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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게시물ID : lovestory_18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란마리
추천 : 2
조회수 : 6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5/08/11 20:58:33
사랑 -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데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 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이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엊은 어느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픔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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