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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의 마음까지 땅속에 묻을 수는 없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342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구장이들
추천 : 3
조회수 : 3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05/28 22:45:05
신돈은 고려 말 최대의 개혁가입니다. 권문세족들에 의해 전락한 노비를 양민으로 속량하고, 억울하게 빼앗긴 토지를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파격적인 개혁과 민중의 열광적인 지지, 그리고 그 뒤로 쏟아지는 권문세족들의 철저한 방해공작.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펼쳤지만 끊임없는 언론플레이에 결국 신돈의 개혁은 4년여만에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신돈에 대한 이중적인 평가가 있음을 압니다. 요승인가? 성인인가? 하지만 당대에는 실패자였고 이후 들어선 조선왕조가 불교를 철저히 비판했던 유학의 나라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에 대한 긍정적인 기록이 남아있다는 자체가 그의 개혁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 엠비시에서 '신돈'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하였습니다. 시청률이 그다지 나오지 않은 드라마였지만 저는 참 좋아했습니다. 드라마는 절대적인 자료의 부족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신돈을 개혁가로 풀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허구이기는 하지만 이 동영상에서 신돈의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민중의 절대적인 지지속에 펼쳐진 신돈의 개혁, 그리고 권문세족의 철저한 방해와 언론플레이... 자신의 최후를 알면서도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누군가를 닮아 있습니다. 최후의 길에 이미 돌아가신 큰스님(신돈의 사부)은 이번에 죽음을 맞이하면 1000년 후에야 부활할 수 있다며 신돈의 앞을 막아섭니다. 그러나 신돈은 굳이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며 큰 스님을 설득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전하께서 저를 죽이신다고 지금까지 이룬 일들이 다 수포로 돌아가겠습니까? 설령 권문세도가들이 다시 발호하고 양민이 다시 노비가 되고 백성들의 땅은 권문세도가들이 다시 차지한다고 해도 그렇다고 지금까지 이룬 일들이 다 허망한 것이겠습니까? 스님 저를 땅 속에 묻을수는 있을지 몰라도 백성들의 마음까지 땅 속에 묻을 수는 없습니다." 그제서야 신돈의 앞을 가로막았던 큰스님은 길을 열며 다음과 같이 화답합니다. "편조야. 네 덕분에 백성들이 꿈을 꾸었으니 어찌 부처님의 꿈보다 못하다고 하겠느냐."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다시 보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현재의 상황과 흡사합니까?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인간성은 반복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신돈은 실패하였지만, 그의 꿈은 사라지지 않아 이후 조선왕조는 양인이 다시 노비가 되는 것을 금지시키고 전제개혁을 실시하여 농민들의 경작권을 보장해 주는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분은 드라마의 대사처럼 천년만에 부활한 신돈의 환생은 아니었을까요? 어리석은 생각을 하며 다시 웁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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