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그래도...’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신다고 했다. 아니면 아닌 거지 ‘그래도’가 어디 있냐면서. 내가 어느 뮤지컬 작품을 좋아하는 데에도 이유를 찾으셨다. 전해주는 기술은 좀 투박했지만, 어찌어찌 그런 기질이 내 것이 되고 나니 그제야 그간 우리 부모님이 해온 노력이 보였다. 상식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사고방식은 내가 후천적으로 물려받은 것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나는 행동하지 않는다는 부끄러움이 있다. 내 일신을 보전하기 바빠서, 정확히 알지 못해서 라고 변명 해봐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솔직히 말해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이 될 것 같지도 않다. ‘나이가 어려서’라는 변명은 유효기간이 지난 지 좀 되었다. 더구나 예술을 하겠다는 입장에서 사회문제에 이렇게나 무지한 것은 문제가 있음을 자인한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는 다르다. 우리 아버지는 그냥 ‘우리아빠’에서 나 스스로는 실현 불가능한 이상적인 롤 모델로, 다시 인생의 친구에서 이제는 존경하는 예술인으로 변모해왔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이견들 사이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어 굉장히 불편하다. 그 불편은 세월호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란 늘 대립하기 마련이다. 대립하여 결론을 찾기 위한 행위가 정치이니까. 서로 다른 의견의 대립 속에서 모두가 만족할 것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이 바로 정치가 아닌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대립은 피곤하고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상당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이상이 아니라 현실에 있다. [현실사회의 어른]들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득세를 위해 대립한다. 즉, 내용이 아니라 세력이 대립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는 [어떤 의견]인지가 아니라 [누구의 의견]인지가 중요하다. 내 적의 의견이라면 잘못되었다고 주장해야하며,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당연한 의견이라면 논점을 흐려야만 한다.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일에는 관심이 없고 우리가 상대방보다 더 득세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다른 일들을 결정하기가 수월하니까. 좀 더 파고들면 이런 현실세계에서 [누구]의 의견인지는 그 주장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 의견을 내는 세력이 원하는 것이 정말 그 주장 자체인지 아니면 [득세]인지는 주장의 시기를 고려하여 조금만 상식적으로 따져보면 대강 파악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상식은 대개 틀리지 않는다. 그런 것을 상식이라고 부르는 거니까.
세월호 참사에 관련해서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그 의혹들 역시 명백히 해소되어야 마땅한 내용이다. 나는 이 상식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 세력다툼에 있다고 본다. 직접 잘못되거나 적절하지 못한 일을 한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는 데에는 오히려 이의가 없다.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처벌받는 것은 그들의 신념에서 벗어난 행위이니까. 잘못을 숨기려는 노력을 비난할 게 아니라 잘못하지 않은 사람들이 잡아 벌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 잘못한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그들이 포함된 세력에 문제가 생긴다. 세력이 약해지고, 주장을 관철시킬 수 없다. 결국 세력 간의 힘겨루기에 의해 상식이 무시당하는 것이다. 좌-우, 혹은 보수-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유가족이나 그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마르크스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음에도 ‘종북좌빨세력(사회주의-종북으로 이어지는 고리도 어이가 없다. 북한은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라 독재괴뢰국가다. 올바른 사회주의사상을 가진 자라면 오히려 [종북]일 수 없다)’으로 몰리는 것 역시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고 본다.
공중에 떠다니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정리하기 위해 써 보았다. 아버지가 보낸 작품사진을 받고, 뭔가 개운치 않은 문제라고 생각되는 한 부분을 짚어 써 보았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문제일지는 감도 잘 잡히지 않는다. ‘상식’이라는 단 한 단어에서 출발하여 뭔가 결론을 내리기에는 나의 한계가 느껴진다.
1. 대통령에게 보고가 지연된 이유는?
2. 대통령에게 최초로 보고된 '10시 안보실장 서면보고'는 어떤 내용이었나?
