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이고 가녀린 서우에게 엄마가
나의 작은 천사 서우야.
아무리 힘든 고난과 역경이 닥친다 해도 네가 내 곁에 없는 아픔과 괴로움을 비교할 수 있겠니….
‘아버지시여~ 두 번 사망 없고 슬픔과 아픔이 없는 그곳 천국에서 우리 서우 잘 보살펴주세요’라고 기도해도 난 네가 이 땅 엄마 옆에서 같이 아픔과 고통을 맛보며 살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가 없구나.
내 딸 서우야. 비록 엄마와 서우가 사는 세상이 다르지만, 언젠가는 엄마, 아빠, 동생 현서도 가야 하는 곳이기에 먼저 가서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고 싶구나.
이렇게 얘기하면서 엄마의 감정도 조금은 추스르고 싶지만, 어쩔 수 없나 봐.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보고프고 그립고 같이한 추억이 떠올라 더 간절해지고 짙어지는 이 엄마의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주체를 못하겠구나….
엄마는 서우 잊으려고, 지우려고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을 거야. 언제나 서우가 생각나면 울 것이고, 또 웃을 거야. 항상 엄마 가슴속에 살아 움직이는 천사로 널 남겨둘 거야. 사랑한다 엄마 딸. 많이 사랑하고, 미치도록 사랑하고, 영원히 생명 다해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나의 작은 천사 서우야.
•조서우양은
안산 단원고 2학년 2반 조서우(17)양은 가녀리고 내성적이었다. 다섯살짜리 남동생이 장난치느라 때리고 도망을 가도 그저 울기만 했다. 말 못할 사정으로 아빠와 4년 넘게 헤어져 살아야 했던 서우는 수학여행을 떠나기 5개월 전부터 아빠를 만나게 해달라고 엄마를 졸랐다. 이후 서우는 한 달에 한 번씩 아빠를 만났다. 끔찍이 서우를 사랑했던 아빠는 늘 머리를 빗겨주고 땋아주곤 했다고 엄마는 전했다.
집에서는 혼자 랩송도 잘 부르고 엄마와는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며 친구처럼 잘 지냈지만, 너무 내성적이어서 친구들과 많이 못 어울렸던 서우. 그런 탓인지 학교생활을 매우 힘들어하다 우울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엄마는 “이를 단순히 사춘기 증상으로 생각해 제때 치료를 못 해준 게 이제 씻을 수 없는 한이 됐다”며 울먹였다.
교회에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던 서우는 수화통역사가 돼 처지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어했다.
올봄에는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겨울방학 때는 엄마와 기차여행을 함께 떠나기로 했던 서우는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 만인 5월2일 차가운 바다에서 나와, 경기도 평택 서호공원에 잠들어 있다.
안산/김기성 김일우 기자
[email protected], 그림 박재동 화백