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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희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게시물ID : gomin_390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물의핏대
추천 : 1/4
조회수 : 51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8/24 17:07:41

증조 할아버지 무덤 주변에 묻어주고 왔어요.

몇년간 산책 한번 안시켜주고 잘 씻겨주지도 않은 쓰레기같은 주인입니다.

저 할거 한다면서 잘 쓰다듬어주지도 않았고요.

저는 그냥 지나다니다 귀엽다고 몇번 해주는 남같은 그런 주인이었어요.

그저께 새벽에 우리 방울이가 꼬리내리고 움츠리고 조용히 앉아있길래 저는 병신같이 웃으면서 사진찍고

얘가 이상하길래 보니 천천히 나무늘보처럼 움직이고 조금 있다간 엎드려서 숨을 가파르게 쉬더군요

별일 아니겠지 하고 자버렸습니다. 저 쓰레기죠ㅋㅋㅋㅋㅋ

다음날 아버지랑 누나가 병원에 데려고 갔다가 왔습니다.

엑스레이, 혈액검사 별 이상 없답니다.

전에 결석이 있어서 수술했었는데 이번에 또 생겼다더군요.

심장은 약하긴 한데 늙어서 그렇다고 하고요.

누나말로는 항생제랑 뭐랑 주사를 맞았다고 하더라구요.

갔다와서 얘가 숨을 정말 가파르게 쉬면서 아픈데도 불구하고 고개를 들고 가족 얼굴을 보더군요.

아파서 그런지 자꾸 움직이고요..  그러다가 제방으로 가더군요. 제 기타 가방 위에 올라가서 베란다로 창문밖을 보고있더라구요.

요 몇주간 제방에 와서 자더라구요.

저는 침대에서, 방울이는 침대옆 바닥에서.

그래서 거기가 편해서 거기로 가나보다 하고

이러다 말겠지 하면서 저는 씻고있었습니다.

근데 엄마가 소리를 지르더군요..

방울이가 피를 토하고 쓰러져있었습니다.

그때 거의 죽은거 같아요.

엄마랑 누나는 만지지도 못하고있고

저는 다가가서 " 방울아!!! " 불렀더니 혀를 내민채로 두번 꿈틀대더니

더이상 깨지 않았습니다. 몇년만에 흐느껴서 울어봤어요.

근데 저는 제가 싫습니다.

어제일인데 벌써 눈물도 나지 않고, 딴일할땐 잊고있다가 가끔 생각난다는게

방울이가 나한테 하루만에 마음 추스릴수 있는 존재였나.

하루만에 어떻게 일상생활인것 처럼 생활할수 있죠? 가끔은 제가 약한 싸이코패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다른사람들에게 제가 소중한 애완견을 잃은 불쌍한 주인으로 비춰지고 싶어하는것 같습니다.

절 동정해주길 바라는거죠.

저는 슬픈척 하고있는겁니다.

방울이를 잃었다는 진짜 슬픔이 아닌 다른사람의 동정을 바라는 가짜 슬픔이죠.

지금 이렇게 오유에 쓰고있는것도 그런것 때문일거에요.

저는 관심종자죠.

병신입니다.

가식 덩어리죠.

저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던 놈 입니다.

글 순서도 병신이고 뭔말 하는지도 모르는 이런 글 혹여나 읽어주셨다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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