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대화가 되지 않아 외로움에 괴로워하다 혹여 한국사람을 만나면 이 외로움도 덜어지지 않을까 하다가 막상 한국사람을 만나니 뭐라해야할지 말문이 막혀서 차라리 내 못난 영어로 대화하는게 다가서기가 더 낫다는 사실에 내 자신이 너무 우습다. 조용하지 않기로, 외롭지 않기로,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는데 내가 이러려고 타지에서 3년동안 그렇게 외로워한건 아니었는데 또 왜이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외로워하고 그리워만 하다가 어떻게 대할지는 잊어버린것 같다. 한국이 그리워서 한국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한국에 있을때보다 더 한국을 공부했는데 내가 배운것은 이미 지난것들, 흥미 없는것들. 가장 부러운것은 대학교 문화. 비록 선후배지간이라도, 같이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부럽다. 한국에서도 이사를 해서 친구들은 다 따로따로 알다보니 간간히 하는 전화에서도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방해될까 주말에만 전화할때도 일이 있다며 나중에 다시 전화하자고 그럼 당장 내 외로움은 어떻게 하라고. 항상 먼저 전화한건 나였는데. 난 내 친구들에게 무슨 의미인건지 잘 모르겠다. 친구? 연락 하나 없는데 페이스북이 무슨 소용이야. 왜 너희들은 외롭다고 한국어로 쓰인 글에는 아무 반응 없다가 영어로 쓰인 글에만 like랑 comment 다는건데. 그건 내 여기 친구들에게 하는 말이지, 너희랑은 아무 상관 없는 글들이었어. 왜 나를 영어 선생님처럼 대하다가 너희들 뜻대로 안되면 싹 연락 끊는건데. 그래 미안. 난 한국어가 주 언어인 우리가 왜 영어로 얘기해야하는지 내가 왜 너희 과제를 도와줘야하는지 잘 모르겠어. 그리고 있지. 나 영어 잘 못해서 여기서 많이 외로워. 그리고 도와줄수 있다고 해도 나 이것도 엄청 노력해서 배운거야. 너희가 바라는게 친구로서의 내가 아니라 그저 영어를 배우는 것 같아서 많은 도움을 주고싶지는 않았어. 그나마 다행인건 내게는 이곳에서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다는거야. 조만간 더 이상 외롭지 않을것 같아. 정체기가 끝나가고 있거든. 사실 나만 부여잡고있던 friendship이었지만 이제 나도 놔버리려고. 내가 어디에 있어야할지 찾은것 같아서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더 이상 외롭지는 않을거야. 그때에는 다시 친한척 안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