3. 사고 발생 직후 대면보고와 대통령 주재회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4. 사고 초기 청와대가 자신의 역할을 신속하게 수행하지 못하게 된 책임의 소재는?
5. 10시 15분에 이뤄진 대통령 지시사항이 10시 중대본 상황보고서에 기재된 경위는?
6. 박 대통령이 10시 30분에 해경청장에게 전화한 내용이 같은 시각 청와대 브리핑에서 언급된 경위는?
7.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해경청장에게 실제로 전화를 했나?
8. 박 대통령이 사고 초기에 실제로 해경청장과 통화했는가?
9. 사고 발생 후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10. 오전 10시 15분, 세월호 모든 입구와 갑판이 침수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선내 객실을 확인하라는 등의 부적절한 지시를 내리게 된 원인은?
11. 오전 10시 30분, 박 대통령이 대테러작전이 주요 임무인 해경특공대를 투입하라고 말하는 등 적합한 인력투입 지시가 이뤄지지 않은 원인은?
12. 박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기 전까지 받은 24번의 보고 내용은?
13. 구조작업이 한창일 때 청와대가 현장 영상부터 띄우라고 지시한 이유는?
14. 청와대 관계자가 해경 3009함에 무리한 상황보고 요구하면서 구조활동을 방해한 경위는?
15. 청와대가 언론기관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문제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16. 청와대가 언론에 사실상 개입한 게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17. 범대본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지휘 체계의 혼란은 누구의 책임인가?
18. 진도 VTS 기록 편집·조작 의혹의 진실은?
19. 해경 관할 VTS 관제사 자격 미달 및 부실 근무 논란의 정책적·제도적 문제는?
20. 해경 123정이 선원부터 먼저 구조하게 된 경위는?
21. 목포 해경이 선내진입과 퇴선지시와 관련해 123정에 내린 구체적인 명령은?
22. 해경 123정은 실제로 퇴선방송을 했나?
23. 선원들을 우선 구조할 당시, 선원이 지닌 무전기로 배 안에 남은 승무원들에게 퇴선명령을 내렸나?
24. 에어포켓 존재를 전제로 한 구조작업이 이뤄진 배경의 진위는?
25. 에어포켓 존재가 과학적으로 가능했나?
26. 선내 공기 주입 시도가 실종자 구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27. 해경의 사고 초기 구조 방식이 생존자 구조에 효과적이고 적절한 조치였는가?
28. 해경의 시신 인양 과정에서 불거진 거짓 모의 의혹의 진실은?
29. 수사 초기 선장과 선원들의 행적은?
30. 선장과 선원 구속 전에 이들과 접촉한 사람은 누구인가?
31. 사고 당시 이준석 선장이 음주 상태였다는 의혹의 진실은?
32. 선장 및 선원 초기 수사가 지연된 원인은?
33. 재난 분야 경험이 없는 인사들로 해경이 구성된 근본 원인은?
34. 재난구조 분야의 민영화로 인해 해경의 구조 작업이 지연된 건 아닌가?
35. 해경이 대형 수난 구조를 위한 대비를 제대로 하고 있었나?
36. 대형 해난 사고 발생을 대비해 해경 상활실의 근무지침이 마련돼 있나?
37. 사고 당일 해경 상황실이 제대로 구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나?
38. 해경이 민간 잠수사를 통제해 신속한 구조작업이 지연됐다는 의혹의 진실은?
39. 언딘-해경-해양구조협회 유착 의혹의 진실은?
40. 해경이 사고 초기 구조작업 당시 민간 구난업체를 끌어들인 이유는?
41. 해경이 운항관리규정 승인과 작업과 운항관리자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게 관행으로 자리 잡게 된 원인은?
42. 해양공무원-해운업체-국회의원 유착관계 의혹의 진실은?
43. 세월호가 오전 8시 48분 이전에 정지해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현지 어민들의 증언은 진실인가?
44. 세월호 승객 중 8시 48분 이전에 사고 징후를 인식한 사람은 더 없나?
