘 여기서 자면 인생퇴갤한다고 무언의 경고중..
어디서 본건 있어서 텐트 근처에 화덕을 만듦..
불똥튀면 구멍날까봐 소심하게 거리를 뒀음
으헹~
좌 텐트 우 베이스캠프(시골집)
배낭 속 내용물 점검 (깔깔이, 내복, 양말, 핫팩, PMP, 랜턴 등)
볼일보러 읍내 나갔다가 다시 오니 어느덧 6시 넘어서 해떨어짐...
안그래도 나갈까말까 고민되는데 가족과 친척들이 뭔짓이냐면 말림
밤되니깐 무서웠는데 이미 시작한 일 뻘쭘해서라도
도~저~언~~!!
퐈이야~!!
김치 + 고기
반합 속에는 김장양념한다고 우려낸 야채육수 + 각종 유기농 시골 야채 함유
배고픈 시간 고기로 스타트!
나무 꼬챙이에 굽다가 뜨거워서 도구 사용
이래저래 바베큐고기 많이 먹어봤지만
참나무 장작에 직화로 구워먹는 고기맛은 최고였음...
한 입 먹자마자.. 그 순간 각종 근심걱정이 사라졌다고 할까?
맛있는 요리는 행복을 전해준다는 요리만화들의 대사들이 거짓이 아님을 느낌
나머지 고기 투입! 얇게 썰어놔서 양은 얼마 없었음.. ㅋ
막걸리는 조,,, 좋은 영양소다!
반합 투입!
예~~ 끓는다... ㅋ
레알 라면류 甲.jpg
다 쳐묵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옴..
PMP보려고 했는데 배터리 없어서 꺼짐;;
충전 만빵했는데도 아답터가 이상한건지.. 암튼 방전되서 할일 없이
뒹굴거리고 폰게임하고 과자 먹고 이런저런 생각 했음
친구들한테 포토메일 보내니 다들
'이게 뭐냐?'는 반응들
대략 12시까지 뒹굴거리고 땔감 떨어지면 집에가서 리어카로 퍼오고
반복하다가 자려고 들어옴
검은건 텐트 바닥이오,, 흰건 핫팩이니..
첨엔 괜찮았는데 새벽에 너무 추워서 몇 번 깸
그래도 저승 입갤하다 차단먹고 생존했다는 안도감으로
또... 잤음
히밤... 온 동네에 서리
나의 텐트도 무사할 수 없으센...
온기를 찾아왔다 얼어죽은 생명체들
;ㅁ;
밤새.. 하얗게 불태웠어
마무리는 '디스 이즈 스파르타!'
꺼진불도 다시 보자
얼음으로 확인 사살
아... 폐허
서리돋네
그리고 집에와서 바로 김장 양념비비기 했음...
이리저리 일하다보니 날씨 더워지고
서리도 다 녹았길래 다 말린 뒤 철수...
훈련 후 정비가 더 빡세듯이 혼자 해체하고 쓰레기 치우는 일도 힘들었음;;
혼자 자면 무서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날씨 추워지면 방한장비 강화해서 또 도전해보고 싶어짐 ㅋ
미친 짓이었던 나홀로 혹한기.. 끝!
김장김치 트렁크에 가득 실어서 집으로 왔음
혼자 텐트에서 무사히 자고온게 자랑...
근심걱정 많이 줄어든것도 자랑~
밤중에 순찰하던 경찰와서 혼난건 안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