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에 오토바이와 접촉사고가 났었습니다.
저의 부주의도 있었겠지만 오토바이 타신 어르신이 일방적으로 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3거리 구간에서
제 차를 추월하려다가 운전석 문이랑 뒷좌석 문부터 긁고 오토바이 뒤에 달려있는 적재함으로 휀다까지
박아서 찌그러지는 상황이 되었었죠.
차를 갓길에 일단 세우고 어르신 다치신 곳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려고 얘기하려고 다가갔는데 보자마자
손가락질하며 욕을하고 동승하고 계시던 어머니께 다짜고짜 화내길래 저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죠.
어르신은 헬멧도 안쓰신 상태고 무면허, 미등록 ct-100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며 적재함에다가 폐지와
고물 등등을 줍고 다니시며 생계를 유지 하시던 분이구요. 갓길이 위험하다며 바로 앞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오겠다며 갑자기 자리를 비우더니 도망을 가시던거 있죠..그래서 딱 봐도
사정이 힘드신 분같고 해서 그냥 제 선에서 해결하려고 보험회사 직원 부르고 마무리 짓고 다시 집에
가려다가 가던길에 어르신이 다른 곳에서 폐지 줍고 하시던 일 계속하는게 보여서 쫓아가서 세우고
다시 이야기를 했죠. 왜 도망가시고 자리를 비우냐고 하니까 나 여기에 주차하고 가려고했다고 발뺌만 하고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경찰 부른다고 하니까 어디 불러보라고 니들 맘대로 하라길래 경찰한테 바로
전화를 했죠. 자기한테 불리하게 나오니까 또다시 도망을 가시려고하고...결국엔 오토바이 키까지 빼가지고
오토바이 놓고 어디론가 가시더라구요. 일이 커지는걸 느끼셨는지 경찰분들도 계시고 하니까 갑자기
태도가 달라지고...사고 조사 담당 경찰 분도 오셔가지고 확인하고 확인하고 하시다가 결국에 어르신하고
말이 안통하니까 다음날 경찰서 민원실로 와서 해결하라고해서 오늘 해결 보고왔습니다.
어르신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 일찍 여의고 사모님도 일찍 돌아가셔가지고 자제분들 먹여 살리시느라
젊을 적부터 공사장에서도 일을 많이 하시고 많이 아프셔서 수술도 여러번 하시고 생각보다 많이 편찮으시고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드신 분이더라구요. 동행해서 온 따님도 아픈 모습도 보였고, 같이 동행한 친척 여동생분이
오셔가지고 어느정도 양해를 구하시려고 하길래 합의금 아주 적게만 받고 끝냈습니다.
지금 그냥 기분이 안좋은 것은 수리비는 휀다는 갈아야하고 문짝 판금도색하는것은 둘째치고 오토바이타시는
어르신께서는 무면허에 미등록 헬멧 미착용으로 벌금을 상당하게 물 것 같아서 좀 기분이 안좋아요. 힘드신 분의
경제적 힘을 없애버린 느낌이 나서 괜시리 깨끗하게 해결했다고해도 찝찝합니다. 제가 괜히 호구같은 마음을 가진건지..
어르신 벌금은 얼마나 물게 될까요..조사관 말대로라면 어차피 저정도면 단속하다가 걸리게 된다는데..에휴...
가슴이 답답합니다. 여기까지 제 속풀이좀 하려고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