45. 사고 지점 및 원인을 두고 선원끼리 증언이 엇갈리는 이유는?
46. 사고 전에 이준석 선장이 오하마나호 선장, 청해진해운 물류팀 과장과 통화했나?
47. 세월호의 AIS 항적 기록 중 30초 이상 누락된 부분이 43군데나 되는 이유는?
48. 세월호 항적 기록을 복원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49. AIS 신호의 송신 기록과 수신 기록의 시간 격차가 신호마다 다른 이유는?
50.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가 세월호 사고를 가상 실험(시뮬레이션)한 결과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이유는?
51. 세월호의 화물 과적 수준은 어느 정도였나?
52. AIS 항적기록 등과 선원의 진실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나?
53. 사고 당시 조타수의 행동을 두고 선원들끼리 진술이 엇갈리는 이유는?
54. 제주 VTS 21번 채널이 녹음되지 않은 이유는?
55. 21번 같은 예비용 채널이 녹음이 되지 않도록 제주 VTS 녹음시스템이 구성돼 있나?
56. 해운조합의 운항관리자 부족으로 현장 안전관리가 소홀히 이뤄진 것 아닌가?
57. 해운조합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의 진실은?
58. 선주협회 정치권 로비 의혹의 진실은?
59. 해수부 공무원 관리·감독 태만 지적의 진실은?
60. 민영화 등 규제완화 정책이 '해피아' 문제에 영향을 미쳤나?
61. 안행부장관이 세월호 사고 보고를 받고도 사고 대응과 구조 지휘에 곧바로 착수하지 않은 배경은?
62. 안행부 장관이 사고 수습을 위해 헬기에 탑승한 오전 11시 58분 전까지 사고 관련 추가 보고가 이뤄졌는가?
63. 안행부장관이 중대본 본부장으로서 직무를 방기했나?
64. 해경과 해수부가 오후 1시 상황보고 당시 구조자 숫자를 잘못 파악한 경위는?
65. 중대본이 구조자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문제가 사고 대응에 미친 영향은?
66. 구조적 한계를 지닌 중대본이 출범하게 된 배경은?
67. 재난 대응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로 중대본이 구성된 이유는?
68. 컨트롤타워를 규정하는 조항과 관련해 중대본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법률 또는 실무매뉴얼이 서로 상충하는 이유는?
69. 중대본과 해경 등은 무슨 법률을 근거로 사고를 지휘하고 조사했는가?
70. 세월호 사고 직후 해군 투입이 즉각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71. 1시간 이내에 출동하는 게 불가능한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을 투입하게 된 경위는?
72. 해난구조대가 재난구조 현장으로 신속 출동하기 위한 훈련이 이뤄져 왔나?
73. '1시간 이내에 출동한다'는 해난구조대 규정은 적절한가?
74. 해난구조대는 왜 인명구조를 위한 잠수장비 없이 출동했나?
75. 해난구조대가 출동 훈련 규정에 따라 제대로 움직였나?
76. 구조를 위한 링스헬기 투입이 늦어진 이유는?
77. 해상 재난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해군과 해경의 합동훈련이 이뤄졌나?
78. 공기주머니(리프트백) 투입 이유는?
79. 공기주머니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원인은?
80.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공기주머니 이용에 실패하게 된 배경은?
81. 통영함이 구조작업에 투입되지 못한 이유는?
82. 해군이 미 해군의 지원을 거부한 이유는?
83. '전원구조' 오보를 낸 MBC가 내부절차를 어겼다는 의혹의 진실은?
84. MBC가 국정조사에 불참한 이유는?
85. '전원구조' 오해가 단원고 출동 경찰관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의 진실은?
86. 해경과 경찰관 무전 내용에서 '전원구조' 표현이 등장한 이유는?
87. '전원구조' 오해 당시 경찰과 단원고간의 통화 내용은?
88. 사고 발생 시각으로 추정되는 오전 8시 50분 전에 이상 징후가 있었나?
89. 현재 추정되는 사고시점보다 이른 시기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의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