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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었던 태풍 ssul. txt
게시물ID : humorstory_3092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하늘
추천 : 2
조회수 : 8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8/27 20:30:21
본인은 9살때부터 19살때까지 제주도에 살아씀. 지금은 비록 서울에 있지만 제주도를 고향이라고 생각하며 삼. 나의 고향 제주도에는 일년에 최소 1,2개 정도의 태풍님이 지나감. 제주도에 10년 살면서 태풍을 열댓번은 겪었다는 말임. 볼라벤이 올라온대서 기억나는 태풍썰 풀어봄. 년도는 기억나지않아 사건위주임. 제주도에 돌담 있잖음? 일단 태풍이다하면 기본적으로 다음날 길 곳곳에 돌더미 생성. 잘못해서 무너질때 옆에 서있으면 으앙 쥬금. 태풍 오는날 창밖을 보면 나무들이 ㄱㄱㄱㄱㄱ이렇게 꺽인 채로 춤을 춤. 춤추다 지치면 길위에 누움. 뿌리째. 나무들이 벌이는 굿판을 보고 나면 서울에서 앵간히 바람불어도 잉?이게 바람임? 하게됨. 초딩때, 태풍 지나간 다음날 학교에 가니 큰 동백나무가 다섯그루정도 있는 수돗가옆 화단에 참새 수천 마리가 죽어있었음. 나무에 숨어있다 바람에 떨어져죽었거나 제대로날지못하고 부딪혀 죽은 듯함. 그날 대청소하면서 빗자루로 참새를 쓸어모으고 집게로 리어카에 옮겨담음 태어나서 가장 많은 동물의 사체를 봄. 태풍 지나간 다음날, 길가에 있던 비닐하우스들이 하늘을 보고 있었음. 원래 비닐하우스가 n 이런 모양인데 U 요러케 되어 있었음. __ 이렇게 폭삭 주저앉은것만봐서 U자는 좀 신기했음. 고딩때, 태풍이 학교 구령대를 주저앉히고 나무로 급식실 지붕을 내려쳐 박살냄. 구령대는 튼튼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재건축되고 급식실은 리모델링에 들어감. 덕분에 고삼 여름동안 도시락먹음. 아시는 분이 양계장을 하심. 태풍으로 비닐하우스로 된 닭집이 폭삭. 수천마리의 닭들이 으앙 쥬금.. 신호등이 길 위에 누워 있음. 혼자 누우면 외로우니까 가로등도 누워있음. 감전될까봐 무서움ㅜ 태풍인지 장마인지 모르겠는데 제주도에 물폭탄 떨어짐. 엥간해선 홍수 안나는 섬인데 도로가 물바다가 됨. 서울처럼 깊게 고이지는 않는데 도로를 따라 콸콸콸 흘러감. 물색이 황토빛이라 양쯔강 같았음. 엄마차타고 양쯔강 헤엄쳐감. 엄마차 마티즈임. 떠내려가진 않았음. 그냥 대충생각나는게 이런거임. 누구네 집은 지붕이 날아가고 어디에선 간판이 떨어지고 우리학교 급식실 박살난 날 다른 학교는 학교건물이 뽀사지기도 했음. 그러나 그건 내가 가까이 겪은게 아니라 안적음. 내 기억에 태풍은 우산을 써도 제대로 들고 있을 수가 없으며 비가 하늘에서 오는게 아니라 사방팔방에서 휘몰아치고 바람소리에 목소리가 잘안들리고 빗방울이 너무 크고 쎄서 맞으면 살갗이 아프고 차에타면 차가 바람을 못이겨 휘청대고 우여곡절 끝에 집에가면 전기가 오락가락 가전제품은 벼락 맞아 고장날까봐 코드를 뽑아놔야하고 창문을 후려갈기는 빗소리바람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에들고 일어나면 다음날 아침에 태풍이 해놓은 짓거리에 놀라는 거였음. 나야 집에 있음 별일없지만 밭과 하우스를 돌봐야 하는, 배를 지켜야하는 농어민들의 피해가 컸음. 일하시다가 변고를 당하는 경우도 왕왕 있음ㅜㅜ 이번 태풍이 제발 피해없이 조용히 지나가길 기도해봄... Posted @ 오유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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