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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타지에서
게시물ID : gomin_391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란영양
추천 : 2
조회수 : 1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8/25 21:19:52
원활한 대화가 되지 않아 외로움에 괴로워하다
혹여 한국사람을 만나면 이 외로움도 덜어지지 않을까 하다가
막상 한국사람을 만나니 뭐라해야할지 말문이 막혀서
차라리 내 못난 영어로 대화하는게 다가서기가 더 낫다는 사실에
내 자신이 너무 우습다.
조용하지 않기로, 외롭지 않기로,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는데
내가 이러려고 타지에서 3년동안 그렇게 외로워한건 아니었는데
또 왜이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외로워하고 그리워만 하다가 어떻게 대할지는 잊어버린것 같다.
한국이 그리워서 한국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한국에 있을때보다 더 한국을 공부했는데
내가 배운것은 이미 지난것들, 흥미 없는것들.
가장 부러운것은 대학교 문화.
비록 선후배지간이라도, 같이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부럽다.
한국에서도 이사를 해서 친구들은 다 따로따로 알다보니
간간히 하는 전화에서도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방해될까 주말에만 전화할때도 일이 있다며 나중에 다시 전화하자고
그럼 당장 내 외로움은 어떻게 하라고.
항상 먼저 전화한건 나였는데.
난 내 친구들에게 무슨 의미인건지 잘 모르겠다.
친구?
연락 하나 없는데 페이스북이 무슨 소용이야.
왜 너희들은 외롭다고 한국어로 쓰인 글에는 아무 반응 없다가
영어로 쓰인 글에만 like랑 comment 다는건데.
그건 내 여기 친구들에게 하는 말이지, 너희랑은 아무 상관 없는 글들이었어.
왜 나를 영어 선생님처럼 대하다가 너희들 뜻대로 안되면 싹 연락 끊는건데.
그래 미안.
난 한국어가 주 언어인 우리가 왜 영어로 얘기해야하는지
내가 왜 너희 과제를 도와줘야하는지 잘 모르겠어.
그리고 있지.
나 영어 잘 못해서 여기서 많이 외로워.
그리고 도와줄수 있다고 해도 나 이것도 엄청 노력해서 배운거야.
너희가 바라는게 친구로서의 내가 아니라 그저 영어를 배우는 것 같아서
많은 도움을 주고싶지는 않았어.
그나마 다행인건 내게는 이곳에서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다는거야.
조만간 더 이상 외롭지 않을것 같아.
정체기가 끝나가고 있거든.
사실 나만 부여잡고있던 friendship이었지만 이제 나도 놔버리려고.
내가 어디에 있어야할지 찾은것 같아서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더 이상 외롭지는 않을거야.
그때에는 다시 친한척 안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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