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 가입하고 처음으로 쓰는 글이네요
얼마 전 아버지랑 목욕탕에 같이 간 적이 있었습니다.
새벽이고 거의 물 뺄 시간인지 아버지와 저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입시준비다 친구관계다 뭐다 하면서 혼자 생각할 거리 때문에
탕 구석에서 아버지와 떨어져 뭔가 계속 골똘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 멀리서 아버지께서 불린 몸의 때를 미시는데
그 아버지의 뒷모습이 왜이리 초라했던지요
단단한 근육들로 다부져져있어야 할 허벅지와 다리는 살들에 묻혔고
등에는 알 수 없는 긁힌 자국이라고 하기에는 큰 상처와
배는 뱃살 들로 아버지의 휜 허리를 더 무겁게 짓눌르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희 아빠 너무 초라했고 안타깝고 불쌍했습니다.
그때 딱 생각 난게 티비에서 나오는 무서운 "고혈압" "성인병" "돌연사" 같은 말이 딱 떠오르더라구요....
아... 그 동안 저 바쁘다고 등한시 했던 아버지께 너무 죄송스럽고 미안하기만 하네요
옥션 최근 검색에 사이클복이 몇개씩 있길레 "아빠 자전거 다시 타보고 싶으세요?" 하고 여쭤 봤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 께서는 "타고 싶지만 마음에 부담되는 것이 많다" 하고 하셨습니다.
다른 심적이유도 있겠지만 아마 시간이나 비용 때문에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큰 결심하고 은행에서 있는 돈을 다 꺼냈습니다.
기껏해야 20만원 남짓한 돈이었습니다만
이 정성과 마음을 표현 하고 사이클복을 사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시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자전거 계시판 여러분이 도와주시면 안됄까요...ㅠ
쓰고 나니 왠지 뻘글인 것만 같아 죄송하네요...
뻘글 되면 자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